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중립 달성, '에코 워리어' 코끼리에게 달렸다...환경 위해 코끼리 보호 시급
탄소중립 달성, '에코 워리어' 코끼리에게 달렸다...환경 위해 코끼리 보호 시급
  • 송신욱 기자
  • 승인 2023.04.06 11: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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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끼리, 숲 탄소포집량 늘리는데 결정적 역할...개체 수 급감으로 멸종 위기 놓여
멸종 위기에 놓인 코끼리
멸종 위기에 놓인 코끼리

[데일리원헬스=송신욱 기자]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탄소중립 달성에 코끼리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멸종 위기에 놓인 코끼리가 탄소포집을 늘리는 키플레이어란 설명이다.

미국 세인트루이스 대학교 연구팀은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에 최근 발표한 논문에서 코끼리는 숲의 탄소포집량을 늘리는 최강의 '에코 워리어'로 개체 수 보호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코끼리가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 꼭 필요한 이유는 숲의 탄소포집량과 관련이 있다. 코끼리는 작은 식물과 작은 나무를 잘게 찢어 먹는 습성이 있다. 이렇게 코끼리가 먹어 치우는 작은 크키의 식물과 나무는 탄소 밀도가 낮아 빠르게 성장하지만 탄소를 흡수해 저장하는 포집량은 매우 미미하다. 탄소 밀도가 높은 식물과 나무는 더 크고, 더 오래 자라며 광합성 과정에서 이산화탄소를 흡수해 바이오매스로 전환함으로써 더 많은 탄소를 포집한다.

코끼리가 탄소포집에 도움이 되지 않는 식물과 나무를 선별해 먹어 치우는 것은 농사에서 잡초를 솎아 내는 것과 비슷한 효과를 낸다. 성장을 위해 한정된 자원을 두고 경쟁하지만 탄소포집에 도움이 되지 않는 식물과 나무를 솎아 내면 탄소포집 효과가 큰 식물과 나무가 더 잘 자랄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진다. 그 결과 탄소 저장량이 큰 식물과 나무가 번성한다.

코끼리는 또 유익한 나무를 널리 퍼뜨리는 역할도 한다. 코끼리는 소화기관에서 씨앗과 영양분으로 변하는 과일을 먹고 돌아다닌다. 이 씨앗과 영양분은 배설물로 배출돼 숲 속 여기저기에 뿌려진다. 코끼리가 배설물을 통해 꿀벌처럼 종을 옮기는 역할을 하는 셈이다. 이렇게 탄소포집량이 큰 나무들이 숲 속 여기저기서 자라게 된다.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코끼리의 역할이 크지만 개체 수는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논문에 따르면 지난 30년 동안 전 세계적으로 코끼리 개체 수가 80% 이상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논문에서 "탄소포집 측면에서 코끼리의 역할은 무시할 수 없을 정도로 크다"라며 "한때 아프리카 전역에 천만 마리 이상의 코끼리가 서식했지만 지금은 50만 마리도 되지 않는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심각한 멸종 위기에 처한 코끼리를 보호하는 것은 코끼리는 물론 지구를 구하는 일"이라며 "코끼리 개체 수를 보호하지 않는 것은 전 세계에 커다란 해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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