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중대의 펫과 함께]⑪반려동물 동반 여행 시대, 반려인·비반려인에게 필요한 펫티켓은?
[권중대의 펫과 함께]⑪반려동물 동반 여행 시대, 반려인·비반려인에게 필요한 펫티켓은?
  • 오피니언
  • 승인 2023.04.10 1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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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어나는 반려동물 동반 여행...반려인 74% '반려동물 동반 여행 의사 있다'
반려인·비반려인 모두 여행 즐길 수 있는 '펫티켓' 가이드라인 수립 필요
반려인, 목줄·맹견 입마개 필수...비반려인, 보호자 동의 없는 행동 피해야
권중대 한국동물복지협회 대표
권중대 한국동물복지협회 대표

계절의 여왕 봄이 왔다. 거리두기 규정이 해제되고 코로나19도 한풀 꺾이면서 많은 사람들이 그간 움츠렸던 삶의 보상이라도 받듯 여행 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인천공항도 24시간 정상 가동되며 코로나 이전 수준을 회복 중이다

반려 인구 1500만 명 시대에 맞게 반려동물 여행 관련 업계도 손님맞이에 분주하다. 2022년 한국관광공사 '반려동물 동반 여행 활성화 방안 연구'에 따르면 반려동물 동반 여행은 연간 약 1조 3,960억 원 규모로 추정된다. 이런 경제적 가치는 반려동물 동반 여행 산업 규모가 커짐에 따라 더욱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는 이달 초 반려동물 동반 여행이 편안한 도시가 늘어나도록 모범이 되는 두 개 도시를 선정했다. 선정 도시는 울산광역시와 태안군이다. 이들 지자체는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의 '2023년 반려동물 친화 관광도시’로 선정돼 각각 국비를 지원받는다. 반려동물 친화 관광도시는 반려인이 반려동물과 함께 다양한 관광자원을 활용해 숙박, 음식, 쇼핑 등의 관광 활동을 자유롭게 할 수 있는 도시로, 반려동물 동반 여행을 통한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해 올해 최초로 추진하는 사업이다.

수년 전만 해도, 반려동물을 키우는 가구에서 장기간 여행을 계획한다면 반려동물 위탁업체를 이용해야 했다. 반려동물과 함께 여행을 하면, 교통수단의 제약, 숙박시설의 부재, 식당 출입 금지 등에 어려움이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몇 년간, 시대가 변하면서 반려동물도 수월하게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있게 됐고, 반려동물 동반 식당도 쉽게 찾을 수 있게 됐다. 특히 반려동물 동반 숙박시설은 웹을 기반으로 이전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찾기 수월해졌다.

한국관광공사의 '2022년 반려동물 여행 실태조사' 결과, 최근 1년 이내 반려동물 동반 여행 경험은 연간 평균 3.3회, 이중 숙박 여행은 평균 1.2회로 조사됐다. 향후 반려견 동반 국내 여행 의향을 질문한 결과, 전체 응답자의 74.4%가 '여행 의향이 있다'라고 응답했다. 

반려견 동반 여행 시 자연경관 감상(43.9%), 식도락 관광(42.5%), 휴양 및 휴식(41.6%) 등의 활동과 반려견이 목줄을 풀고 뛰어놀 수 있는 자연‧야외 환경에 대한 선호도가 높았다. 여행 준비에서 고려한 사항은 관광지 내 반려견을 위한 편의시설(46.2%), 반려견을 위한 놀 거리(38.7%), 이동 수단(36.1%) 등의 순이었다.

이동 수단으로는 자가용(79.3%) 선호가 압도적으로 높았다. 반면 택시, 열차, 버스 등 대중교통 이용은 5% 내외에 그쳐 반려견 동반 여행 수단으로 어려움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려견을 태울 수 있는 ‘펫 택시’ 이용에 관한 질문엔 59.8%가 '이용 의향이 있다'라고 응답했으나 실제 이용률은 1.9%로 저조했다. 한국관광공사는 높은 요금과 서울 외 지역의 펫 택시 부족 등을 원인으로 꼽았다.

숙박시설은 펜션(46.4%) 이용률이 가장 높았다. 반려견을 위한 놀 거리인 반려견 운동장, 수영장 등과 편의 용품이 구비돼 있고, 독립공간이 제공되기 때문이다. 숙박시설을 정할 때 견종 등에 따른 입실 허용 기준(49.6%), 반려견도 이용할 수 있는 식당이나 카페 등의 식사환경(36.3%), 반려견을 위한 놀 거리(35.6%) 등을 주로 고려했다.

펫티켓에 대한 반려인과 비반려인의 인식 차이는 컸다. 반려인이 지켜야 할 주요 펫티켓에 대해 반려인은 약 80%가 '잘 준수하고 있다'라고 응답했지만 비반려인은 약 30%만이 '잘 준수되고 있다'라고 답했다. 반려견 관련 갈등에 대해 반려인은 '비반려인의 행동‧인식'을 가장 큰 문제로 지적한 반면 비반려인은 '반려동물의 위생‧소음'을 지적했다. 한국관광공사는 반려인 대상 교육 시스템 운영, 비반려인 대상 펫티켓 캠페인 등을 통한 상호 노력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반려동물 동반 여행 증가와 함께 문제점도 나타나고 있다. 지난 2015년부터 2021년 4월 말까지의 한국소비자원 상담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호텔, 펜션 및 기타 숙박시설, 국내·외 여행, 여객운송서비스, 애견카페 등에 대한 불편 신고는 총 390건이었다. 매년 증가 추세다. 주요 불편 사안은 사업자의 과도한 취소 위약금 청구, 서비스 및 시설 불만, 반려동물 입실 및 탑승 거부 등이었다.

이에 따라 반려동물 동반 여행객 증가에 따른 개선 과제도 점검해야 할 때라는 것이 업계의 지적이다. 여행 콘텐츠 발굴, 관련 소비자 및 사업자용 보험 상품 개발 및 합법적 시설 운영을 위한 제도적 기반 구축, 여행 편의 향상 및 정보 제공 강화를 통한 합리적인 여행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 또, 반려인과 비반려인 모두가 여행을 즐길 수 있도록 '펫티켓' 가이드라인 수립 등 인식개선을 위한 노력이 무엇보다 필요하다.

반려동물과 함께 여행을 하면서 가장 먼저, 가장 쉽게 지켜야할 원칙은 여행 펫티켓을 준수하는 것이다.

먼저 반려인이 지켜야 할 수칙이다. 반려동물 등록 및 인식표를 달았는지 확인하고 2m 이내의 목줄을 착용한다. 맹견 입마개는 필수다. 배변봉투를 지참하고 배설물은 반드시 수거한다. 대중교통 이용 시 캐리어(이동장)를 사용하고 차량 이동 시 안고 운전해서는 안 된다. 전용 카시트를 사용하고 반려견 전용 안전벨트를 사용해야 한다. 장거리 이동 시는 반려동물을 위해 충분한 휴식을 취해야 한다. 반려견의 건강을 위해 여행지 근처 24시간 진료 가능한 동물 병원 또는 응급실도 알아둬야 한다.

평소 훈련이 잘 된 반려견도 여행으로 달라진 환경에서는 사람과 마찬가지로 들뜬 기분이 된다. 반려견은 협소한 장소보다 넓고 자유로운 장소를 좋아한다. 장시간 차량 이동에서 해방돼 차 문을 개방하는 순간 답답한 공간에서 벗어나 넓은 장소를 향해 뛰게 된다. 그 장소가 차들이 쌩쌩 달리는 아스팔트라도 마찬가지다. 실제로 필자의 지인 중 여행 목적지 도착과 동시에 차 문을 열어 주었는데 해방감에 반려견이 아스팔트로 뛰어들어 달리는 차에 치여 즉사한 사고가 있었다. 이 끔찍한 사고로 행복해야 할 여행은 생지옥이 되었고 지금도 수년째 트라우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힘들어하고 있다. 평소 사소하게 생각할 수도 있는 펫티켓의 첫 째인 목줄이 필요한 이유다.

비반려인은 여행 시 만나는 반려견을 만지기 전에 보호자 동의를 구해야 한다. 보호자 동의 없이 간식을 주는 것도 안 된다. 반려견을 빤히 쳐다보는 것도 갑자기 다가가거나 소리치는 것도 피해야 한다. 반려동물도 누군가의 가족이기에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봐 주시고 불쾌한 언행은 삼가야 한다.

반려동물 동반 여행은 점점 더 우리 생활 속에 보편화될 것이다. 반려인과 비반려인 모두 각자에 맞는 펫티켓 숙지와 실천으로 서로에게 피해를 주지 않으려는 성숙한 자세가 필요하다.

권중대 한국동물복지협회 대표 localhq@naver.com

[필자 소개] 권중대 대표는 대학에서 사회복지학 전공 후 사회복지사 1급 자격증 취득했다. 인간복지 실현을 위한 동물복지 실천이 중요함을 알게 돼 한국동물복지협회를 만들어 운영 중이다. 육군 장교(ROTC) 출신으로 퇴역군견과 특수견이 임무수행 후 행복한 노후를 보낼 수 있는 명예동물양로원사업도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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