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팬데믹 원인된다"...中 세계 최대 '돼지 호텔' 두고 비판 목소리↑
"새로운 팬데믹 원인된다"...中 세계 최대 '돼지 호텔' 두고 비판 목소리↑
  • 김도연 기자
  • 승인 2023.01.30 12:3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中 후베이성에 26층 규모 돼지 호텔 건설...환경·동물단체 일제히 비판
돼지 호텔, 높은 밀집에 환기 부족...새로운 팬데믹 원일 될 수 있어
기후변화 대응과도 거리 있어...동물복지 침해도 논란
후베이성에 건설 중인 세계 최대 규모 돼지 호텔(이미지 출처 - 웨이보)
후베이성에 건설 중인 세계 최대 규모 돼지 호텔(이미지 출처 - 웨이보)

[데일리원헬스=김도연 기자] 중국이 세계 최대 고층 돼지 사육 농장, 일명 '돼지 호텔'을 건설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국제 환경 및 동물보호단체들의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고 식품전문매체 푸드인그리디엔트퍼스트가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좁은 실내에 돼지를 대량 사육하는 방법은 새로운 가축 전염병의 원인이 될 수 있으며 기후변화 대응과 동물복지에도 악영향을 미친다는 지적이다.

중국은 지난 2018년 발생한 아프리카돼지열병(ASF)으로 돼지 2억 2,500만 마리가 폐사하는 등 자국 양돈산업이 심각한 피해를 입자 돼지 생산량을 늘리고 생물보안을 강화하기 위해 2019년부터 고층의 돼지 호텔 건설에 나섰다. 현재 구이강시에 12층 규모의 돼지 호텔이 운영 중이며 광둥성에는 무려 다층 돼지 호텔 170여개가 건설됐다.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후베이성에는 26층 규모의 세계 최대 돼지 호텔을 건설 중이다. 연간 120만 마리의 돼지 도축이 가능한 규모다.

돼지 호텔은 인공지능(AI)으로 돼지 발열과 공기순환 상황을 체크하고 로봇이 사료를 급여하고 소독한다. 기존 보다 토지 사용 효율을 3배 이상 높고 폐수를 자동 정화하며 분뇨를 분해해 비료를 만든다. 무엇보다 첨단 기술을 활용해 돼지를 안전하게 대량 생산할 수 있다는 것이 돼지 호텔이 내세우는 최대 장점이지만 많은 전문가와 환경보호단체들은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다. 

후베이성에 건설 중인 돼지 호텔이 자동 환기 장치를 구축할 예정이지만 고층 빌딩의 인위적인 환기 시스템은 야외 농장의 환기에 비해 덜 효과적이란 지적이다. 실내에서 돼지를 키우는 돼지 호텔의 생물보안 수준이 야외에서 풀어 키우는 돼지 사육보다 낮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국제환경단체 식물 '기반 협약(The Plant Based Treaty)'의 애니타 크랜치 글로벌 캠페인 코디네이터는 "환기가 제대로 되지 않는 1개층에 돼지 1,000마리 이상이 있는 돼지 호텔의 높은 혼잡도는 전염병이 발생하고 확산되기 좋은 조건"이라며 "코로나19역시 고층 빌딩에서 빈번환 확산을 보였다"라고 지적했다.

국제동물보호단체인 '동물을 인도적으로 사랑하는 사람들(PETA)'의 미미 베케치 유럽 부대표는 "가축을 좁고 불결한 환경에 가두 키우는 행위는 필연적으로 질병을 부를 수밖에 없다"라며 "돼지 호텔이 새로운 팬데믹의 원인이 될 수 있다"라고 주장했다.

더크 파이퍼 홍콩 시립대 원헬스 석좌교수도 "가축의 밀도가 높을수록 감염성 병원체 확산과 증폭 위험이 커질 뿐만 아니라 돌연변이 가능성도 높다"라고 말했다.

돼지 대량 생산을 위한 시설이 기후변화 대응과도 역행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육류 생산 과정에서 많은 탄소를 배출하는 만큼 돼지고기 소비를 줄이고 새로운 단백질 공급원을 개발해야 하는 상황에서 돼지 공급을 늘리기 위해 대규모 돼지 호텔을 짓는 것은 오는 2060년까지 탄소중립 실현하겠다는 중국 정부의 발표와는 반대되는 것이란 지적이다. 

동물보호단체들도 심각한 동물복지 침해를 이유로 중국의 돼지 호텔 건설을 비난하고 있다.

미미 베케치 PETA 유럽 부대표는 "돼지는 지각이 있는 동물로 좁은 공간에 갇히게 되면 고통과 두려움, 고립감으로 인한 스트레스를 받게 된다"라며 "호기심 많고 예민한 돼지들을 좁은 공간에 가둬 놓고 기르는 돼지 호텔은 사실상 '돼지 감옥'이다"라며 성토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