쉘 "기후소송, 에너지 시스템 전환에 도움 안 돼"..."스코프 3 계획도 없어"
쉘 "기후소송, 에너지 시스템 전환에 도움 안 돼"..."스코프 3 계획도 없어"
  • 김도연 기자
  • 승인 2023.03.20 12: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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쉘., 기후변화 대응 노력 부족으로 전 세계에서 20건 이상 소송 당해
쉘 "기후소송 오히려 에너지 시스템 전환 역량 침해"..."스코프 3는 경쟁업체에 고객 넘겨주는 것"

[데일리원헬스=김도연 기자] 글로벌 에너지 기업 쉘이 기후변화 대응 노력이 부족한 기업에 대한 소송, 이른바 '기후소송'이 지속 가능한 에너지 시스템 전환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쉘은 최근 발표한 '탄소중립을 위한 진전 : 에너지 전환 진행 리포트 2022'에서 "전 세계적으로 20건 이상의 법정 소송이 진행되고 있다"라며 "에너지 기업을 대상으로 한 기후소송이 전 세계 기후 목표 달성을 위한 에너지 시스템 전환을 촉진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라고 밝혔다.

쉘은 "기후변화 대응을 위해 에너지 시스템 전환이 필요하고 매우 시급하는 것에 동의하고 쉘 역시 이 노력에 동참할 것을 결심했지만 현재 쉘을 대상으로 진행되고 있는 소송은 기업의 재무 건전성을 위협해 에너지 시스템 전환 노력을 실행하는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라고 주장했다.

환경관련 로펌 클라이언트어스(ClientEarth)는 지난달 쉘 이사회를 상대로 쉘의 결함 있는 에너지 전환 전략이 주주 가치를 해친다고 주장하며 쉘의 기후 계획을 강화하도록 법원이 명령해달라고 영국 에일스 고등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시민단체 글로벌 위트니스도 지난달 쉘이 재생 에너지에 대한 투자 규모에 대해 투자자 오해를 부르는 그린워싱을 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쉘에 대한 법적 조치를 예고한 바 있다.

지난 2021년 네덜란드 헤이그 법원은 오는 2030년까지 쉘에게 탄소배출량 45%를 감축하라는 명령을 내렸다. 당시 법원은 판결문에서 "쉘의 에너지 전환 계획이 구체적이지 않은 조건으로 가득 차 있다"라고 지적했다. 쉘은 보고서에서 네덜란드에서 항소를 진행 중이지만 이와는 별개로 법원 명령에 부합하기 위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밝혔다.

쉘은 최근 기후소송의 주요 쟁점인 스코프 3(Scope 3)와 관련한 시민단체 요구가 기업 이익을 심각하게 침해한다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스코프 3 관련 구체적인 목표 설정을 하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했다. 앤드류 매켄지 쉘 회장은 보고서에 포함된 회장 메시지에서 "이사회가 스코프 3 절대 배출량 목표 설정을 고려했지만 이는 우리 주주 이익에 반하고 기후변화 대응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결론을 내렸다"라고 밝혔다.

스코프 3는 기업의 제품 생산 과정 외 협력업체와 물류, 제품 사용과 폐기 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 외부 배출을 의미한다. 스코프 3 이행을 위해선 철저한 공급망 관리가 필요하다. 클라이언트어스는 쉘의 에너지 전환 전략에 스코프 3 통제 계획이 전무하는 점을 들어 소송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쉘은 "스코프 3 목표 설정과 이행을 위해서는 석유 및 가스 제품 판매를 줄여야 한다"라며 "쉘이 판매를 줄이는 상황에서 고객 수요에 변화가 없다면 이는 사실상 고객을 경쟁업체에게 넘겨주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런 행위는 쉘의 재무 건정성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고 주주를 위한 가치 창출 능력도 제한할 것"이라며 "무엇보다 고객과의 협력으로 탄소 배출량을 줄이는 능력도 감소할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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