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CH NOW] 가축 사료도 생산하고 음식물 쓰레기도 줄이는 '곤충 컨테이너'
[TECH NOW] 가축 사료도 생산하고 음식물 쓰레기도 줄이는 '곤충 컨테이너'
  • 송신욱 기자
  • 승인 2022.10.17 09: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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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축 사료에 큰 환경적·비용적 부담 커...곤충으로 가축 사료 대체 움직임 활발
英 베러 오리진, 인공지능 기반 곤충농장 '엑스원' 개발...1개 농장에서 곤충 사료 연평균 47톤 생산
엑스원, 음식물 쓰레기 활용해 곤충 사료 생산...가금류에서 연어 양식으로 시장 확대 계획

[데일리원헬스=송신욱 기자] 축산업에서 가축 생산비의 60% 이상이 사료비로 들어간다. 인간이 생산하는 곡물의 30% 이상은 동물 사료로 사용된다. 우리는 엄청난 비용적, 환경적 부담을 가지고 가축을 기르고 있다. 하지만 방법이 있다. 가축 사료를 기존 곡물 에서 곤충으로 바꾸는 것이다. 곤충은 이미 검증받은 단백질 공급원으로 환경 부담이 적고 곡물에 비해 가격도 저렴하다. 다행히 가축 사료 원료를 곡물에서 곤충으로 전환하는 노력이 성과를 얻고 있다.

네덜란드 식품∙농업 리서치 기업 라보리서치에 따르면 동물 사료 제조를 위한 곤충 단백질 수요가 지난해 기준 약 1만 톤에서 오는 2030년에는 50만 톤에 이를 전망이다.

국내외에서 곤충 사료 생산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영국 애그테크 스타트업 '베러 오리진(Better Origin)'이 사료용 곤충을 인공지능 기술 기반으로 사육하는 컨테이너 형태의 곤충농장 '엑스원(X1)'을 선보여 주목받고 있다.

베러 오리진이 개발한 곤충농장 '엑스원(X1)'(이미지 출처 : 베러 오리진)
베러 오리진이 개발한 곤충농장 '엑스원(X1)'(이미지 출처 : 베러 오리진)

엑스원은 1만 5천 마리, 3만 마리, 6만 마리의 닭을 먹일 수 있는 곤충 생산이 가능한 3가지 크기로 제공된다. 평균적으로 하루 129kg 이상, 연간 총 47톤의 곤충을 생산할 수 있다.

엑스원은 카메라와 인공지능 기술로 운영된다. 곤충이 성장하기에 적합한 온도 및 습도 조절 등 농장 운영에 필요한 시스템은 원격으로 자동 제어된다. 곤충이 사료로 사용될 수 있는 시기가 되면 농부에게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알린다. 농부들은 언제든 앱으로 농장 상황을 모니터링할 수 있다. 엑스원은 월 구독으로 손쉽게 이용할 수 있다. 이용료는 농장 규모와 전력과 물 등의 사용량에 따라 차이가 있다. 

가장 큰 장점은 가축 사료로 사용되는 대두의 수요를 크게 줄일 수 있다는 점이다. 베러 오리진은 엑스원으로 가축 사료로 사용되는 콩의 수요를 크게 줄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1,500㎡ 규모의 농장에서 생산되는 대두량을 엑스원을 설치하는 약간의 토지만으로 동일하게 생산할 수 있다. 이에 따라 대두 생산을 위한 토지 사용을 크게 줄일 수 있다. 

엑스원은 음식물 쓰레기 문제 해결에도 기여한다. 슈퍼마켓 등에서 배출되는 과일, 채소 등의 음식물 쓰레기를 모아 엑스원에서 사육하는 곤충에게 먹이로 제공한다. 음식물 쓰레기를 먹고 자란 곤충은 2주 후 닭 사료로 이용된다. 곤충이 먹을 사료 생산과 음식물 쓰레기 처리 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 배출량을 줄일 수 있어 일석이조다.

포티스 포티아디스 베러 오리진 최고경영자(CEO)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엑스원은 농장에서 발생하는 탄소 배출량을 줄이고 생산성을 높여 축산업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엑스원에서 기른 곤충 사료를 닭에게 먹이는 모습 (이미지 출처 : 베러 오리진)
엑스원에서 기른 곤충 사료를 닭에게 먹이는 모습 (이미지 출처 : 베러 오리진)

베러 오리진은 곤충 사료가 가축 생산성 향상에도 도움이 된다는 것을 입증하기 위해 브리스톨 대학과 연구를 진행했다. 그 결과 곤충 사료를 섭취한 닭이 생산한 계란 껍질 강도가 곡물 사료를 먹은 닭이 생산한 계란 껍질 강도보다 3% 높은 것을 확인했다. 항생제 사용량도 줄어 계란 생산량이 5% 증가했다.

베러 오리진이 생산한 계란은 현재 영국의 슈퍼마켓 체인 모리슨스(Morrisons)에서 판매되고 있다. 곤충 사료가 계란의 품질이나 맛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것이 모리슨스의 평가다. 

현재 가금류 농장을 대상으로 엑스원을 보급하고 있는 베러 오리진은 향후 연어 양식 시장으로 진출할 계획이다. 초기 시험 결과 엑스원에서 기른 곤충을 섭취한 연어의 무게가 증가하는 등 긍정적인 효과를 보였다.

포티스 포티아디스 CEO는 "엑스원으로 음식물 쓰레기를 지속 가능한 고품질 식품으로 전환해 식량 안보와 환경 문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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