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타르 월드컵 탄소배출량 러시아 월드컵의 2배 이상...커지는 '그린워싱' 논란
카타르 월드컵 탄소배출량 러시아 월드컵의 2배 이상...커지는 '그린워싱' 논란
  • 김도연 기자
  • 승인 2022.11.21 13: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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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타르 월드컵으로 467만 톤CO2e 탄소 배출...전 대회 2배 이상↑
경기장 건설·경기 관람 등으로 막대한 탄소 배출 발생...피파 예상치 크게 웃돌아
피파·카타르 최초의 '탄소중립 월드컵' 공언했지만 탄소 회수 계획 현실성 없어
친환경 월드컵을 표방한 카타르 월드컵이 많은 탄소 배출로 그린워싱 논란이 일고 있다.

[데일리원헬스=김도연 기자] 20일(현지시간) 개막한 카타르 월드컵이 지난 2018년 러시아 월드컵보다 2배 이상 많은 탄소를 배출할 것으로 전망됐다. 친환경 월드컵을 표방한 이번 대회를 둘러싼 '그린워싱(Green Washing)' 논란이 더욱 커지고 있다.

가정에서의 에너지 사용과 탄소 배출 절감을 위한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는 영국의 '더 에코 익스퍼츠(The Eco Experts)'는 이번 카타르 월드컵과 관련한 탄소배출량을 467만 톤CO2e로 예상했다. CO2e는 온실가스 배출량을 이산화탄소로 배출량으로 환산한 것으로 467만 톤CO2e은 직전 대회인 2018 러시아 월드컵의 2배 이상이다.

더 에코 익스퍼츠는 이번 대회 진행을 위해 300만 톤CO2e의 탄소가 배출될 것으로 전망했다. 가장 많은 탄소는 경기장 건설에서 발생했다. 7개 스타디움을 짓는 과정에서 202만 톤CO2e의 탄소가 배출됐다. 이는 피파가 예측한 89만 톤CO2e를 2배 이상 넘어서는 수치다. 경기장 잔디 관리를 위해 하루 1만 리터 이상의 물을 사용하는 데서도 경기 기간 2만 7,439톤CO2e의 탄소가 배출된다.

월드컵 관람객으로 잏나 탄소 배출량은 221만 톤CO2e에 이른다. 카타르 월드컵 조직위원회에 따르면 이번 대회를 직접 보기 위해 전 세계에서 150만 명의 축구팬이 카타르를 찾을 전망이다. 이는 1962년 이후 열린 월드컵 중 가장 적은 숫자이자 최근 열린 2010 남아공 월드컵, 2014 브라질 월드컵, 2018 러시아 월드컵과 비교해도 절반 이하에 그친다. 하지만 관람객 대부분이 비행기로 카타르까지 이동하면서 막대한 탄소를 배출한다. 아프라카나 남미, 유럽은 다수의 국가가 월드컵에 참가하면서 비교적 짧은 거리 이동으로 관람이 가능했지만 이번 대회에 참가하는 중동 국가는 개최국 카타르를 제외하면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 뿐이다. 참가국이 많은 남미와 유럽국가 팬들은 긴 거리를 이동해야 한다.

더 에코 익스퍼츠는 개최국인 카타르의 부족한 숙박시설도 탄소 배출량 증가의 원인으로 꼽았다. 카타르 조직위는 관람객 수용을 위해 컨테이너로 임시 호텔을 만드는 등 숙박시설 확충에 힘쓰고 있지만 카타르 내 숙박공간은 17만 5,000여 개로 150만 명으로 예상되는 관람객을 수용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이로 인해 인접국인 오만과 사우디아라비아, UAE 등에 숙소를 잡고 카타르로 이동하는 관람객이 백만 명 이상될 전망이다. 이러한 추가적인 이동으로 배출되는 탄소량도 증가한다.

월드컵 참가국들이 배출하는 탄소량도 적지 않다. 32개국 참가팀이 배출하는 탄소량은 364만 톤으로 대다수가 대회 참가를 위한 비행기 이동으로 발생한다. 대회 참가를 위해 8,000마일을 비행하는 아르헨티나가 가장 많은 탄소를 배출하며 우루과이와 호주, 코스타리카 등이 뒤를 이었다.

이번 월드컵을 위해 새로 건설된 루사일 스타디움. 최대 8만 명을 수용할 수 있다.

국제축구연맹(FIFA)와 개최국인 카타르는 탄소중립을 강조하며 이번 월드컵을 그 어떤 대회보다 친환경적으로 치를 것임을 강조했왔다. 대회 기간 전기차 운행과 화석 연료 사용 절감, 대규모 녹지조성, 경기장 해체 후 재활용 등으로 월드컵으로 배출되는 탄소를 100% 회수해 최초의 탄소중립 월드컵을 실현할 것이라고 공언해왔다. 하지만 더 에코 익스퍼츠는 이 같은 공언을 허언으로 판단했다. 카타르가 발표한 다양한 친환경 프로젝트로 상쇄할 수 있 탄소배출량은 54만 톤 정도로 이는 월드컵으로 발생하는 전체 탄소배출량의 10.4%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이번 카타르 월드컵이 당초 계획과 달리 막대한 탄소를 배출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는 더 에코 익스퍼츠만이 아니다.  

비영리 국제기구 '카본마켓워치(Carbon market watch)’는 최근 발표한 ‘부실한 태클, 2022 피파 월드컵의 탄소중립 선언에 대한 옐로 카드(Poor tackling, Yellow card for 2022 FIFA World Cup’s carbon neutrality claim)‘ 보고서에서 "피파는 이번 카타르 월드컵을 통해 총 361만 톤CO2e의 탄소가 배출될 것으로 전망했지만 이는 잘못된 계산"이라며 "경기장 해체 후 재사용, 대규모 녹지 조성으로 인한 탄소 배출량 상쇄 계획은 현실성이 낮다"라고 지적했다.

마이크 버너스-리 영국 랭커스터대 교수는 "이번 카타르 월드컵으로 배출되는 탄소량은 1,000만 톤CO2e 이상으로 피파 전망치를 3배 가량 초과할 것"이라며 "거대한 스포츠 이벤트가 엄청난 탄소를 배출해 전 세계에 매우 나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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