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인식 황실토종닭농장 대표 “더 건강한 축산물 제공하는 ‘동물복지 축산농장’ 위한 실질적 지원책 필요”
안인식 황실토종닭농장 대표 “더 건강한 축산물 제공하는 ‘동물복지 축산농장’ 위한 실질적 지원책 필요”
  • 김도연 기자
  • 승인 2023.03.16 14: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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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복지 산란계 농장 ‘충북 충주 황실토종닭농장’, 국내 유일 토종닭 방목 사육
안인식 대표, 국내 최초 토종닭 복원 성공…국내 제1호 토종축산물 인증 획득
스트레스 받지 않고 자란 닭이 낳은 계란, 비린내 없어 소비자에게 인기

[데일리원헬스=김도연 기자] "닭을 방목 사육해 기르면 폐사율을 현저히 줄일 수 있고 닭이 스트레스를 받지 않아 계란 품질도 훨씬 높아집니다. 동물복지 축산물에 대한 소비자 관심 커지고 있는 만큼 현행 동물복지 축산농장 인증 제도도 축산 농가에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는 방향으로 보완돼야 합니다."

안인식 황실토종닭농장 대표
안인식 황실토종닭농장 대표

안인식 황실토종닭농장 대표는 동물복지 축산의 필요성과 더불어 동물복지 축산농장 인증 제도 보완을 강조했다. 정부에서 동물복지 축산농가를 인정해주는 제도 자체는 좋지만 일반 농장에 비해 관리가 더 까다로운 만큼 농장 운영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지원 마련이 절실하다는 입장이다.

동물복지 축산농장은 사육 밀도가 낮아 일반농장에 비해 생산량은 적지만 운영비는 더 많이 든다. 현재 동물복지 축산농장 인증은 인증 마크만 달아주고 농장 운영, 관리에 도움이 되는 지원은 사실상 없는 수준이다. 약품비 지원 등 농장 관리 및 운영비 부담을 덜 수 있는 지원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것이 안 대표 지적이다.

충북 충주시 소태면에 자리 잡은 황실토종닭농장은 정부 인증을 받은 동물복지 산란계 농장으로, 케이지가 아닌 농장에서 닭을 자유롭게 방목해 기른다. 일반 농장에서 평당 26마리의 닭을 기른다면 동물복지 농장에서는 평당 최대 9마리까지 사육할 수 있다. 황실토종닭농장은 동물복지 인증 기준보다도 9배 넓은 마리당 1.1m2의 공간을 제공한다.

동물복지 축산농장 인증제도는 동물이 본래의 습성을 유지하며 살 수 있도록 동물복지 증진에 앞장 서는 농장을 정부가 인증하는 제도로 인증 획득 절차가 까다롭다. 사육 시설, 밀도, 환경 등 여러 기준을 충족해야 하고 인증을 유지하기 위한 농장 관리도 일반 농장에 비해 손이 많이 간다. 4,100평에서 약 8천 수의 닭을 기르는 황실토종닭농장은 규모가 커 농장 관리가 더욱 쉽지 않지만 안 대표는 소비자에게 '더 건강한 축산물'을 제공하기 위해 자연방목 사육과 동물복지 축산을 고집하고 있다. 

안 대표는 자연방목의 장점으로 닭이 건강하게 자랄 수 있다는 점을 들었다. 닭이 모래 목욕을 하면 진드기나 벌레를 자연스럽게 제거할 수 있고 일광욕을 즐기는 등 스트레스를 받지 않고 더 건강하게 자랄 수 있다. 닭이 건강하니 항생제도 사용하지 않는다.

닭을 방목해 기르는 황실토종닭농장 모습
닭을 방목해 기르는 황실토종닭농장 모습

그는 "닭을 최대한 쾌적한 환경에서 기르기 위해 농장 시설도 자주 소독하고 일정 시간 축사 내부를 자동 소등해 닭에게 충분한 수면시간을 제공한다"라며 "이 때문인지 폐사하는 닭이 한달에 1~2마리로 매우 적다"라고 말했다.

황실토종닭농장은 동물복지 축산농장 인증 외에도 국내에서 유일하게 산란계 토종닭으로 인정받은 곳이기도 하다. 농장에서 생산한 계란은 농림축산식품부의 토종축산물 인증을 받은 국내 제1호 토종란이다. 

안 대표는 낮은 산란율 등 생산성이 떨어져 1960년대에 도태된 토종닭 복원 작업에 착수해 지난 2013년 10월 토종닭 95% 이상 복원에 성공했다. 2019년에는 한국토종닭협회에서 국내 제1호 산란계 토종닭으로 공식 인정받았다.

한우, 한돈은 있지만 왜 한국 전통 토종닭은 없는가에 대한 의문을 품은 것이 토종닭 복원의 시작이 됐다. 첫 단계는 고문헌에 기록된 토종닭 모습을 바탕으로 전국을 돌아다니며 토종닭 특징을 띤 개체들을 찾아내는 것이었다. 이후에는 그 개체들을 기르면서 낮은 번식률∙폐사율 등 근친 교배로 인한 부작용이 발생하지 않는 우량종을 선발하는 데 주력했다. 닭 개체의 움직임, 특징 등을 자세히 관찰하고 기록하면서 근친 퇴화가 없는 종자를 발견해 마침내 폐사율이 낮은 토종닭 복원에 성공했다.

현재 황실토종닭농장에서 생산한 계란은 현대백화점과 양재 하나로마트, 프리미엄 축산물 마켓 굴리점퍼에서 판매되고 있다. 가격은 약 8천 원 수준인 일반 유정란에 비해 2배가량 비싸지만 동물복지 축산물을 선호하거나 토종란의 비리지 않고 고소한 맛에 반한 고객들이 꾸준히 찾고 있다.

프리미엄 축산물 마켓 굴리점퍼에서 판매되고 있는 황실토종닭농장에서 생산한 계란 '잘란' (이미지 출처 : 굴리점퍼)
프리미엄 축산물 마켓 굴리점퍼에서 판매되고 있는 황실토종닭농장에서 생산한 계란 '잘란' (이미지 출처 : 굴리점퍼)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쳐 어렵게 토종닭 복원에 성공한 만큼 황실토종닭농장은 앞으로도 우리 토종닭의 명맥을 이어갈 수 있도록 힘쓸 예정이다.

안 대표는 "토종란이 비싼만큼 품질과 맛에는 자신 있다"라며 "날계란으로 먹어도 될 정도로 비린내가 나지 않고 고소해서 소비자들의 반응이 매우 좋다"라고 토종란에 대한 자부심을 내비쳤다. 이어 "토종닭 종자 사업에 관심이 있고 더 뛰어난 역량을 갖춘 사람이나 기업에 그동안 쌓아온 지식과 노하우를 전수해 토종닭 종자를 오랫동안 지켜가겠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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