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중대의 펫과 함께]⑥'퍼스트독'부터 '파워펫'까지, 생각보다 큰 반려동물의 영향력을 아시나요?
[권중대의 펫과 함께]⑥'퍼스트독'부터 '파워펫'까지, 생각보다 큰 반려동물의 영향력을 아시나요?
  • 오피니언
  • 승인 2022.10.12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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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퍼스트독 역사 화려해...역대 대통령 모두 반려동물에 큰 애정 가져
주인 만큼 관심 받는 '파워펫' 등장...정치인들 반려동물 통해 친근한 이미지 과시
반려동물 통해 정서적 위안·이미지 제고 효과 얻어...작은 생명 아끼는 자세 가져야
권중대 한국동물복지협회 대표
권중대 한국동물복지협회 대표

우리나라는 초대 이승만 대통령 시절부터 '퍼스트독(First dog)'이 있었다대한민국 초대 퍼스트독인 '해피'는 킹찰스 스패니얼이라는 견종으로 미국에서 4마리를 들여와 경무대에서 길렀다.

이 전 대통령은 프란체스카 여사와 함께 반려동물을 사랑하기로 유명했고 경무대에서 기르던 반려견을 하야 후 하와이에 데려가 키웠다. 당시 미국 동물 검역기간이 한 달이었는데 이 기간 동안 안심하고 밥 먹으라고 이 전 대통령이 검역소에 매일 방문했다는 유명한 일화도 있다.

박정희 전 대통령은 천연기념물 제53호 진돗개를 청와대에서 키웠고, 전두환 전 대통령도 퍼스트독으로 진돗개 두 마리 '송이'와 '설이'를 무척 아꼈다노태우 전 대통령은 청와대 안에서 요크셔테리어를 4마리나 키웠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선물한 풍산개 '우리'와 '두리'를 키웠고, 노무현 전 대통령은 퇴임 후 김해 봉하 마을에서 보더콜리 견종인 '누리'를 키웠다. 누리는 노 전 대통령 서거 두 달 후쯤 집을 나가 돌아오지 않았다고 한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서울시장 시절 삽살개를 키웠고 대통령 당선 후 청와대에서 진돗개 '청돌이'를 키웠다박근혜 전 대통령은 청와대로 들어갈 때 선물 받은 진돗개 '희망이'와 '새롬이' 새끼를 낳아 키우는 개가 9마리까지 늘기도 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찐 반려인으로 풍산개와 유기견 및 고양이 다섯 마리를 키웠다대통령에 당선되자 양산 사저에서 키우던 풍산개 '마루'를 청와대로 데려갔고 마루는 북한에서 온 '곰이'와 만나 새끼 일곱 마리를 낳았다. 유기견 '토리'는 도살 직전 구출돼 큰 이슈가 되었고 대한민국 역사상 첫 유기견 퍼스트독으로 이름을 올렸다.

올해 취임한 윤석열 대통령 역시 4마리의 반려견과 3마리의 반려묘를 키우는 반려 가족이다

돌아보면 우리나라도 해외 선진국 못지않게 다양한 품종부터 유기견에 이르기까지 화려한 퍼스트독 역사를 갖고 있다이러한 자랑스러운 반려문화 전통이 점진적으로 진화해 현재 반려동물 양육 인구 1,500만 시대에 진입했다.

주인의 성공에 큰 조력자가 되는 반려동물을 뜻하는 '파워펫(Poewr pets)'이란 말이 있다. 주인 명성만큼이나 큰 인기와 관심을 받는 반려동물이 이슈가 되고 있는데, 예를 들면 메타(구 페이스북) 최고경영자 마크 저커버그의 반려견 '비스트'는 대걸레를 닮은 독특한 외모로 시선을 집중시키며 세계적 스타가 됐다.

마크 저커버그의 반려견 '비스트'와 그의 딸 '맥스'(이미지 출처 :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마크 저커버그의 반려견 '비스트'와 그의 딸 '맥스'(이미지 출처 :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페이스북으로 공개되는 그의 모든 일상은 화제가 돼 비스트이 게이스북(개+페이스북)은 팔로어 수가 245만 명이 넘을 정도다. 비스트의 인기와 비례해 저커버그와 페이스북 호감도도 같이 상승하니 파워펫 노릇을 제대로 한 셈이다.

최근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 장례식 후 그녀가 아꼈던 반려견 웰시코기 인기가 치솟으면서 분양가가 400만 원 가까이 올랐다는 뉴스가 나오기도 했다엘리자베스  2세 전 영국 여왕은 반려견 30여 마리를 키웠으며 특히 짧은 다리와 여우처럼 솟은 귀가 특징인 웰시코기를 좋아했다.

영국 반려동물 사이트 '펫츠로 홈스'에 따르면 여왕 서거 후 웰시코기 검색 빈도가 10배 이상 뛰었고 평균 분양가도 장례식 이후 수일 만에 두 배 높아졌다엘리자베스 2세 전 영국 여왕의 명성만큼 웰시코기가 파워펫이 된 것이다.

이 외에도 파워 펫이 사례는 쉽게 찾아볼 수 있다현재 미국 대통령인 바이든은 5마리의 셰퍼드와 그레이트데인 1마리를 키우고 있다. 이 반려견들은 바이든 못지않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오바마 전 대통령도 재임 기간 그에게 든든한 힘이 되어준 반려견 '보'와 '서니'가 있었다퍼스트독 공식 행사에 참가하는 건 물론 교황과 아웅산 수치 여사 등 국빈이 백악관을 찾을 때면 백악관 마스코트로 8년간 바쁜 일정을 소화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보, 서니와 함께 시간을 보내는 소탈한 모습은 친근한 대통령 이미지를 부각시키며 지지율에도 영향을 미쳤다.

오바마 전 대통령에게 퍼스트 도그가 있다면 차이잉원 대만 총통에게는 '퍼스트캣‘이 있다. 그는 '고양이와 놀면서 시간을 보낼 때가 가장 행복하다‘고 공공연히 밝혀 왔다. 페이스북에 자신이 키우는 고양이 '샹샹'과 '아카이'의 사진을 올리며 고양이와 함께하는 부드럽고 친근한 이미지를 부각시켜 총통 선거 운동애 크게 활용했다. 자신을 고양이처럼 만든 만화 캐릭터를 이용해 정책 홍보에 나서 표심 공략에도 성공했다.

딱딱하고 권위적인 이미지의 정치인에게 동물과 함께하는 자연스럽고 인간적인 모습은 이미지를 친화적이고 부드럽게 희석시키는데 도움을 준다. 반려동물을 키우는 것은 책임이 따르는 일인 만큼 책임감 있는 정치인이라는 이미지를 부각하는데도 일조한다.

정치인뿐만 아니라 일반인도 반려동물을 통해 정서적 위로를 얻고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이미지도 제고에도 도움을 받기는 마찬가지다. 그만큼 모든 사람이 작은 생명도 소중하게 여기고 보살피는 하루하루를 보내기를 희망해 본다.

권중대 한국동물복지협회 대표 localhq@naver.com

[필자 소개] 권중대 대표는 대학에서 사회복지학 전공 후 사회복지사 1급 자격증 취득했다. 인간복지 실현을 위한 동물복지 실천이 중요함을 알게 돼 한국동물복지협회를 만들어 운영 중이다. 육군 장교(ROTC) 출신으로 퇴역군견과 특수견이 임무수행 후 행복한 노후를 보낼 수 있는 명예동물양로원사업도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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