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에 벌써 단풍? 기후변화로 푸른 숲이 사라진다
여름에 벌써 단풍? 기후변화로 푸른 숲이 사라진다
  • 송신욱 기자
  • 승인 2023.04.11 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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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중해·유럽 산림에서 광범위한 여름철 갈변 현상...가뭄·폭염으로 숲 스트레스↑
기후변화로 여름철 숲 갈변 현상이 확대되고 있다.
기후변화로 여름철 숲 갈변 현상이 확대되고 있다.

[데일리원헬스=송신욱 기자] 여름 숲이 갈색으로 변하고 있다. 푸른 숲이 사라지고 가을에 볼 법한 갈색 숲이 늘어나고 있다. 가뭄과 폭염, 바로 기후변화 때문이다.

스위스 취리히 대학교와 스위스 연방 산림·눈·경관연구소(WSL)가 최근 국제학술지 '생물지구과학(Biogeosciences)'에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지난해 가뭄과 폭염의 영향으로 지중해와 중부 유럽 산림의 37%에서 여름에 나뭇잎이 갈색으로 변하는 갈변 현상이 나타났다. 갈변은 숲의 쇠퇴하고 있다는 직접적인 증거다.

연구팀은 지난 21년간 고해상도 위성 데이터를 통해 여름철에 숲이 녹색으로 변하지 않는 시기를 지속 관찰하는 방식으로 기후변화로 인한 숲의 갈변 현상을 조사해 왔다.

가뭄이 숲 갈변에 가장 큰 영향을 미쳤지만 이는 최근의 영향이 아니라 건조 기간이 길어지면서 나타난 '유산 효과'라는 분석이다. 기후변화로 인한 가뭄과 더위에서 살아남는 나무의 능력이 현재 날씨가 아니라 지난 수년 간의 날씨에 영향을 받는다는 의미다.

지난 4~5년간 유럽은 극심한 가뭄에 시달렸다. 가뭄은 딱정벌래와 곰팡이 전염의 창궐, 산불로 이어졌고 그 결과 산림이 훼손되면 녹지율이 낮아졌다. 녹지율 감소는 숲의 활력이 감소하고 스트레스가 증가했다는 신호다. 연구팀은 산림 녹지율이 낮아지기 전에 보통 두 번의 건조하고 더운 여름이 연속되는 것을 관찰했다. 가뭄과 폭염이 연속되는 것이 숲 갈변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다는 의미다.

연구팀은 과거 유럽의 여름은 지금처럼 덥고 건조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지난 2003년 기록적인 폭염이 있었지만 유럽 숲에선 갈변이 관찰되지 않았다. 2년 연속으로 극심한 더위와 가뭄이 이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 2018년부터 심각한 가뭄과 고온이 반복되면서 숲의 갈변 현상이 확대되고 있다. 특히 독일과 스위스의 가문비나무숲와 너도밤나무숲은 전체가 가뭄과 더위의 영향으로 일찍 시들어버렸다.

연구팀은 "올해와 내년은 엘리뇨의 영향으로 기록적으로 건조하고 더운 여름이 예고돼 있어 더욱 광범위한 갈변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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