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만에 돌아온 '엘니뇨'...지구에 어떤 악영향 미칠까?
4년 만에 돌아온 '엘니뇨'...지구에 어떤 악영향 미칠까?
  • 김도연 기자
  • 승인 2023.04.13 14: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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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만에 엘니뇨 발생...역대 가장 더운 여름 온다
엘니뇨 발생하면 여름 더 덥고 길어져...태풍 위험도↑
해양 생태계 악영향도 피할 수 없어
엘니뇨 발생으로 홍수 피해를 입은 태국의 한 마을
엘니뇨 발생으로 홍수 피해를 입은 태국의 한 마을

[데일리원헬스=김도연 기자] 올해 4년 만에 엘니뇨 발생이 예상되면서 여름철 폭염 우려가 커지고 있다. 더워진 지구에 엘니뇨까지 겹치면서 내년은 역대 최악의 더위가 지구를 덮칠거란 전망도 나온다. 엘니뇨는 지구의 기온과 날씨, 해양생물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4년 만에 엘니뇨 발생...역대 가장 더운 여름 온다
 
엘니뇨는 적도 무역풍이 약해지면서 동·중태평양 수온이 평년 대비 높아지는 현상을 말한다. 반대 현상은 라니냐로 동태평양 적도 부근 해수면 온도가 평년보다 0.5℃ 낮아진다. 라니냐는 지구 온도를 냉각시키는 한편 엘니뇨는 지구 온도를 상승시킨다. 라니냐는 가뭄, 엘니뇨는 폭염과 태풍을 불러온다.

최근 3년간 이례적으로 라니냐가 이어지면서 그나마 지구 온도 상승이 억제돼 왔다. 하지만 올해 엘니뇨가 다시 찾아올 전망이다. 기후변화로 더워진 지구를 엘니뇨가 더 덥게 만드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미 국립해양대기국(NOAA)은 늦여름인 오는 8월부터 11월 사이에 엘니뇨가 발생할 가능성을 66%로 제시했다. 호주 기상청 역시 올해 말 엘니뇨가 발생할 가능성을 50% 이상으로 전망했다.

올해는 이미 지난해보다 더 더울 전망이다. 다행히 엘니뇨가 발생하지 않아도 지구 온도 상승을 막던 라니뇨가 세력을 잃으면서 라니냐도 엘니뇨도 아닌 중립 상태가 이어진다. 만약 늦여름부터 엘니뇨가 발생하면 온도 상승은 내년에 더욱 크게 나타난다. 엘니뇨가 발생해 본격적인 영향을 미치는 데 수 개월이 걸리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내년은 역대 가장 더운 해가 될 가능성이 높다. 

 

◆엘니뇨 발생하면 여름 더 덥고 길어져...태풍 위험도↑ 

열니뇨는 해수면 온도가 높아지면서 발생하는 현상이다. 바다는 온실가스로 인해 발생하는 열의 90%를 흡수한다. 해수면 온도가 오르면 이렇게 흡수하는 열의 양이 줄어든다. 열이 대기중에 머물며 지구 곳곳으로 퍼진다. 해수면 온도가 오르면서 지구 기온도 함께 오르는 셈이다.

엘니뇨는 태평양의 따뜻한 물을 동쪽으로 밀어내 태평양 제트 기류가 중립 위치에서 남쪽으로 이동하게 만든다. 그 결과는 더욱 심각한 폭염과 여름의 장기화, 더 강력한 태풍의 위험이다.

NOAA에 따르면 엘리뇨가 발생한 2014~2016년까 해수면 온도는 역대 두 번째로 높았다. 이때 전 세계 곳곳이 폭염으로 몸살을 앓았다. 2015년 인도에선 5월 기온이 50℃까지 오르며 2000여 명이 폭염으로 사망했다. 역대 가장 높은 기온을 기록한 2016년에는 우리나라 8월 전국 기온이 평년보다 3~4℃가량 높았다.

지역별로는 인도네시아와 호주는 더 덥고 건조해져 산불 발생 위험이 높아진다. 인도와 남아프리카는 강우량이 감소하는 반면 동아프리카는 폭우와 홍수를 걱정해야 한다.

엘니뇨는 태평양 지역에서 허리케인 활동을 증가시켜 하와이 등은 열대성 저기압에 노출된다. 미국 걸프 연안과 남동부는 폭우와 홍수가 자주 발생한다. 북유럽은 더 춥고 건조한 겨울을 나야 하고 남유럽은 더 습한 겨울을 보내게 된다. 우리나라 역시 홍수와 태풍 피해가 높아진다.

 

◆해양 생태계 악영향도 피할 수 없어

엘니뇨가 발생하면
엘니뇨 발생으로 피해가 예상되는 산호초

엘니뇨는 태평양 연안 해양 생태계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보통 찬 해수가 표층해수를 제치고 올라오는 '용승' 현상이 바닷속에서 시원하고 영양분 풍부한 물을 끌어 오려주는데 엘니뇨가 발생하면 이 용승 현상이 억제되거나 완전히 중단된다. 용승이 줄어들면 식물성 플랑크톤이 감소해 특정 어류의 먹이가 줄어든다. 

'해양열파'가 더 강하게 더 자주 일어나는 것도 심각한 문제다. '바다의 폭염'이라고 부르는 해양열파는 길게는 한 달까지 수천㎢에 거쳐 해수면 온도가 상승하는 것으로 해양 생태계에 심각한 악영향을 미친다. 대표적으로 장기간 지속되는 해수면 온도 상승으로 해양생물의 주요 먹이 중 하나인 산호초가 말라 죽는다. 

디트마르 도멘겟 호주 모나시대학교 교수는 "지구 온난화의 신호가 바다에서 더 명확하게 나타나고 있다"라며 "바다에서 발생한 엘니뇨로 올해 말 이후 육지에서 수많은 기록(최고 온도 등)이 경신되는 것을 목격할 수도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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