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수정으로 아프리카돼지열병 확산된다...웅돈 정액 통해 바이러스 전파 확인
인공수정으로 아프리카돼지열병 확산된다...웅돈 정액 통해 바이러스 전파 확인
  • 김도연 기자
  • 승인 2023.01.13 1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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웅돈 정액으로 ASFV 수퇘지·자돈에 전파...인공수정, ASFV 대체 감염 경로로 지목돼
인공수정으로 ASFV가 확산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사진은 ASF 검사를 위해 돼지 혈청을 채취하는 모습.
인공수정으로 ASFV가 확산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사진은 ASF 검사를 위해 돼지 혈액을 채취하는 모습.

[데일리원헬스=김도연 기자] 웅돈(거세하지 않은 수퇘지) 정액을 통해 아프리카돼지열병 바이러스(ASFV)가 암퇘지와 자돈에 전파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웅돈 정액을 이용한 대규모 인공수정으로 자돈을 생산하는 현재의 양돈 시스템에 큰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축산전문매체 더피그사이트는 12일(현지시간) 독일 진단 바이러스학 연구소와 미국 아이오와주립대 수의학 진단 및 동물 의학과 등 독일과 미국의 바이러스 및 동물 의학 전문가들로 이뤄진 연구팀이 과학 학술지 MDPI에 발표한 'ASFV 대체 전파 경로로서의 인공수정' 보고서를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백신과 치료제가 없어 한번 발병하면 해당 지역 돼지의 몰살을 부르는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은 현재 양돈업을 위협하는 가장 큰 위협이다. ASFV에 감염된 돼지로 인한 직접 전파 외 다양한 대체 감염 경로가 존재하지만 현재의 기술로는 상당수의 감염 경로를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이번 연구는 인공수정을 통해 ASFV가 수퇘지에서 암퇘지로 전파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연구팀은 수퇘지 4마리와 암퇘지 14마리, '변종 에스토니아 2014'로 명명된 ASFV를 사용해 실험을 진행했다. ASFV 균주를 수퇘지 4마리 근육에 접종한 뒤 매일 혈액과 정액을 채취했다. ASFV는 접종 후 2일 만에 수퇘지 정액 샘플에서 발견됐지만 인공수정을 위한 정액 품질에는 영향이 없었다.

수퇘지 정액으로 인공수정을 진행했고 경과를 살폈다. 인공수정 후 암퇘지 14마리 중 7마리가 일주일 안에 ASFV 양성 반응을 보였다. 나머지 암퇘지도 모두 35일 안에 ASFV 양성 판정을 받았다. 임신한 새끼 돼지 13마리 중 12마리는 모돈의 고열과 함께 유산됐다. 태아 조직에선 복제된 ASFV와 이로 이한 기형이 발견됐다.

이를 통해 연구팀 인공수정을 통해 ASFV가 수퇘지에서 암퇘지와 자돈으로 매우 높은 확률로 전파된다고 결론내렸다. 수퇘지에 접종한 뒤 이틀 만에 정액에서 발견된 ASFV는 관련 반응 검사에서 최소 20일 동안 양성 반응을 유지했다. ASFV 감염에도 암퇘지의 임신에는 영향이 없었지만 모돈의 고열로 자돈이 유산됐고 유산된 태아 조직에선 ASFV가 발견됐다.

연구팀은 "양돈업이 ASF에 더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인공수정 과정에서의 ASFV 전파 위험을 제대로 평가하고 이를 적절히 대비해야 한다"라며 "암퇘지의 ASF 가염 여부를 조기에 탐지하지 못하면 ASFV 감염된 웅돈 정액을 이용한 인공수정으로 막대한 손실을 입을 수 있다"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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