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실험 금지 강화하는 美·캐나다, 우리나라는?
동물실험 금지 강화하는 美·캐나다, 우리나라는?
  • 김도연 기자
  • 승인 2023.02.07 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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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동물실험 '의무'에서 '선택'으로...캐나다, 화장품 동물실험 금지 나서
우리나라, 동물실험 늘어...동물대체시험법 국회 통과 요구 목소리 커져

[데일리원헬스=김도연 기자] 미국과 캐나다가 불필요한 동물실험을 금지하기 위한 적극적 행보에 나섰다. 전 세계적으로 동물실험을 줄이기 위한 노력이 이어지는 가운데 우리나라에서도 동물대체시험법 제정에 대한 요구가 커지고 있다.

미국과 캐나다가 동물실험을 줄이기 위한 강력한 조치에 나섰다. 사진은 동물실험에 사용되는 토끼의 모습.

◆美, 동물실험 '의무'에서 '선택'으로...캐나다, 화장품 동물실험 금지 나서

미국은 지난해 말 상원이 발의한 '식품의약품화장품법 개정법안'을 통과시켰다. 신약 신청을 위해 의무화됐던 동물실험 조항이 삭제돼 동물실험 없이 미 식품의약국(FDA)에 신약 신청을 할 수 있게 됐다. 무려 80년만의 변화로 동물실험이 의약품 안전성을 담보하지 않고 동물실험을 대체할 수 있는 여러 방법이 개발됐다는 것이 그 배경이다.

그동안 신약 후보 대다수가 동물실험에 성공하고도 최종 임상실험에서 안정성을 입증하지 못하면서 동물실험 필요성에 의문이 제기돼 왔다. 신약 후보 중 90%가 동물실험에 성공한 후 최종 임상실험에서 탈락하는 실정이다. 동물실험을 대체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도 마련됐다. 개정안은 동물실험 대체 방안으로 바이오프린팅과 컴퓨터 모델링, 세포 기반 평가, 조직 칩 및 미세생리시스템 등을 제시했다.

캐나다는 화장품 연구에 동물실험을 금지하는 법안을 추진하고 있다. 단순히 연구 과정에서 동물실험을 금지하는 것을 넘어 동물실험을 한 성분이 포함된 화장품 판매까지 금지할 방침이다. 캐나다 동물보호단체들에 따르면 2020년 기준, 캐나다에서 동물실험으로 희생되는 동물 수는 한해 500만 마리 이상이다. 

장-이베스 더클로스 캐나다 보건부 장관은 2일(현지시간)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동물들의 불필요한 희생을 막기 위해 화장품 산업의 동물실험을 금지하는 법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식품의약법 개정으로 헤어 제품, 네일 광택제, 바디 크림 등 다양한 제품에서 동물실험 성분을 금지할 계획"이라며 "보건부가 개정안 세부 내용을 가다듬어 올해 8월 이후 의회 통과를 추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미국과 캐나다가 최근 동물실험 금지를 위한 의미 있는 행보에 나선 것과 별개로 이미 많은 국가들이 동물실험을 줄이려는 노력에 동참하고 있다. 현재 화장품 연구와 관련해 동물실험을 금지한 국가는 유럽연합(EU)과 영국, 호주 등 전 세계 42개국에 이른다. EU의 경우 동물실험 성분이 포함된 화장품은 판매가 금지되고 있다.

 

지난달 31일 국회에서 열린 동물대체시험법 제정을 촉구하는 6만 시민 서명 전달식.(이미지 출처 - 한국HSI 홈페이지)

◆우리나라, 동물실험 늘어...동물대체시험법 국회 통과 요구 목소리 커져

우리나라는 동물실험이 되려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농림축산검역본부의 실험동물 실태 조사에 따르면 국내에서 연구 목적으로 쓰이는 동물은 지난 2020년 414만 마리에서 2021년 역대 최고인 488만 마리로 증가했다. 

동물복지 강화를 위해 동물실험을 줄이려는 다른 나라들과 달리 동물복지를 역행하는 결과가 나오면서 동물대체시험법 제정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현재 '동물대체시험법의 개발·보급 및 이용 촉진에 관한 법률안'과 '동물대체시험 활성화법' 등 2개 법안이 발의돼 있지만 별다른 진전 없이 국회에서 계류 중이다.

국제동물보호단체 한국휴메인소사이어티인터내셔널(한국HSI)는 지난달 31일 동물대체시험법 제정을 촉구하는 국민 6만 6,000여 명의 서명을 국회에 전달했다. 이날 국회에서 열린 '동물대체시험법 제정안 통과를 위한 6만 서명 전달식'에는 동물대체시험법을 대표 발의한 남인순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동물대체시험법 활성화 법률안을 발의한 한정애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비롯해 환경부와 식품의약품안전처 등 관련 부처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서보라미 한국HSI 정책국장은 "현재 국회에 계류돼 있는 동물대체시험법의 통과는 동물실험을 대체할 새로운 방안을 활성화해 불필요한 동물 희생을 막는 디딤돌이 될 것"이라며 "동물대체실험법의 조속한 통과가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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