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이어지는 이상 기후·전쟁...최빈국 굶주림 더 심해진다
올해도 이어지는 이상 기후·전쟁...최빈국 굶주림 더 심해진다
  • 김도연 기자
  • 승인 2023.01.16 11: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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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량 수입 의존도 높은 국가 위기 가중...최빈국, 식량 불안이 사회 불안으로
올해, 지난해보다 이상 기후 피해 더 커...전쟁으로 곡물 생산량 감소 전망
식량 관련 보호 무역주의 심화 전망...전 세계 식량 시스템 재편 시급
고온과 가뭄으로 말라버린 농작물

[데일리원헬스=김도연 기자] 이상 기후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올해도 전 세계 식량 위기가 가중될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특히 저개발 국가의 빈곤과 굶주림이 더욱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다.

영국의 금융기관 바클레이즈(Barclays)는 최근 발표한 '글로벌 식량 시스템에 커지는 압력'이란 제목의 보고서에서 극심한 더위와 가뭄, 홍수 등으로 대변되는 이상 기후와 전 세계 곡물 생산량의 30% 이상을 차지하는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전쟁으로 지난 수년간 개선돼 온 지구촌의 빈곤과 식량 부족 사태가 다시 악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바클레이즈는 데이터 기반 분석을 통해 경제와 인구 변화, 극격한 사회 변화가 시장과 개별 산업, 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는 '임팩트 시리즈'라는 일련의 보고서를 발표해오고 있다. 이번 보고서는 10번째 임팩트 시리즈 보고서다.

보고서는 지난해 고점에 도달한 전 세계 식품 가격이 현재는 다소 완화된 상황이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며 이 때문에 수입 의존도가 높은 국가는 올해도 식량 공급에 큰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로 인해 식량보안이 취약한 최빈국은 식량 불안이 사회 불안으로 이어지고 국민들이 먹을 것을 찾아 이동하는 이주 현상이 두드러질 것으로 내다봤다.

극심한 더위와 장기화되고 있는 가뭄, 전례를 찾기 힘든 홍수 등은 전 세계 다수 지역에서 곡물 생산량을 좀먹고 있다. 이미 '히트(Heat)인플레이션'이란 말이 생길 정도로 이상 고온 현상이 전 세계에서 지속되고 있으며 홍수와 서리, 산사태로 인한 피해도 커지고 있다.

지난해 7월부터 10월까지 이어진 폭우로 파키스탄은 국가의 30% 이상이 물에 잠겼다. 이로 인해 농작물 절반이 피해를 봤고 파키스탄의 채소 가격은 500% 폭등했다. 에티오피아와 소말리아, 지부티, 에리트레아 등 아프리카 지역에선 지난해 극심한 가뭄으로 수백만 명이 물을 찾아 이주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영국과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스페인 등 유럽 전역에선 지난해 기록적인 폭염으로 옥수수와 해바라기, 대두 등 여름 농작물이 심각한 피해를 입었다.

바클레이즈는 올해 이상 기후로 인한 피해가 지난해보다 더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국내총생산(GDP)에서 농업 비중이 큰 국가들은 기후변화로 더 큰 위기에 놓이게 될 전망이다.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곡물 생산량 감소와 무역 차질은 전 세계 공급망 혼란을 가중시킨다. 우크라이나는 전쟁 발발 전 한 달에 평균 600만 톤의 곡물과 유지종자를 수출했지만 지난해 3월 전쟁이 시작된 이후에는 월 평균 수출량이 350만 톤으로 줄었다. 전쟁으로 지난해 봄 파종을 제대로 못하면서 올해 우크라이나의 곡물과 옥수수, 해바라기 씨 생산량은 전년 대비 최대 30% 이상 감소할 전망이다.

이 같은 우크라이나 전쟁 영향은 직접적인 곡물 가격 상승 외에 국제사회의 제재에 맞서는 러시아의 가스와 비료 공급 제한으로 에너지 및 비료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 미국 농무부(USDA)에 따르면 농사 관련 비용 지출 중 비료 비중이 평균 35%에 이른다.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올해도 전 세계 식품 가격이 높은 수준을 유지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이로 인해 일부 곡물 생산국이 곡물 수출을 통제하는 보호 무역주의가 나타나며 글로벌 식품 공급망에 또 다른 위험으로 부상할 전망이다.

전쟁과 이상 기후, 비용 상승으로 인한 영향(이미지 출처 : 바클레이즈 리서치)

바클레이즈는 "우크라이나 전쟁은 국지적 충격이 어떻게 국제 공급망을 통해 연쇄적으로 확산되는지를 너무나 극명하게 보여주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전 세계 칼로리 공급원의 40% 이상을 차지하는 밀과 옥수수, 쌀이 소수의 국가에서 대부분 생산되는 상황이 보호 무역으로 이어져 전 세계 식량 공급망을 더욱 교란시킬 위험이 커지고 있다"라며 "지속 가능한 식량 생산과 농업 방식 개선을 위한 구체적 계획을 마련하는 글로벌 식량 시스템의 구조적 변화가 시급하다"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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