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규모 지방 배양 성공...식감·풍미 업그레이드한 배양육이 온다
대규모 지방 배양 성공...식감·풍미 업그레이드한 배양육이 온다
  • 송신욱 기자
  • 승인 2023.04.10 12: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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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연구팀, 육류와 비슷한 질감·구성 가진 지방 조직 대량 생산 성공
세포 배양으로 지방 생성...블라인드테스트에서 가장 높은 평가 받아

[데일리원헬스=송신욱 기자] 세포 배양으로 육류 지방과 유사한 지방을 대량 생산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배양육의 식감과 풍미를 일반 육류 수준으로 끌어올릴 수 있는 중요한 진전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미국 터프츠대학 세포농업센터 연구팀은 최근 국제 학술지 'e라이프(eLife)'에 발표한 논문에서 동물에서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지방 조직과 유사한 질감과 구성을 가진 지방 조직을 대량 생산하는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고기의 식감뿐만 아니라 풍미에도 큰 영향을 미치는게 지방이다. 그동안 배양육을 비롯해 대체육 개발에서 큰 진전이 있었지만 여전히 식감과 풍미를 포함한 전반적인 맛에서 일반 육류에 미치지 못한 가장 큰 이유가 지방을 대량으로 생산하는 기술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세포 배양으로 생산한 지방은 배양육 생산에 적용돼 좀 더 사실적인 식감과 풍미를 제공할 수 있다. 연구팀에 따르면 일반 소비자를 대상으로 세포 배양으로 생산한 지방을 포함한 배양육과 다양한 지방 함량의 일반 소고기 맛을 비교한 블라인드 테스트에서 36% 지방을 함유한 배양육이 가장 높은 평가를 받았다.

그동안 배양을 통해 지방을 생산할 때 가장 큰 문제점은 지방이 덩어리로 성장해 중간에 있는 세포는 산소와 영양분이 부족해져 지방 조직을 충분히 생산할 수 없다는 것이었다. 가축은 혈관과 모세혈관이 조직 전체에 산소와 영양분을 전달하는데 비해 세포로 배양한 조직은 이러한 혈관 네트워크를 대규모를 복제할 수준에 이르지 못해 근육이나 지방을 아주 작게 성장시킬 수밖에 없었다.

연구팀은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생쥐와 돼지에서 추출한 지방 세포를 성장시킨 다음, 해당 세포를 수확해 알자네이트와 미생물 트랜스클루타미나제(MGT) 등 단백질을 육류에 붙이는 접착제(바인더)를 이용해 응집시켰다. 이렇게 응집시킨 지방 세포를 압축한 후 천연 동물성 지방에 비해 얼마나 큰 압력을 견딜 수 있는지 실험했다. 압력을 견디는 힘은 고기의 질감에 영향을 미친다. 

실험 결과 알지네이트와 결합한 세포 배양 지방은 가금류의 지방 조직과 비슷한 압력을 견딜 수 있었다. MGT와 결합된 세포 배양 지방은 돼지 비계를 정제해 하얗게 굳힌 '라드(Lard)'나 소나 양에서 채취한 지방인 '탤로(Tallow)'를 렌더링한 지방과 비슷한 수준을 보였다. 이는 다양한 유형의 바인더를 사용해 배양 지방의 질감을 미세하게 조절하는 방식으로 실제 육류 지방과 비슷한 질감을 만들어 낼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연구팀은 세포 배양 지방의 분자 구성을 분석한 결과, 쥐보다 돼지 세포로 배양한 지방이 기존 육류의 지방산 구성과 더 일치한다고 밝혔다.

데이비드 카플란 터프츠 대학 생의학 공학과 교수는 "배양된 지방 세포를 바인더로 응집시키는 방법은 배양 지방을 대량으로 생산할 수 있는 방법"이라며 "이를 활용하면 실제와 같은 맛과 풍미, 식감의 배양육을 대량으로 생산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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