[권중대의 펫과 함께]⑫동물 매개치료, 동물복지 담보가 우선이다
[권중대의 펫과 함께]⑫동물 매개치료, 동물복지 담보가 우선이다
  • 오피니언
  • 승인 2023.05.15 15:2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동물 매개치료, 인간 신체 발달 및 재활, 정신 회복에 큰 효과
전 세계 여러 국가에서 동물 매개치료 활발...국내 지자체도 적극 활용
치료 도우미 동물 위한 복지 가이드라인 마련 필요...동물복지 보장 최우선돼야
권중대 한국동물복지협회 대표
권중대 한국동물복지협회 대표

동물 매개치료란(AAT:Animal Assisted Therapy) 심리 상담의 한 분야로 동물을 매개로 해 동물 매개심리상담사가 의도적이고 계획된 치료 활동으로 대상자의 심리적, 인지적, 정서적, 사회적, 적응력을 향상시키고 신체적인 발달과 재활 그리고 정신적인 회복을 추구하는 계획된 전문치료 활동이다.

북미나 유럽은 동물 매개치유 역사가 길고 보편화돼 있다. 오스트리아의 경우 70~80% 초·중·고등학교가 리딩독(Reading Dog)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리딩독 프로그램은 난독증이나 언어 장애가 있는 대상자들에게 유익한 동물 매개치유 프로그램이다. 리딩독은 대상자가 강아지에게 책을 읽어주는 프로그램이다. 사람에게 책을 읽어주면 읽기 능력을 어떻게 생각할까 걱정할 수 있으나 강아지는 대상자를 성별, 외모 등으로 판단하지 않아 부담감이 훨씬 줄어든다. 독서 도우미가 함께 하는데, 강아지를 쓰다듬기도 하고 자연스러운 대화를 이끌어 낼 수도 있다. 환자는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고 언어능력을 높일 수 있다.

2019년 미국 인디애나 주의 펜들턴 교도소는 펫 시팅(Pet Sitting)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미국의 동물보호단체가 시행한 프로젝트로 재소자들이 고양이를 돌보면서 심리적 안정감을 얻고, 마음을 치유하는 '애니멀 테라피'의 하나다. 일본 정부도 일본 내 유기 동물 문제 해결과 노년층의 건강 회복 모두 효과를 거둘 수 있도록 2022년부터 요양원에 애니멀 테라피를 도입했다. 

국내의 동물 매개치료는 초창기 한국동물병원협회 주도로 지난 1990년 '동물은 내 친구' 활동이 계기가 돼, 1994년 삼성화재 안내견 학교가 설립되었으며, 2001년에는 삼성 재활 승마단이 발족됐다. 이후 2002년 삼성 치료도우미견 센터 발족은 국내 동물 매개치료 활동이 확산하는 계기가 됐다.

국내 동물 매개치료 적용 기간은 다른 대체보완요법에 비해 짧지만, 다른 대체요법에 비해 효과 달성이 빠르고 대상자 참여율이 높으며 능동성이 우수하다. 덕분에 다양한 분야의 대상자들에 확대 적용되고 시스템을 갖춘 동물 매개치료 상담 지원센터들이 늘어나고 있다.

한국마사회는 지역 병원과 연계한 동물 매개치료 '홀스 테라피(Horse therapy)'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홀스 테라피는 말을 활용한 동물 매개치료의 일종으로 자연 속에서 환자와 말의 정서적 교감을 통해 각종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치유하는 치료법이다.

경기도는 치료 도우미견 선발로 ‘동물 매개치료’를 실천하고 있다. 도내에서 운영 중인 도우미견 나눔 센터는 유기견 보호소에서 안락사 위기에 처한 유기견 중 자질을 갖춘 유기견을 별도 선발해 심리치료나 놀이치료 활동, 생명존중 교육 등을 하는 동물 매개 치료견으로 입양하고 훈련해 현장에서 치료 활동을 하게 만든다. 이는 동물복지 실천의 좋은 사례이기도 하다. 

이밖에 익산시는 치매안심센터에서 동물 매개치료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또, 전국 지자체 교육기관들도 점진적으로 주의력 결핍과 학교폭력, 비행청소년 심리치료를 위한 다양한 반려동물 매개치료 프로그램을 운영하기 시작했으며 이에 따른 효과적인 치료 결과와 다양하고 우수한 기법의 성공 사례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반려동물 매개치료’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커지는 만큼 고민해야 될 부분도 있다. 

동물 매개치료 과정에서 생기는 치료 동물들에 대한 복지 문제다. 동물 매개 프로그램 수행 과정에서 치료 도우미 동물이 학대나 불편, 질병, 스트레스, 긴장, 피로감을 받을 수 있는 요소가 종종 포함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치료 도우미 동물을 양육하고 훈련하는 발육 단계부터 개선된 환경을 기반으로 적절한 컨디션 조절과 건강관리를 할 수 있는 체계적인 교육 프로그램이 준비돼야 한다. 또, 치료 도우미 동물의 복지에 대한 가이드라인도 마련하고 준수해야 한다. 

단시간의 성과 위주 훈련 방법보다 동물복지 관점에서 연령대에 따른 적절한 휴식시간 보장이 필요하고 동물 친화적 장비와 시설이 먼저 계획되고 구축돼야 한다. 스트레스나 학대의 증거가 명확할 때는 내담자와의 관계를 즉시 종료시킬 수 있는 동물 매개 심리상담사의 역할은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치료 도우미 동물을 도구로 생각해 치료 목표 달성을 위해 동물복지를 무시하고 프로그램이 진행되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 동물 매개치료 프로그램의 계획 시 가장 중요한 요소는 치료 도우미 동물의 복지 보장임을 명심해야 한다.

권중대 한국동물복지협회 대표 localhq@naver.com

[필자 소개] 권중대 대표는 대학에서 사회복지학 전공 후 사회복지사 1급 자격증 취득했다. 인간복지 실현을 위한 동물복지 실천이 중요함을 알게 돼 한국동물복지협회를 만들어 운영 중이다. 육군 장교(ROTC) 출신으로 퇴역군견과 특수견이 임무수행 후 행복한 노후를 보낼 수 있는 명예동물양로원사업도 진행 중이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