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정 러쉬코리아 이사 “동물대체시험법 법률적 근거 마련돼야 동물실험 막을 수 있을 것”
박원정 러쉬코리아 이사 “동물대체시험법 법률적 근거 마련돼야 동물실험 막을 수 있을 것”
  • 김도연 기자
  • 승인 2023.03.08 10: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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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쉬코리아, 동물대체시험법 제정안 통과 촉구 위한 서명 캠페인 진행
러쉬, 동물실험 대체 기술 연구개발 기여자 지원..자연∙동물∙사람 공존하는 세상 위한 노력 지속

[데일리원헬스=김도연 기자] "국내에서 화장품 분야 동물실험금지법 개정안이 통과됐지만 동물실험은 계속 늘어나고 있습니다. 동물대체시험법 연구개발 및 활성화를 위해서는 현장에서 널리 활용할 수 있고 대체시험법을 법적으로 지지할 수 있는 체계가 필요합니다. 동물에게 고통을 주는 불필요한 동물실험이 사라질 때까지 러쉬는 끊임없이 목소리를 낼 것입니다."

박원정 러쉬코리아 이사 (이미지 제공 : 러쉬코리아)
박원정 러쉬코리아 이사 (이미지 제공 : 러쉬코리아)

박원정 러쉬코리아 이사는 동물실험 대체 기술 개발이 활성화되려면 이를 뒷받침하는 제도 마련이 우선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 2015년 화장품에 대한 동물실험 금지 법안이 통과됐으나 예외 적용 등으로 여전히 많은 동물실험이 진행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해 농림축산식품부가 발표한 실험동물 사용 현황 통계에 따르면 2021년 한 해 동안 희생된 실험동물은 488만여 마리로 전년 대비 18%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현재 법령으로는 '동물실험을 대체할 수 있는 실험을 실시하기 곤란해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이 정하는 경우' 등의 예외 조항을 두고 있다. 화장품 외에 신약, 바이오 분야 등에서 이런 예외 규정을 근거로 동물실험을 하는 경우가 많아 희생되는 실험동물이 매해 늘고 있다. 이에 대해 박 이사는 "불필요한 실험동물 희생을 막을 수 있는 정부 차원의 실질적인 대응 방안이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박 이사가 이렇게 동물실험 금지와 대체 기술 개발에 목소리를 내는 이유는 러쉬코리아가 오랜 시간 국내에서 동물보호와 관련한 다양한 캠페인을 진행해 왔기 때문이다.

글로벌 핸드메이드 코스메틱 브랜드 러쉬는 '자연과 동물과 사람이 조화롭게 공존하는 세상'을 비전으로 삼고 최소한의 포장과 보존제를 사용한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러쉬코리아는 제품 판매 외에도 브랜드 이념을 실천하고자 동물보호와 환경, 인권과 관련한 다양한 캠페인을 진행 중이다.

최근에는 특히 동물대체시험법 제정안 통과 촉구를 위한 캠페인 진행에 주력하고 있다. 동물대체시험법 제정안은 지난 2020년 12월, 남인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표 발의한 법안으로 의약품, 식품, 화장품 등의 효능과 독성 평가에 동물 대신 사용할 수 있는 대체 기술 개발을 지원하는 시스템 구축이 주요 골자다.

러쉬코리아는 동물보호단체 한국 휴메인 소사이어티 인터내셔널(한국 HSI)과 함께 실험동물 대체 기술 개발을 촉진하는 법률 근거 마련을 촉구하기 위해 지난 2021년 8월부터 전국 러쉬 매장과 홈페이지 등을 통해 서명 캠페인을 진행했다. 그 결과 6만 6천여 시민이 캠페인에 참여했고 러쉬코리아와 한국 HSI는 지난1월 참여자 서명을 국회에 1차 제출했다.  

동물대체시험법 제정안 통과 촉구를 위한 6만 6천여 명의 서명 전달식에서 박원정 러쉬코리아 이사(왼쪽 첫번째)를 비롯한 관계자들이 기념 촬영했다. (이미지 제공 : 러쉬코리아)
동물대체시험법 제정안 통과 촉구를 위한 6만 시민 서명 전달식에 참석한 박원정 러쉬코리아 이사(왼쪽 첫번째, 이미지 제공 : 러쉬코리아)

박 이사는 해외에서는 동물실험금지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가 동물대체시험법 활성화를 위한 노력을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영국의 유전자 연구소인 생어연구소는 지난 2019년 동물실험시설을 폐쇄하고 특정 장기 기능을 본떠 줄기세포를 배양해 제작하는 오가노이드 등 대체기술 개발을 강화한다고 발표했다. 미국 환경보호청(EPA)도 오는 2035년까지 화학물질에 대한 모든 포유동물실험 중지를 목표로 대체 기술 투자에 집중할 것을 밝힌 바 있다.

러쉬는 동물실험을 금지할 수 있는 근본적 방안인 동물실험대체시험법 확산에 앞장서고 있다. 지난 2012년 신설된 이후 2년마다 열리는 '러쉬 프라이즈'는 동물실험 대체 기술을 연구개발에 힘쓰는 개인 및 단체를 독려하기 위해 러쉬가 상금을 수여하는 시상식이다. 러쉬 프라이즈 시작 이래로 지난 10년 동안 러쉬가 발굴한 수상자는 30개국 130팀, 수여된 상금은 약 43억 원 규모에 달한다.

'러쉬 프라이즈' 10주년 기념 로고 (이미지 제공 : 러쉬코리아)
'러쉬 프라이즈' 10주년 기념 로고 (이미지 제공 : 러쉬코리아)

러쉬는 제품 개발 단계에서도 동물실험을 하지 않고 대체시험을 통해 제품 안전성과 효능을 평가한다. 러쉬 프라이즈 2013 수상 기관인 영국 엑셀러레이트(XCellR8) 연구소에서 진행하는 사람 세포를 이용한 시험관내 시험법으로 동물실험을 대체하고 있다. 동물실험을 통해 제품 안전성을 입증해야 하는 국가에 입점하지 않는다. 또, 계란 대신 병아리콩을 우린 물이나 콩으로 만든 요거트 등 비건 재료를 사용해 모든 제품을 100% 베지테리언으로 생산하고 있다.

러쉬코리아는 앞으로도 동물실험 대신 제품 효능 및 독성을 평가할 수 있는 과학적∙객관적 검증 방법이 더 많이 연구개발될 수 있도록 동물대체시험법 제정안 통과를 위한 캠페인과 서명 운동에 집중할 계획이다. 박 이사는 "산업계와 학계 등에서 쉽게 사용할 수 있는 동물대체시험기술이 개발되고 이를 널리 확산하기 위해서는 전문인력의 체계적 육성 등 정부의 적극적 지원이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소비자의 윤리적 소비 선택권을 넓히기 위해 앞으로도 동물실험대체시험법 제정안 통과 촉구를 비롯한 다양한 캠페인을 펼쳐나갈 것"이라며 "러쉬만의 브랜드 신념과 가치를 지켜며 고객 니즈에는 유연하게 응답할 수 있는 균형을 유지하겠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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