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기형의 대체식품 Zoom iN]⑥식물성 대체육 원료 국산화가 시급하다
[류기형의 대체식품 Zoom iN]⑥식물성 대체육 원료 국산화가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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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3.05.02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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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식품 국산화 위해 원료 다양화에 관심 필요
亞 생산량 높은 녹두, 대체 단백질 원료로 각광...콩·밀·완두 등 대체 가능
우리나라 대체식품 원료 수입 의존...녹두·쌀 등 국내 생산량 많은 원료 활용 고민해야
류기형 공주대 식품공학과 교수출처 : 데일리원헬스(http://www.dailyonehealth.com)
류기형 공주대 식품공학과 교수

식물성 단백질 대체식품 또는 줄여서 대체식품은 콩, 밀, 완두, 쌀 등과 같은 식량 작물 및 해양 조류 등에서 추출한 식물성 단백질로, 동물성 단백질을 대체해 만든 식품을 말한다. 이외에도 대체식품군의 원료로 효모, 박테리아, 곰팡이 등을 배양한 단세포 단백질(배양 단백질)과 식용 곤충에서 추출한 단백질 등이 있다.

대체식품군의 종류에는, 대체 우유, 대체 발효 유제품, 대체육을 소재로 가공한 대체육류가공식품, 대체 계란, 대체 건강음료 등이 있다. 이중 글로벌 시장에서 오는 2025년까지 연평균 10% 이상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는 대체육은 크게, 식물성 단백질을 이용해 고기와 유사한 식감, 맛, 영양 등을 가진 식물성 대체육과, 세포를 배양하고 분화시킨 근섬유 조직으로 구성된 배양육으로 나눌 수 있다.

단백질은 생명 유지를 위한 필수 영양소이므로 양질의 단백질 자원과 공급 문제가 국가적 화두로 주목받고 있다. 이에 고기 단백질을 대체하기 위한 대체 소재로서 식물성 단백질, 식용 곤충, 해조류, 미생물, 배양육 등의 활용 방안이 주요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식물성 단백질은 동물성 원료에 비해 저지방 저칼로리에 영양적으로 손색이 없고, 동물성에는 없는 폴리페놀 및 각종 생리활성 물질이 함유된 건강식품이기도 하다.
 
식물성 대체육의 맛, 질감, 향미, 색 등과 같은 품질은 식물성 단백질의 원료와 만드는 방법에 따라 결정된다. 일차적으로 식물성 단백질의 종류와 특성이 대체육의 품질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이다. 식용 곤충, 효모, 세균과 같은 단세포 미생물 단백질은 부원료로 식물성 대체육의 영양과 맛 등을 개선하기 위해 첨가되기도 한다.

현재, 대체육 제조 주원료로 콩 단백질, 완두 단백질, 밀 단백질인 글루텐이 주로 사용되고 있다. 특히, 동양권에서 즐겨 먹던 대표적인 식물성 단백질로 대체육 제조에 많이 사용되고 있는 콩 단백질인 분리 콩 단백은 콩에 포함된 수용성 다당류와 올리고당이 모두 제거돼 90% 이상의 높은 단백질 함량을 지니고 있다.

콩의 아이소플라본은 호르몬을 조절해 암, 비만, 당뇨, 고혈압, 심혈관계 질환 예방에 효과가 있는 대표적인 기능성 성분이기도 하다. 그러나, 아이소플라본의 과다 섭취는 변비, 메스꺼움, 식욕 부진, 알레르기 반응을 유발할 수도 있다. 극히 낮은 유병률을 지니고 있긴 하지만, 콩 단백질의 70%를 차지하는 콘그라이시닌(Conglycinin)은 알레르기 증상으로 두드러기, 소화불량, 호흡곤란 등을 일으킬 수 있다는 보고도 있다. 또, 콩 고유의 비린 맛과 단백질 분리 과정에서 이취는 대체육 원료로 사용하는 데 문제가 될 수 있다.

밀전분 생산 시 발생하는 부산물로 불용성 단백질인 글루텐은, 일반적으로 물을 넣고 반죽을 하면 탄력성이 생기는 특징이 있다. 이는 대체육으로 가공 시에 조직에 이황화 결합(Disulfide Networking)을 촉진하여 고기와 유사한 섬유상 조직화를 강화하는 역할을 한다. 반면, 글루텐은 소장에서 영양소의 흡수를 방해하기 때문에, 설사나 체중 감소와 같은 글루텐불내증(Celiac Disease)을 유발할 수 있다.

이러한 콩 단백질과 밀 단백질의 영양적인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미국, 캐나다, 유럽에서 많이 재배되는 완두에서 추출한 완두 단백질이 콩이나 밀 단백질이 가진 영양적인 부작용 해결의 대안이 되고 있다. 또한, 콩 단백, 밀글루텐이나 완두 단백 이외에도 캐놀라, 해바라기 씨와 같은 씨앗류나 땅콩, 쌀이나 녹두 단백 등이 대체육에 사용되는 식물성 단백질 원료로 주목을 받고 있다. 

그러면 국내 대체육을 비롯한 대체식품 원료의 국산화 방안은 무엇일까? 원료의 국산화를 위해 단백질 분리설비 시스템 구축과 함께 국내 대체육 원료로 동양에서 가장 많이 재배되는 주식인 쌀과 녹두, 해조류 등 원료의 다양화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아시아에서 95% 이상이 생산되는 녹두에 포함된 단백질 함량은 20~25%로 쌀보다 높다. 녹두의 폴리페놀, 다당류, 폴리펩타이드는 모두 항산화 작용을 해 질병 예방 및 소화율도 높은 편이다. 또, 다른 식물성 단백질들과 비교해 계란과 가장 유사한 조직과 맛을 지니고 있어 미국의 식품 벤처 기업 ‘저스트(Just)’는 녹두 단백질에 해바라기 레시틴, 카놀라, 천연수지를 혼합한 분말 형태의 식물성 계란을 개발해 마요네즈, 드레싱, 쿠키 도우 등의 대체재로 사용하고 있다.

녹두 단백질의 구조는 콩 단백질과 근접하고, 국내 재배면적 확대 가능성, 영양적 우수성, 고기 근섬유 구현 등으로 서양이 주 생산지인 콩, 밀, 완두 단백질 대체가 가능할 것으로 판단된다. 최근 공주대 식품압출성형연구센터에 수행된 녹두 단백질을 사용한 압출성형 대체육 연구에서, 건식 대체육은 30%, 습식 대체육은 50%까지 콩 단백질 대체가 가능하였다. 또, 건조효모로 10~30%까지 콩 단백질의 대체가 가능했다.

효모 함량에 따른 대체육 외관(이미지 출처 - 류기형 교수)
효모 함량에 따른 대체육 외관(이미지 - 류기형 교수 제공)

현재 대체식품 원료는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국내의 콩, 밀, 완두 생산량이 적어 식물성 대체육의 주원료인 콩분리단백질, 밀 글루텐, 완두분리단백질의 국산화는 단기적으로 어려운 실정이다. 이에 대체육 원료의 국산화 방안으로 단백질을 분리하는 설비 투자와 함께 녹두, 쌀 등 국내산 식량 작물, 해조류 단백질 등으로 원료를 다양화하는 원료 생태계가 구축돼야 할 것이다.

또, 녹두나 팥 단백질 등을 비롯한 국내 생산 작물과 우리 전통 소재를 접목한 대체식품 개발로 글로벌 소재 회사에 국내 원료 생태계가 종속되는 악순환에서 벗어나야 할 것이다.

류기형 공주대 식품공학과 교수 ghryu@kongju.ac.kr

[필자 소개] 류기형 교수는 미국 캔자스주립대학교에서 박사 학위, 코넬대학에서 박사 후 연구원으로 일한 후, 1994년부터 공주대학교 식품공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공주대 대학원장, 한국산업식품공학회 회장,  한국식품영양과학회 회장을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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