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기형의 대체식품 Zoom iN]④식물성 대체육 기원은 서양이 아니라 동양이다
[류기형의 대체식품 Zoom iN]④식물성 대체육 기원은 서양이 아니라 동양이다
  • 오피니언
  • 승인 2023.02.22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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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성 대체육 기원은 서양 아니라 동양...두부·세이턴·템페 등 기원전부터 즐겨 먹어
2040년 대체 단백질 시장점유율 60% 전망...대체 단백질 주류 부상
고기와 대체육 상생하는 시장 형성 필요...한우처럼 전통적 특색과 품질 갖춘 대체육 개발해야
류기형 공주대 식품공학과 교수

식물성 단백질 대체 식품 또는 줄임말로 대체 식품은 동물성 원료를 콩, 밀, 완두, 쌀 등의 식량 작물이나, 해양 조류 등에서 추출한 식물성 단백질 및 효모, 박테리아, 곰팡이 등을 배양한 단세포 단백질과 식용 곤충에서 추출한 단백질로 대체해 만든 식품을 말한다.

세계 시장에서 판매되는 대체 식품군을 살펴보면, 대체 우유, 대체 발효유 제품, 대체육을 소재로 가공한 대체 육류 가공식품, 대체 계란, 대체 건강음료 등으로, 이러한 동물성 단백질을 대체한 신제품 출시는 매년 증가하고 있다.

이는 세계 인구 증가와 국내외를 포함한 1인당 육류 소비량 증가에 따른 단백질 부족, 축산업 증가에 따른 다량의 온실가스 배출과 같은 환경 문제와 함께, 건강과 관련된 웰빙문화와 동물복지 추구 등 소비자 인식 변화로 대체 식품 선호도가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대체 식품 중에는 대체육을 소재로 가공한 대체 육류 가공식품으로 식물성 불고기, 돼지고기 볶음, 떡갈비, 육포, 고기만두와 식물성 동그랑땡, 소시지 등이 판매되고 있다. 세계적 대체육 식품기업인 비욘드미트, 임파서블푸드 등은 대체육 닭고기를 출시한 이후, 소고기 다짐육, 햄버거 패티, 소시지 등 다양한 대체육 상품을 대량으로 생산, 판매해 높은 시장 점유율을 얻고 있다.

이렇게 미국이나 서구를 중심으로 대체육과 그 가공품이 높은 판매를 보이며 인기를 끌고 있지만, 식물성 대체육의 기원은 서양이 아니라 동양이다. 식물성 대체육의 시초는, 콩 단백질을 추출, 응고시켜 성형한 두부(tofu)와, 콩을 발효한 후, 기름에 튀겨 고기의 질감을 가지는 발효 콩고기 템페(tempeh), 밀가루에서 분리한 단백질인 글루텐 반죽을 이용해 고기 식감을 살린 밀고기 세이턴(seitan)이 있는데, 이들 모두, 동양권에서 즐겨 먹던 대표적인 식물성 단백질 대체육이다.

두부의 경우, 소금을 이용한 염장기술로 장류를 제조했던 기원전 1000년대에 한반도와 남만주 지역의 동이족이 주식인 콩에 특유의 가공 기술을 적용해 만들어 먹었던 것으로 추정된다.(이철호, 동북아 한()민족 음식문화의 기원.2022) , 템페와 세이턴도 인도네시아를 비롯한 동남아와 중국에서 기원전부터 단백질 공급원으로 사용된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면, 최근 대체육은 어떻게 제조돼 우리 식탁에 오르고 있을까? 대체육은 원료에 따라 크게, , 완두, 밀 등의 식용작물 또는 해조류에서 추출한 식물성 단백질 원료를 가공해 고기와 유사한 형태, , 조직감을 구현해 낸 식물성 대체육과, 진균류 곰팡이 균사체를 이용해 고기와 유사한 섬유상 조직을 가지는 마이코프로테인 대체육, 그리고 근육 줄기세포를 배양해 근육을 구성하는 섬유소 가닥을 키워낸 형태의 배양육으로 나눌 수 있다

이 중, 식물성 대체육은 산업화돼 육류가공품에 중간 소재로 널리 이용되고 있지만, 마이코프로테인 대체육과 배양육의 시장 점유율은 매우 낮은 편이다. 특히, 고비용인 배양육은 대량 생산기술을 적용해 생산단가를 낮추는 혁신적 기술 개발과 안전성에 관한 연구도 필요한 실정이다.

실제 고기와 고수분 압출성형 대체육의 조직 비교(이미지 출처 - 공주대 식품압출성형연구센터)

대체육 가공 방법은 크게 상향식과 하향식으로 구분할 수 있다. 일차적으로 근육을 구성하는 가는 섬유소 가닥을 만든 후, 서로 결합시켜 고기와 유사한 덩어리를 만드는 상향식과 식물성 단백질 원료에 열, 압력, 힘을 가하여 섬유소 가닥이 결합한 덩어리를 만드는 것이 하향식 방법이다.

또한, 상향식에는 진균류 균체 가닥을 배양한 마이코프로테인 배양육과 근육 줄기세포를 배양해 가는 근육 섬유소 가닥을 키워내는 배양육 및 식물성 단백질을 녹인 용액을 분사시켜 마이크로, 또는 나노 크기의 섬유소 가닥을 결합하는 방사식 공정이 있다.

대표적인 하향식에는 압출성형 방식이 있는데, 식물성 단백질과 수분이 투입되면 압출성형기 내부에서 열, 압력, 기계적 에너지, 전단력 등의 복합적인 작용으로 단백질 분자간 결합이 재배열 되면서 실제 고기와 비슷한 조직감을 만들어 낸다.

과거부터 수분함량 30% 이하에서 만드는 저수분 압출성형 대체육을 소재로 한 식물성 육가공품이 주로 출시됐다. 최근에는, 고기와 유사한 70% 정도의 수분을 가진 고수분 압출성형 대체육이 개발돼 식감, 맛 등에서 고기와 유사한 대체 육류가공품이 지속적으로 출시, 판매될 것으로 예상된다.

세계은행이 발표한 세계 육류시장 전망을 살펴보면, 현재 10%의 식물성 대체육과 90% 식육으로 배분된 시장 점유율이 오는 2040년에는 식물성 대체육 25%, 배양육 35%, 식육 40%로 대대적인 변화가 예측된다. 세계 육류 시장 규모도 2022년 기준 1조 2,000억 달러(약 1,564조 원)에서 오는 2040년에는 1조 8,000억 달러(약 2,346조 원) 이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측했다. 이에 따라 식물성 대체육 시장도 오는 2027년 350억 달러(약 45조 6,225억 원) 규모의 성장을 내다보고 있다.

따라서, 인구와 1인당 고기 수요의 증가에 따른 식육 부족 문제에 대한 대안은 식물성 대체육과 배양육이 될 것이다. 앞서 예측된 식물성 대체육과 배양육의 시장점유율 차이 또한, 앞으로 연구를 통한 대체육 원료와 공정의 개선 및 영양과 맛 등의 품질 향상 노력과 전반적인 품질 개선 결과에 따라 충분히 달라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무엇보다, 다양한 원료와 기술 융합을 통해 대체육과 고기의 장단점이 상호 적절하게 보완되고 영양과 맛까지 향상된 고품질의 대체육 개발과 이를 다양한 형태의 가공육으로 출시해 고기와 대체육이 상생하는 시장 형성이 필요하다. 나아가, 국내의 우수한 식육 브랜드인 한우처럼 전통적인 특색을 지니면서 기능성과 품질 경쟁력을 모두 갖춘 대체육 소재를 활용한 식물성 K-Food가 세계 시장에 진출할 날을 기대해 본다.

류기형 공주대 식품공학과 교수 ghryu@kongju.ac.kr

[필자 소개] 류기형 교수는 미국 캔자스주립대학교에서 박사 학위, 코넬대학에서 박사 후 연구원으로 일한 후, 1994년부터 공주대학교 식품공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공주대 대학원장, 한국산업식품공학회 회장,  한국식품영양과학회 회장을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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