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그런 거 아니야?"...산업 별로 '그린워싱' 기업 소비자 반응 다르다
"원래 그런 거 아니야?"...산업 별로 '그린워싱' 기업 소비자 반응 다르다
  • 송신욱 기자
  • 승인 2023.01.09 11:5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선입견 따라 그린워싱 기업 반응 달라...석유 및 가스 관련 기업 그린워싱에 더 관대해

[데일리원헬스=송신욱 기자] 특정 산업에 대한 대중의 인식이 '그린워싱(Greenwashing)'에 대한 일종의 면죄부로 작용하고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그린워싱은 기업이 환경보호와 탄소중립을 위한 자신의 활동을 과장하는 행위를 말한다. 지난해 11월 이집트에서 열린 제27차 유엔 기후변화 당사국 총회(COP27)에서 기업들의 그린워싱 문제 제기가 이뤄진 후 많은 나라에서 이슈가 되고 있다.

키프로스 국립대학교와 호주 퀸즐랜드대학교, 그리스 펠로폰네소스 대학교로 구성된 연구팀은 최근 국제 학술지 'The Journal of Management Studies'에 발표된 '도덕적 보험으로써의 선입견 : 선입견은 어떻게 그린워싱 기업의 피해를 줄이는가' 보고서에서 전 세계 소비자가 그린워싱을 한 석유 및 가스 관련 기업 등 소위 환경에 악영향을 미친다고 알려진 산업에 속한 기업에 어떻게 반응하는지 분석했다. 

연구팀은 두 가지 결과를 가정해 연구를 진행했다. 석유 및 가스 관련 기업처럼 소비자가 이들의 활동이 환경오염에 나쁜 영향을 미친다고 이미 인식하고 있는 경우 그린워싱을 한 기업을 불매 등 적극적인 소비자 행동으로 처벌하는 경우와 그렇지 않은 경우를 가정했다.

연구팀은 지난 15년 동안 전 세계 47개국의 7,365개 기업 활동을 추적해 이들의 환경보호 관련 활동과 그린워싱 여부를 분석했다. 이후 소비자 인식에 따라 '더러운(dirty) 산업', '깨끗한(clean) 산업', '중립(neutral) 산업'으로 분류해 소비자 458명에게 세 가지 산업 중 하나에 속한 기업의 환경보호 계획을 담은 성명서를 제공했다. 더러운 산업의 예로는 석유과 가스, 깨끗한 산업에는 풍력발전, 중립산업에는 문구류를 제시했다.  

성명서에서 기업들은 모두 정직과 무결성, 지속 가능한 성장을 핵심 가치로 꼽았다. 속한 산업의 분류만 다를 뿐 내용은 모두 같았다. 다음으로 연구팀은 실험 대상자에게 해당 기업들이 발표한 성명서 대로 활동했는지, 그린워싱 여부를 담은 독립된 외부 기관의 환경 감사 결과를 제공했다.

그 결과 더러운 산업으로 분류된 기업의 그린워싱 행위에 소비자들은 깨끗한 혹은 중립 산업으로 분류된 기업의 그린워싱보다 훨씬 관대한 반응을 보였다. 평소 환경 오염과 관련이 적다고 인식된 산업에 속한 기업의 경우 그린워싱으로 인한 소비자 저항이 거셌지만 석유 및 가스 관련 기업 등 평소 환경에 나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인식된 산업에 속한 기업의 그린워싱에는 소비자 저항이 상대적으로 크지 않았다.

연구팀은 그 이유로 소비자들이 '사내 아이가 다 그렇지(boys will be boys)'라는 인식을 가지고 있는 것이 큰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이미 환경에 나쁜 영향을 미친다고 알고 있었던 만큼 실제 더 나쁜 영향을 미쳤음에도 별다른 문제의식을 갖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문제의식은커녕 많은 소비자가 이들 기업의 그린워싱을 당연하게 생각하는 경향도 보였다.

연구의 주저자로 참여한 아담 오스틴 케이 퀸즐랜드 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는 "소비자들이 그린워싱 기업을 적극적으로 불매할 거라는 기대가 있지만 이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나타났다"라며 "소비자들의 자발적 불매 등 적극적인 행동을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에 대중의 머릿속에 환경 오염에 악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인식된 산업에 속한 기업이 그린워싱을 할 경우 각국 정부가 더 강하게 처벌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