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랍이 굶주린다...식량안보 위기로 '영양실조' 심각
아랍이 굶주린다...식량안보 위기로 '영양실조' 심각
  • 김도연 기자
  • 승인 2023.04.04 12: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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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팬데믹·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심각한 식량 불안' 겪는 인구 지속 증가
아랍 인구 전반 이상 건강한 식단 섭취 못해...비만 등 영양실조 심각
아랍 지역 식량안보가 심각한 위협을 받고 있다. 사진은 난민촌에서 생활하는 아랍 어린이들의 모습.

[데일리원헬스=김도연 기자] 코로나19 팬데믹과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공급망 붕괴로 아랍 지역의 식량안보가 커다란 위협에 놓인 것으로 나타났다. 기아와 영양실조가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와 국제농업개발기금(IFAD), 세계식량계획(WFP), 세계보건기구(WHO), 유엔아동기금(UNICEF), 유엔서아시아경제사회위원회(ESCWA)가 공동으로 작성한 '2022 중동 및 북아프리카 지역 식량안보 및 영양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21년 아랍 지역에서 '심각한 식량 불안'을 겪고 있는 인구는 약 5,390만 명으로 전년 대비 500만 명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10년 대비로는 55% 증가해 지난 10년새 식량안보가 빠르게 악화됐다. '보통 혹은 보통 이상의 식량 불안'을 느끼는 인구는 2021년 기준 1억 5,430만 명으로 이 또한 전년 대비 1,160만 명이 증가했다.

또, 지난 2020년 기준 아랍 국가 인구의 절반 이상인 1억 6,270만 명이 건강한 식단을 섭취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아랍 지역의 건강한 식단 비용은 지난 2017년 이후 꾸준히 증가해 2020년에는 1인당 하루 3.47달러(약 4,542원)를 기록했다.

이 같은 상황을 반영하듯 아랍 지역에선 다양한 형태의 영양실조가 나타나고 있다. 건강한 영양소를 골고루 섭취하지 못하고 값싼 패스트푸드 섭취가 높아 비만이 심각한 문제다. 아랍 지역 5세 미만 아동의 과체중 유병률은 지난 2000년 이후 지속 증가해 2020년 10.7%에 달했다. 5세 미만 아동 10명 1명이 비만으로 인한 질병을 얻는 셈이다. 성인의 경우는 상황이 더 심각하다. 아랍 지역 성인 인구의 28.8%가 비만이다. 이는 전 세계 평균의 2배를 웃도는 수치다.

아랍 지역은 2020년 이전에도 기아 및 영양 관련 지속 가능한 개발 목표(SDG) 달성이 어려웠지만 코로나19 팬데믹과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공급망 붕괴로 상황이 더욱 악화됐다. 아랍 지역의 식량안보은 수입 의존도가 높은데 전쟁 등의 영향으로 곡물과 비료, 에너지 가격 등이 폭등하며 식량 불안과 영양실조 문제가 심화됐다. 이에 따라 유엔 파트너들은 아랍 지역이 오는 2030년까지 기아 퇴치(SDG2) 목표를 달성하기 어렵다는 결론을 내렸다. 

보고서는 "아랍 지역 식량 불안 해소를 위해서는 글로벌 공급망 변화에 영향이 적은 지역 내 무역을 늘리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라며 "무역 장벽 해소와 새로운 자유무역지역 개발, 비관세 정책 철폐 등 식량 관련 무역 증진을 촉진하는 정책이 필요하다"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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