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영수 다움농장 대표 “동물복지 축산농가 확대되려면 생산자·소비자·정부 인식 모두 높아져야“
손영수 다움농장 대표 “동물복지 축산농가 확대되려면 생산자·소비자·정부 인식 모두 높아져야“
  • 김도연 기자
  • 승인 2022.12.14 10: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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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정읍 다움농장, 방목형 한우농가로서 전국 최초 동물복지 축산농장 인증 획득
방목 목초 사육, 항생제 투여 없이도 면역력 향상 등 이점
동물복지 축산 긍정적인 인식 확산이 지속 가능한 축산업 발전 위한 토대

[데일리원헬스=김도연 기자] "동물복지 축산농가 확대를 위해서는 생산자, 소비자, 정부 모두의 노력이 필요합니다. 생산자는 수익 창출뿐만 아니라 안전한 먹거리 생산에 힘써야 하며, 소비자는 일반 축산물에 비해 가격은 저렴하지 않더라도 건강하게 생산한 고품질의 축산물을 기꺼이 소비할 수 있어야 합니다. 정부 또한 동물복지 축산농가를 위한 지원책 등 관련 제도를 확대 마련해야 합니다."

손영수 다움농장 대표 (이미지 제공 : 다움농장)
손영수 다움농장 대표 (이미지 제공 : 다움농장)

손영수 다움농장 대표는 동물복지 축산농가가 확대되고 더 건강한 축산물이 소비자에게 사랑받기 위해서는 동물복지 축산에 대한 관심이 더 높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생산자, 소비자, 정부 모두가 동물복지 축산에 대해 긍정적인 인식을 갖고 더 큰 관심을 기울일 때 건강하고 지속가능한 축산업으로 발전할 수 있다는 생각이다.

전북 정읍시 북면에 위치한 다움농장은 최근 방목형 한우농가로서는 전국 최초로 동물복지 축산농장 인증을 획득했다. 4만 9,500m2 초지에서 280여 마리의 소를 기르고 있는 다움농장은 지난 2018년 농림축산식품부 방목생태 축산농장으로 지정된 것을 시작으로 2019년 깨끗한 축산농장 인증, 2021년 무항생제 축산물 및 안전관리인증(HACCP) 획득에 이어 지난 10월에는 동물복지 축산농장 인증까지 받았다. 

다움농장이 이번에 획득한 동물복지 축산농장 인증제도는 동물을 인도적으로 기르는 농장을 국가가 인증하고 해당 농장에서 생산되는 축산물에 '동물복지 축산농장 인증마크'를 표시하는 제도다. 일반 한우 농가의 소 한 마리당 사육 면적이 7m2라면, 동물복지 축산농장은 그의 두 배인 14m2가 마련돼야 한다. 동물이 건강하게 자랄 수 있는 안락한 환경 조성이 필수다.

귀농 전 요가 강사로 일하며 평소 남들보다 건강에 관심이 많았던 손 대표는 소 역시 건강하게 키우고 싶다는 욕심이 컸다. 방목생태 축산농장이 지금보다 더 활성화되지 않았던 지난 2017년 손 대표가 직접 발로 뛰며 방목생태 축산농장을 시작한 이유다. 

손 대표는 "방목생태 축산농장 시작 당시 전북에서는 사례가 없어 허가받는데만 1년이 걸렸다"라며 "국립축산과학원 등에 직접 자문을 구하는 등 허가를 받기 위해 많은 노력이 필요했다"라고 밝혔다. 

그는 "농장을 시작하는 데도 어려움이 있었지만 실제로 농장을 운영하면서 마주한 또 다른 현실적인 문제가 있었다"라며 "소를 넓은 초원에서 뛰어놀게 하고 소비자에게도 건강한 축산물을 제공하고 싶다는 이상적인 생각에서 방목생태 농장을 조성했지만 축산물을 어떻게 판매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은 부족했다"고 말했다.

동물복지 축산물이라고 하면 소비자의 반응이 좋을 줄 알았는데 생각만큼 널리 알려지지 않아 판로 확보가 쉽지 않았다. 그러나 올해 초 농림축산식품부가 운영하는 친환경 축산목장 전용 플랫폼 '유기농 방목마켓'에 입점하면서 다움농장이 생산해 판매하는 한우가 소비자에게 큰 인기를 얻고 있다. 구매 예약을 받기 시작한 지 이틀 만에 품절될 정도다.

다움농장 한우는 소가 어미젖을 떼는 3개월령부터 방목을 시작해 출하할 때까지 거의 전 생애주기 동안 초원의 풀을 먹고 자란다. 곡물 사료가 아닌 목초를 섭취하도록 하는 목초 사육 '그래스페드(Grass-fed)' 방식이다.

방목형 한우 농가로서는 전국 최초로 동물복지 축산 농장 인증을 획득한 전북 정읍시 북면 소재 다움농장 (이미지 제공 : 다움농장)
방목형 한우 농가로서는 전국 최초로 동물복지 축산 농장 인증을 획득한 전북 정읍시 북면 소재 다움농장 (이미지 제공 : 다움농장)

손 대표는 방목 목초 사육의 장점으로 항생제를 쓰지 않고도 소를 건강하게 기를 수 있다는 점을 꼽았다. 방목 사육을 하면 소의 활동량이 많아 일반 사육한 소에 비해 내장 기관이 튼튼하고 체격과 건강 상태가 좋다. 면역력이 높아 질병 발생이 적어 항생제를 사용할 필요가 없다. 항생제 사용이 줄고, 초지가 탄소를 흡수하는 역할을 하니 탄소중립에도 기여한다.

목초 사육한 한우는 균형 잡힌 영양소 섭취에도 도움을 준다. 곡물 비육 한우에는 오메가 6가 오메가3 보다 훨씬 높은 비율로 포함돼 있지만 목초 사육 한우에는 두 영양소가 고르게 함유돼 있다. 지난 2017년 경상대 연구자료에 따르면, 풀을 먹여 사육한 소고기에는 오메가 6와 오메가 3가 각각 4대 1 비율로 함유돼 있어, 세계보건기구(WHO)가 권장하는 하루 섭취 비율을 충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움농장은 앞으로도 동물복지 축산농가라는 타이틀에 걸맞게 소가 스트레스 없이 최적의 환경에서 자유롭게 자랄 수 있도록 하는데 주력해 소비자에게 더 건강한 축산물을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손 대표는 "축산물을 생산하는 농장 차원을 넘어 다움농장을 '힐링팜'으로 만드는 것이 장기적인 목표"라며 "많은 사람이 농장에 와서 소가 뛰어노는 풍경과 함께 건강한 음식을 즐기고 힐링할 수 있는 농장을 만들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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