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CH NOW] 살충제 필요 없어요! 번식 불가능한 ‘유전자 변형 해충’으로 해충 안녕!
[TECH NOW] 살충제 필요 없어요! 번식 불가능한 ‘유전자 변형 해충’으로 해충 안녕!
  • 김도연 기자
  • 승인 2023.05.12 12: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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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그라진, 번식 불가능한 해충 만드는 유전자 편집 기술 개발
야생 벗초파리와 섞여 전체 개체 수 감소 효과…노동력∙비용 절감

[데일리원헬스=김도연 기자] 농작물 재배 시 해충 방제 작업은 농업 생산성과 직결되기 때문에 적기에 이뤄지는 것이 중요하다. 병충해 발생 시 조치가 늦어지면 다른 작물로 확산돼 막대한 피해를 입을 수 있다.

작물에 피해를 입히는 해충을 방제하는 작업에는 생물적 방제, 화학적 방제, 물리적 방제 등이 있으며 각 방식마다 장단점이 존재한다. 생물적 방제의 대표적인 방법은 해충의 천적을 이용해 생물 간의 상호작용으로 해충을 제거하는 것이다. 친환경적인 방법이지만 적용 범위가 좁고 효과도 늦다는 단점이 있다. 화학적 방제는 살충제 등 화학물질을 이용하는 방법으로 효과가 빠르지만 약품의 잔류 및 내성 문제, 환경오염 등의 문제가 있다.

하지만 앞으로는 새로운 방법으로 환경 부담 없이 해충 발생을 막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미국 스타트업 '아그라진(Agragene)'이 유전자 편집으로 번식 불가능한 해충을 만드는 기술을 개발 중이다. 

아그라진은 미국 캘리포니아 대학 연구진이 처음 개발한 이 기술의 라이선스를 취득해 상업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유전자 특정 부위를 절단해 유전체 교정을 가능하게 하는 크리스퍼(CRISPR)라는 유전자 편집 기술로 해충을 번식할 수 없도록 만드는 것이 핵심이다. 초기 기술은 체리나 자두 같은 과육이 부드러운 과일에 구멍을 뚫어 알을 낳는 수컷 벗초파리를 대상으로 한다. 벗초파리는 과일에 침입해 과일을 무르게 하는 피해를 입힌다. 

 

아그라진의 유전자 편집 기술로 해충을 방제하는 원리 (이미지 출처 : 아그라진)
아그라진의 유전자 편집 기술로 해충을 방제하는 원리(이미지 출처 : 아그라진)

아그라진의 기술로 유전자를 변형해 생산한 번식 능력을 잃은 수컷 벗초파리를 풀어놓으면 야생에 존재하는 벗초파리와 섞여 암컷과 교미해도 번식할 수 없어 전체 개체 수가 감소하는 효과를 볼 수 있다. 자손을 생산하지 않고 화학 물질 없이 해충 개체군을 자연적으로 통제해 살충제보다 저렴하게 방제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아그라진에 따르면 이렇게 유전자가 변형된 벗초파리는 자율 주행하는 드론을 통해 재배자의 밭에 풀어놓을 수 있기 때문에 노동력이 필요하지 않아 저렴한 비용으로 제공될 수 있다. 또, 살충제를 사용하지 않아 화학물질이 잔류할 위험이 없어 소비자에게 더 안전한 식품을 제공할 수 있다.

다만 유전자 변형이 생태계에 미칠 영향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유전자가 변형된 초파리 방출로 인해 변형된 유전자를 가진 개체군이 소멸하지 않고 자연에 남는 것에 대한 우려다. 이에 대해 아그라진은 해당 기술이 안전하며 환경에 영구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입증할 데이터를 충분히 수집해 관계 부처에 승인을 요청한다는 입장이다. 

유전자 편집 기술로 번식 불가능한 유전자 변형 해충을 만들어 해충을 방제하는 아그라진 (이미지 출처 : 아그라진)
유전자 편집 기술로 번식 불가능한 유전자 변형 해충을 만들어 해충을 방제하는 아그라진(이미지 출처 : 아그라진)

현재 520만 달러(약 66억 원)의 자금을 투자 받은 아그라진은 해당 기술 상용화를 위해 기술 시험을 진행 중이며 오는 2024년 환경보호국에 유전자 변형 초파리의 상업적 사용 허가를 신청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고든 알튼 아그라진 최고경영자(CEO)는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아그라진의 기술은 살충제를 대체하고 비용을 절감하며 환경을 보호할 수 있다"라며 "지속 가능성이 높고 비용적인 측면에서 효율적이기 때문에 재배자와 환경 모두에 도움이 된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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