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CH NOW] 가축 기생충 감염, 키트 하나로 현장에서 30분 만에 확인 끝!
[TECH NOW] 가축 기생충 감염, 키트 하나로 현장에서 30분 만에 확인 끝!
  • 송신욱 기자
  • 승인 2023.04.07 10: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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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론 애그리텍, 분변 사진 찍어 가축 기생충 진단하는 키트 개발
분변 사진 촬영 후 30분이면 진단 끝…검사 시간 단축해 기생충 전염 신속 예방

[데일리원헬스=송신욱 기자] 기생충은 가축 장 속에 살다 배설물에 섞여 나온다. 이후 가축 몸에 묻어 있다가 사람이나 다른 가축으로 옮겨진다. 이렇게 기생충에 전염된 가축은 빈혈 등 각종 질병에 걸린다. 그만큼 가축 체내에 기생충이 있는지 여부를 빠르게 파악하고 필요한 조치를 취하는 게 가축 건강을 위해 중요하다. 

하지만 지금까지는 가축 배설물을 채취해 실험실로 보내고 분석하는 과정을 거쳐야 했다. 검사 기간도 짧게는 수 일, 길게는 열흘 이상이 걸려 결과가 나올 때까지 다른 가축으로 전염될 위험이 컸다. 검사가 지연되는 경우도 많아 일선 농가에서는 기생충 감염 여부와 관계없이 항기생충제를 우선 투여하는 경우도 흔하다.

하지만 이제 가축 배설물을 실험실로 보내지 않고도 기생충 감염 여부를 현장에서 30분 만에 빠르게 확인할 수 있게 됐다. 검사 기간이 크게 단축돼 가축 기생충 전염을 빠르게 예방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

아일랜드 스타트업 마이크론 애그리텍(Micron Agritech)는 현장에서 빠르게 기생충 감염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검사 키트를 개발했다. 소, 양, 말 등의 가축 배설물을 채취해 키트에 포함된 염화나트륨 용액 등을 섞어 슬라이드에 떨어뜨린 후 휴대폰으로 이미지를 촬영해 결과를 분석하는 방식이다. 

마이크론 애그리텍이 개발한 가축 기생충 감염 여부 진단 키트 (이미지 출처 : 마이크론 애그리텍)
마이크론 애그리텍이 개발한 가축 기생충 감염 여부 진단 키트 (이미지 출처 : 마이크론 애그리텍)

키트는 누구나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구성됐다. 실제 실험실에서 현미경 슬라이드를 이용해 실시하는 기생충 검사와 비슷하게 설계됐지만 키트 사용 준비는 5분, 결과 확인은 30분 내에 이뤄질 정도로 절차가 간소하다. 슬라이드는 알루미늄으로 만들어져 재사용이 가능하다.

분변 샘플이 놓인 슬라이드를 현미경 기능이 있는 판독기에 투입하고 별도의 애플리케이션으로 5천 장 이상의 이미지를 촬영할 수 있다. 이렇게 얻은 이미지 데이터는 마이크론 애그리텍의 서버에 업로드된다.

이렇게 수집한 데이터를 인공지능(AI) 기술로 분석한다. 이를 통해 분변에서 발견되는 기생충 알의 종류와 감염 수준 등을 감지한다. 분석 결과는 검사를 실시한 후 30분 이내에 애플리케이션 내에서 확인할 수 있다.  

마이크론 애그리텍의 키트를 활용한 가축 기생충 감염 여부 진단에 활용되는 애플리케이션 화면(이미지 출처 : 마이크론 애그리텍)

이 키트는 현재 아일랜드와 영국, 미국, 뉴질랜드, 호주 등에서 수의사들이 시험 사용 중이다. 지난해 여름에는 아일랜드 동물 보건국에서 농가를 대상으로 실시하는 기생충 진단 방문 서비스에 사용되기도 했다. 각 농장에 수의사가 방문해 기생충에 감염된 가축을 진단하고 치료하는 이 서비스에 마이크론 애그리텍의 키트가 활용된 것이다.

마이크론 애그리텍은 키트를 사용한 기생충 감염 여부 진단 검사가 항생제 남용으로 인한 내성 문제 해결에 큰 도움이 된다고 설명하고 있다. 특히 지난 2018년 유럽의회(EC)가 동물용 구충제를 수의사 처방 전용 의약품으로 변경하고 필요한 양만큼만 처방하도록 하면서 신속한 기생충 감염 여부 진단과 이를 바탕으로 한 개체별 표적 치료가 활성화 될 전망이다. 이 과정에서 진단 키트 사용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난 2021년 50만 유로(약 6억 9,000만 원)의 시드 투자를 유치한 마이크론 애그리텍은 기생충 검사 키트 외에도 농장에서 가축 혈액을 채취해 영양소를 분석하는 기술 개발도 진행 중이다. 기생충 감염과 영양소 분석을 아우르는 가축 건강 종합 진단 플랫폼으로 성장할 계획이다.

다니엘 히자지 마이크론 애그리텍 최고경영자(CEO)는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마이크론 애그리텍의 기술은 항생제 남용을 방지하고 질병에 감염된 가축만을 선별해 치료하는 모델을 구현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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