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헬스 단상] 동애등애 산업의 빠른 육성을 기대한다
[원헬스 단상] 동애등애 산업의 빠른 육성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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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3.02.02 1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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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애등애 사료 원료로 산업적 가치 높아...친환경 소재로도 각광
동애등애 사료 대중화까지 오랜 시간 걸려...축산농가 실질적 이득 경험해야
英 동애등애 품종 농가에 제공...우리나라도 정부·기업 나서 곤충 사료 산업 육성해야
주한수 전 미네소타 수의학대학 교수

가축 사료의 단백질과 에너지는 주로 콩과 옥수수에서 얻어진다. 이들 사료 작물 생산이 세계적으로 한계점에 도달하고 있어 이를 대체할 수 있는 물질을 오랫동안 찾아 왔다. 지난 10여 년 동안 사료 중 단백질 대체 물질로 거론된 여러 가지 중에 동애등애(BSF:Black soldier fly), 집 파리, 밀웜(Mealworm), 누에(Silkworm) 등의 곤충 사료가 가장 많이 알려졌고 현재 관련한 여러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이들 곤충 사료 중에서 BSF 유충과 번데기는 영양학적으로 고단백, 고지방이 증명돼 사료 원료로 산업적 가치가 높다. BSF는 전 세계적으로 2천여 종 이상, 우리나라에도 10여 종 이상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BSF는 특히 음식물 쓰레기 등 유기성 폐자원을 처리하는데 이용될 수 있어 친환경 소재 산업로도 각광받고 있다. 현재 BSF 산업은 세계적으로 많은 투자를 바탕으로 빠른 성장을 보이고 있으며 특히 유럽연합(EU) 국가에서는 앞으로 5년 이내에 많은 농가에서 실질적으로 대체 사료로 이용되리라 전망되고 있다.

우리 정부도 곤충을 첨단 생명 소재 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해 지난 2021년 4월 곤충 산업 육성 종합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기업들의 움직임도 본격화 돼 전북 김제 CIEF는 대규모 생산 시설을 갖췄으며 충북 괴산의 BSF farm은 지난해 2월 곤충 단백질 건조 분말을 생산하는 단미사료 제조업을 등록했다.

그러나 BSF 단미사료가 실제 축산농가에서 사용되기 위해서는 몇 가지 문제점이 있다. 우선 우리나라에서는 모든 사료가 사료공장에서 만들어지는 만큼 사료 회사들의 적극적 참여가 필요하며 농장에서도 비용 대비 생산성 비교 성적을 정확히 인식할 수 있어야 해 실제 사용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축산 농가들이 직접 자기 농장에서 BSF 유충을 기르며 비용을 줄이고 유충들을 사료에 첨가해 가축 사양 시험을 하면서 실질적인 이득을 경험한다면 보다 빠른 정착이 이뤄지리라 본다.

DiGiacomo & Leury; Review, Insect meal: a future source of protein feed for pig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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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BSF는 아무 공간에서 비싼 시설 없이 온습도만 적절히 조절되면 어렵지 않게 유충 및 번데기를 생산할 수 있다. 위 그림 1에서는 간편한 사육 시설과 BSF를 보여주며, 그림 2에서는 BSF의 알 생산 케이지(A) 및 단계별로 자란 유충(B, C, D)을 보여 준다. 이들 BSF의 먹이로는 각종 음식 폐기물, 찌꺼기를 사용해 생산 비용이 저렴하다. 심지어 양돈장에서는 돼지 분뇨를 먹이로 사용할 수도 있다.

그림 3(이미지 출처 -DiGiacomo & Leury; Review, Insect meal: a future source of protein feed for pigs?)
그림 3(이미지 출처 -DiGiacomo & Leury; Review, Insect meal: a future source of protein feed for pigs?)

그림 3에서처럼 서로 다른 음식물 찌꺼기를 이용해 7일 동안 기른 BSF 유충 크기를 비교했을 때 큰 차이점을 볼 수 없었다. BSF 유충이 먹고 배출시킨 분변 또한 훌륭한 비료로 사용된다. 돼지에게는 BSF 유충이 식감이 좋고 쉽게 소화될 수 있으며 영양가가 높은 사료 첨가제로 인정돼 이유 직후 사료 전환기에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양돈에서는 항균 및 면역 증진 효과도 보여주고 있어 돼지 사료 첨가제로 애용될 것으로 전망된다.

영국은 곤충 사료 육성을 위해 몇 가지 BSF 품종을 농가에 제공하고 각 농장에서 직접 알을 부화시켜 5~14일 기른 뒤에 별다른 가공 없이 사료에 첨가해서 사용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농촌진흥청 같은 기관에서 성능이 우수한 BSF 성충을 선발해 축산 농가에 분양하고 양돈, 양계장에서 직접 곤충 사료를 생산하고 이용할 수 있도록 지도한다면 활성화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나아가 민간 기업도 BSF 단미사료 생산뿐만 아니라 축산 농가들에 BSF 분양 및 농장 내 생산 현장 지도 등의 협업을 진행하면 곤충 사료 산업의 빠른 정착이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주한수 전 미네소타 수의학대학 교수 hansoo.joo@gmail.com

[필자 소개] 서울대 수의학과 졸업 후 호주에서 석박사 과정을 거쳐 미국 미네소타 주립대 수의과 대학 교수로 35년간 재직 후 은퇴했다. 현재 양돈분야 전반에 걸친 컨설팅 업무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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