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로 美·유럽 계란값 '급등세' 지속...국내 가격은 설 앞두고 '안정세'
AI로 美·유럽 계란값 '급등세' 지속...국내 가격은 설 앞두고 '안정세'
  • 김도연 기자
  • 승인 2023.01.11 12: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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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로 지난해 美·유럽 대규모 살란계 살처분...계란 생산량 감소로 가격 크게 올라
우리나라, AI 피해 적어...정부 비축물량 풀고 수입 늘려 가격 하락 우려도
AI로 새해 전 세계 계란 가격이 큰 영향을 받을 거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사진은 마트 계란 판매대.

[데일리원헬스=김도연 기자] 조류인플루엔자(AI) 확산으로 미국과 유럽의 계란 가격이 급등세를 이어가고 있다. 우리 정부는 수입 계란을 시장에 풀며 혹시 모를 AI 확산으로 인한 공급 부족에 대비하고 있다.

프랑스 국가 위원회 계란 진흥 분과의 최근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유럽의 계란 생산량은 3%, 미국은 4.6%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계란 생산량 하락은 미국과 유럽 지역에서 광범위하게 발생한 AI에 따른 산란계 살처분의 영향 때문이다. 유럽식품안전국에 따르면 지난해 유럽에서 적어도 5,000만 마리의 산란계가 살처분됐다. 미국질병통제센터는 같은 기간 AI로 5,783만 마리의 닭이 살처분됐다고 밝혔다.

AI 확산으로 인한 산란계 살처분은 급격한 계란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 유럽 전역의 계란 가격은 지난해 11월에서 12월 사이에만 평균 69.3%가 올랐다. 유럽연합(EU) 국가 중 지난해 계란 가격이 가장 크게 오른 나라는 헝가리로 상승율이 125.4%에 달했다. 독일이 106%, 네덜란드가 90.6%로 뒤를 이었다.

상황은 미국도 마찬가지다. 미국의 12월 평균 계란 가격은 12개 기준 5.4달러(약 6,746원)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3월 기록한 평균 1.4달러(약 1,750원)의 4배 가까운 가격이다. 미국의 최근 3년 평균 계란 가격은 1달러(약 1,248원) 수준이었다. 공급 부족으로 캘리포니아 등 일부 지역에선 판매 가격이 7달러(약 8,736원)를 넘어섰다는 현지 보도도 나왔다.

반면 우리나라 계란 가격은 성수기인 설을 앞두고도 소폭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공급이 많고 AI 피해가 적어 전반적으로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다. 오히려 정부가 AI 확산에 대비해 계란 수입을 확대하고 비축 물량을 풀면서 산란계 농가에선 가격 하락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정부는 지난해 말 AI에 대비해 비축한 계란 1500만 개의 유통기한이 임박하자 판매 가격보다 낮게 시장에 풀었다. 여기에 국내 AI 확산 우려에 대비해 스페인산 계란 121만 개를 수입해 설 연휴 전에 시장에 공급하기로 했다. 정부는 현재까지 국내에 AI 피해가 크지 않지만 이번 달까지 철새 유입이 계속되고 있어 언제든 AI가 확산할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이다. AI 확산으로 계란 공급이 줄어드는 것을 막기 위해 적극적으로 선제적 조치를 취하고 있는 셈이다.

이에 대해 안두영 대한산란계협회 회장은"현재 국내 계란값은 특별한 오름세 없이 평년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라며 "국내에 AI 피해가 적고 공급이 충분한 상황에서 수입 물량을 푸는 것은 산란계 농가에 큰 피해를 줄 수 있다"라고 주장했다.

미국, 유럽과 달리 현재 국내 계란 가격이 안정세를 보이고 있지만 새해 전 세계적으로 계란 가격 오름세는 지속될 전망이다. 

유럽계란가공업협회는 올해도 전 세계 계란 가격이 AI와 우크라이나 전쟁의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했다. 곡물과 에너지값 상승으로 증가한 계란 생산 비용이 계란 판매 가격으로 전이된다. AI와 우크라이나 전쟁 상황이 개선될 수도 있지만 현재로선 아무도 그 시점을 예단할 수 없다는 분석이다.

시장조사기관 라보뱅크도 지난달 발표한 2023년 가금류 시장 전망 보고서에서 올해 전 세계에서 가금류 및 계란 수요가 증가하지만 공급이 제한될 것으로 내다봤다. 보고서는 AI를 올해 전 세계 가금류 및 계란 가격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꼽았다. 만약 AI 사태가 남미, 특히 세계 최대 산란국인 브라질로 확산한다면 가격 상승을 막을 수 없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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