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증하는 인구 어떻게 먹여 살리나?...환경 부담 없이 식량 생산 늘리는 '혁신'에 주목하라
폭증하는 인구 어떻게 먹여 살리나?...환경 부담 없이 식량 생산 늘리는 '혁신'에 주목하라
  • 김도연 기자
  • 승인 2023.05.11 12: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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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인구 지속 증가로 식량 위기 초래...기후변화로 식량 부족 문제 더욱 심화
천연 식물 코팅막·정밀 농업·곤충 단백질 등으로 문제 해결해야

[데일리원헬스=김도연 기자] 인구 급증은 지구촌에 심각한 식량 위기를 초래하고 있다. 지난 12년간 전 세계 인구는 70억 명에서 80억 명으로 늘었다. 유엔은 오는 2080년 전 세계 인구가 104억 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점점 심각해지는 기후변화는 식량 위기를 더욱 부채질한다. 이상 고온으로 식량 생산에 차질이 생기고 일부 작물은 영양가를 잃어 식량으로서의 가치를 상실한다.

점점 늘어나는 사람들을 어떻게 먹여 살릴 수 있을까? CNN이 10일(현지시간) 환경에 악영향을 미치지 않으면서 식량 생산을 늘릴 수 있는 지속 가능한 6가지 혁신을 소개했다.

산소를 차단하고 수분을 내부에 가두는 천연 식품 코팅막으로 식품 유통기한을 늘리는 어필사이언스(이미지 출처 - 어필사이언스)

1.천연 식물 코팅막

세계자연기금(WWF)에 따르면 전 세계에서 재배되는 식량의 40%가 소비되지 않고 버려진다. 재배 및 수확, 유통 과정에서 상품성을 떨어져 폐기되며 정상 판매 후에도 제때 소비되지 않아 부패돼 버려진다. 

'식탁에 오르는 기술 : 식품을 재창조하는 25명의 혁신가'의 저자인 리처드 먼슨은 농산물의 유통기한을 늘리는 방법으로 천연 식물 코팅막을 꼽았다. 그는 식물성 코팅으로 농산물 유통기한을 두 배로 늘린 '어필사이언스(Apeel Sciences)'의 예를 들며 "농산물의 껍질과 과육에서 추출한 지방산과 기타 유기 화합물로 구성된 눈에 보이지 않는 천연 식물 코팅막이 수분과 산소를 분리하는 물리적 장벽 역할을 해 농산물 유통기한을 비약적으로 늘릴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어필사이언스의 천연 식품 코팅막은 식품을 재료로 만들어 먹어도 무해하다. 이미 미국 식품의약청(FDA)의 안전 인증을 받았다. 파우더 형태로 물에 섞어 농산물 등에 뿌리는 방식으로 간단하게 코팅막을 형성할 수 있다.

 

해안가에서도 재배 가능한 살리코니아

2.기후 회복력 있는 작물

기후변화로 전 세계에서 물 부족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이는 바닷물을 정화해 농업 용수로 사용하는 중동 같은 지역에서 더 큰 문제가 되고 있다. 비영리 연구기관 국제 바이오염분농업센터(ICBA)에 따르면 현재 전 세계적으로 염분으로 경작이 불가능한 토지는 10억 헥타르(ha)로 중국 영토보다도 넓다.

타리파 알지비 ICBA 사무총장은 염분이 많은 토양에서도 잘 자라는, 이른바 '기후 회복력 있는 작물' 재배 확대를 제안했다. ICBA는 염분에 강한 대추야자 품종을 다수 발견했으며 세계 곳곳에서 해안가에서 자라는 식용 식물 살리코니아(Salicornia)를 성공적으로 재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살리코니아는 우리나라 서해안과 울릉도에서도 자라며 예전부터 줄기를 잘라 국을 끊이거나 갈아서 밀가루에 섞어 전을 부치는 등 식용으로 사용해 왔다.   

알지비 ICBA 사무총장은 담수화 과정에서 부산물로 생성되는 소금물에서도 자라는 대추야자를 '사막의 슈퍼히어로'라고 표현했다.

 

정밀 농업으로 생산량을 늘릴 수 있다. 이미지는 드론으로 토지와 농작물을 모니터링하는 모습.

3.정밀 농업

토양의 유형과 특성을 구분해 작물을 재배하는 정밀 농업으로 식량 생산량을 늘릴 수 있다.

캐나다 맥길대학의 찬드라 A. 마드라무투 생명자원공학과 교수는 전 세계적으로 토양의 유형과 가변성을 고려하지 않고 경작이 이루어져 농업 생산성이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토지 유형과 특성이 비슷한 곳을 분류해 이에 맞는 작물을 선택하면 적절한 화학비료와 물 사용으로 생산성을 높이면서 환경 부담을 최소화 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마드라무투 교수는 "드론과 센서 등을 이용해 토양의 유형과 특성을 구분하는 디지털 매핑 작업 이후 비슷한 토양을 그룹화하는 모델링을 통해 더 많은 식량을 생산하는 것은 물론 더 많은 탄소를 경리하고 물을 보전하며 화학적 오염을 줄일 수 있다"라고 말했다.

실제 ICBA는 대추야자 농장 데이터 수집을 위해 드론을 사용하고 있으며 비료와 물 사용 최소화를 위해 센서와 수분 손실 측정 장치 '스마트 라이시미터' 등을 사용해 정밀 농업을 구현하고 있다.

 

곤충 단백질 원료로 사용되는 밀웜
곤충 단백질 원료로 사용되는 밀웜

4.곤충 단백질

곤충은 높은 영양소와 사육의 용이성과 경제성으로 미래 단백질로 주목받고 있다. 글로벌 시장 조사기관 리서치앤마켓에 따르면 세계 식용 곤충 시장은 지난 2020년 8억 2,200만 달러(약 1조 337억 원)에서 오는 2027년에는 36억 6,000만 달러(약 4조 6,028억 원)로 성장할 전망이다. 국내에서도 곤충 사육 농가와 곤충 단백질을 생산하는 기업이 지속 증가 추세다.

곤충 단백질 대중화의 가장 큰 걸림돌은 대중의 인식이다. 여전히 곤충을 먹는 것에 대한 거부감이 크다. 이로 인해 곤충 단백질은 동물 사료로 우선 사용되고 있다. 싱가포르 스타트업 인섹타는 동애등애를 사육해 동물 사료를 생산하고 있다. 동애등애는 대두 공장과 양조장 부산물 등 음식물 쓰레기로 키운다.

먼슨은 "가금류 농장과 양어장은 오랜 시간 옥수수와 대두를 사료로 사용해 왔다"라며 "이 사료 수요를 곤충 단백질로 대체하면 그만큼 식량 생산을 늘릴 수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밀웜이나 딱정벌레 같은 곤충은 공간을 거의 차지하지 않고 빛이 없어도 생존하며 1년 내내 번식한다"라며 "온실가스도 거의 배출하지 않고 사료도 거의 필요하지 않다"라고 말했다.

 

5.생태계 전반을 고려한 접근법

마드라무투 교수는 산림과 농경지, 도시 지역을 포함한 연안, 해양, 육지 등 모든 생태계에서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식량을 생산하는 '생태계 전반을 고려한 접근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현재는 생물다양성을 훼손하는 방식으로 식량 생산이 이뤄지고 있고 그 이유는 인접한 생태계의 다양성을 고려하지 않기 때문이란 설명이다.

그는 "해양 자원에서 단백질을 얻고, 습지에서 양식을 하며, 임업으로 식량을 생산할 수 있다"라며 "생태계 전반을 고려해 생물다양성을 확보하는 것이 식량 생산을 늘리고 환경을 보전하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도시에 설치된 수직농장에서 농산물을 키우는 모습
도시에 설치된 수직농장에서 농산물을 키우는 모습

6.도시 농업

도시와 도시 주변 공간을 활용하는 방법도 유효하다. 건물 옥상이나 도시의 창고 혹은 버려진 건물에 수직농장을 설치한다. 이러면 도시에서 나오는 중수와 폐에너지를 활용해 식량을 생산할 수 있다.  

마드라무투 교수는 "건물 옥상에 작은 텃밭를 만들거나 버려진 건물에 수직농장을 세워 추가적인 식량을 생산할 수 있다"라며 "이를 통해 에너지를 재사용하고 화학 비료 사용을 줄일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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