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세대에 '재앙'...대기오염으로 유럽에서만 매해 1200명 이상 어린이·청소년 사망
미래 세대에 '재앙'...대기오염으로 유럽에서만 매해 1200명 이상 어린이·청소년 사망
  • 송신욱 기자
  • 승인 2023.04.26 1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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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환경청 대기오염 평가 보고서 발표...대기오염으로 미성년자 1200명 이상 사망
나쁜 대기질을 보이는 루마니아 도시 부쿠레슈티 모습

[데일리원헬스=송신욱 기자] 대기오염으로 유럽에서만 매년 1200명 이상의 어린이와 청소년이 사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럽 환경청(EEA)은 최근 발표한 대기오염 평가 보고서에서 "최근 몇 년간의 개선에도 불구하고 많은 유럽 국가의 주요 대기오염 물질 수준은 세계보건기구(WHO)의 가이드라인을 상회하고 있다"라며 "이로 인해 영국과 러시아, 우크라이나를 제외한 유럽 32개 국가에서 매년 18세 미만 어린이와 청소년 1200명 이상이 사망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유럽의 주요 산업국인 영국과 러시아, 우크라이나가 조사에서 빠진 만큼 이들 국가들이 포함되면 실제 상황은 더욱 심각할 거라는 분석이 나온다.  

EEA는지난 2021년 기준, 대기오염으로 인한 유럽의 1년 전체 사망자를 31만 1000명으로 추산했다. 전체 사망자 대비 미성년자 사망자 비중은 낮은 수준이지만 대기오염이 어린이와 청소년의 사망은 물론 만성질환 유발에 미치는 영향이 더 크다는 것이 EEA의 지적이다. 대기오염으로 인한 미성년자 사망의 가장 큰 원인은 심장 질환과 뇌졸중이며 폐 질환과 폐암이 그 뒤를 이었다.

어린이와 청소년은 신체와 면역 체계가 완전히 성장하지 않아 대기오염에 취약하다. 특히, 단기적인 이산화질소와 오존 노출, 장기적인 초미세먼지 노출이 폐 기능에 심각한 악영향을 미친다. EEA는 대기오염이 유럽 청소년의 9% 가량이 앓고 있는 천식을 비롯한 호흡기 및 심혈관 질환에 나쁜 영향을 주고 있다고 경고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21년 유럽연합(EU) 도시 인구의 90% 이상이 신체에 영향을 미치는 수준의 대기오염에 노출됐다. 초미세먼지에 노출된 비율은 97%로 더 높았다. 모든 유럽 국가에서 오존과 이산화질소 수치가 WHO 가이드라인을 초과했으며 이중 지중해 지역과 중부 유럽은 오존 수치가 가장 높았다.

초미세먼지 오염은 중동부 유럽과 이탈리아에서 가장 심각했다. 이들 지역 모두 가정과 산업 현장에서 석탄 등 화석연료 사용 비율이 높았다. 반면 포르투갈 파루와 스웨덴의 우메오, 웁살라는 유럽에서 가장 미세먼지가 없는 도시로 나타났다.

EEA는 보고서에서 "대기오염이 어린이와 청소년의 조기 사망을 유발해 미래 잠재력을 잃게 만든다"라며 "미성년자뿐만 아니라 모든 세대에서 신체적, 정신적 질환을 야기한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초미세먼지와 오존 등의 대기오염이 안전한 수준으로 감소할 때까지 어린아와 청소년을 보호하기 위해 학교 주변 대기질 오염을 개선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라며 "학교 주변 자전거 인프라를 개선하고 어린이와 청소년 통학 및 야외 활동 시간에 자동차 진입을 제한하는 등의 조치가 필요하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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