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CH NOW] 인공지능 활용한 모니터링 시스템으로 멸종 위기 꿀벌 살린다
[TECH NOW] 인공지능 활용한 모니터링 시스템으로 멸종 위기 꿀벌 살린다
  • 김도연 기자
  • 승인 2022.10.06 12: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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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마나 테크, 꿀벌 상태 파악하는 모니터링 장치 '퍼플 하이브' 개발
퍼플 하이브, 해충 확산 막아 폐사율 낮추고, 생산성은 높여

[데일리원헬스=김도연 기자] 전 세계적으로 꿀벌이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 지난 2006년 미국 내 꿀벌 약 35%가 갑자기 실종된 '벌집군집붕괴현상'을 시작으로 2010년대에는 미국과 유럽 등에서 꿀벌의 30~40%가 사라진 것으로 분석됐다.

올해 1월에는 우리나라도 월동을 끝내고 다시 움직이기 시작해야 할 꿀벌이 대거 사라지는 사태가 발생했다. 한국양봉협회에 따르면 지난 3월 기준 전국 227만 6,593개 양봉농가 벌통 중 39만 517개에서 피해를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월동에 들어갈 무렵 각 벌통에 사는 꿀벌 개체수가 약 1만 5천 마리라는 농촌진흥청의 통계를 감안하면 전국에서 약 59억 마리의 꿀벌이 사라진 셈이다. 

농촌진흥청은 지난 3월 꿀벌집단실종 민관합동조사 결과에서 꿀벌 집단 실종 원인으로 벌에 기생하는 해충인 꿀벌응애류 등에 의한 폐사와 이상기후를 꼽았다. 겨울철 벌통 내에서 에너지를 축적해야 할 꿀벌이 이상 고온으로 외역 활동을 하면서 죽거나 다시 벌통으로 복귀하지 못하는 현상이 발생했다. 여기에 장마 기간이 길어 지면서 고온다습한 환경이 지속돼 진드기에 일종인 응애가 늘어난 것도 이유가 있다. 진드기는 꿀벌에 달라붙어 면역력을 떨어뜨려 체중이 감소하고 날개가 기형이 되기도 한다.

기후변화 위기가 꿀벌의 위기로 이어지면서 국내외에서 꿀벌 활동 생체정보 관리 등 꿀벌 폐사를 막기 위한 기술 개발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이중 호주의 IT 기업 '비마나 테크(Vimana Tech)'는 진드기 기생 여부 등 꿀벌 상태를 파악하는 모니터링 장치 '퍼플 하이브(Purple Hive)'를 개발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비마나 테크가 개발한 꿀벌 모니터링 시스템 '퍼플 하이브(Purple Hive)'(이미지 출처 : 비마나 테크)
비마나 테크가 개발한 꿀벌 모니터링 시스템 '퍼플 하이브(Purple Hive)'(이미지 출처 : 비마나 테크)

퍼플 하이브는 꿀벌 모니터링에 360도 촬영이 가능한 카메라와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한다. 꿀벌 눈에 부담을 주지 않는 보라색의 상자 형태로 제작된 이 장치는 벌통에 부착돼 운영된다. 카메라는 퍼플 하이브 위와 아래에 부착돼 벌들이 작은 유리 슬라이드를 통과할 때 360도, 모든 각도에서 꿀벌의 이미지를 수집한다. 이렇게 얻은 꿀벌 이미지는 인공지능에 의해 스캔 및 분석된 후 진드기가 감지되면 양봉농가 관리자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에 경고 알림과 함께 해당 꿀벌 이미지가 전송된다. 양봉농가는 이에 따라 진드기가 감지된 벌집을 벌통에서 격리할 수 있다.

이미지 분석 작업은 클라우드 서버가 아닌 퍼플 하이브 기기 자체에서 이뤄져 시스템 안정성이 높고 비용도 대폭 절감됐다. 또, 태양열 전원 공급 장치와 배터리만으로 기본 운용이 가능하며, 전력 소모를 줄일 수 있도록 전력이 많이 드는 프로세스는 특정 상황에서 필요할 때만 실행되도록 개발됐다. 또, 비바람 등 다양한 기상 조건과 야생동물 접근에도 영향을 받지 않도록 만들어졌다. 비에 젖지 않도록 방수 소재를 사용했고 야생동물이 접근하는 것에 대비해 일정 수준 이상의 압력을 견딜 수 있도록 단단하게 설계됐다.

퍼플 하이브는 양봉농가의 노동력 절감 측면에서 효율적이다. 기존에는 양봉농가가 수만 마리의 꿀벌이 있는 벌통에서 진드기를 직접 검출해야 했지만, 퍼플 하이브가 이러한 양봉농가의 수고를 덜어줄 수 있다. 양봉농가는 벌통과 멀리 떨어져 있어도 실시간으로 꿀벌 상태를 파악할 수 있다. 이를 통한 해충 조기 발견으로 진드기가 널리 퍼지는 것을 막아 꿀벌 폐사율을 낮추고 생산성도 높일 수 있다. 

호주 IT 기업 비마나 테크 (이미지 출처 : 비마나 테크)
호주 IT 기업 비마나 테크 로고(이미지 출처 : 비마나 테크)

비마나 테크는 호주 전역 위험지역에 있는 벌집 위치 정보망을 구축하고 벌집 모니터링 시스템을 제공한다는 장기적인 계획을 갖고 있다. 비나마 테크는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꿀벌에 기생하는 해충은 꿀 생산뿐만 아니라 꿀벌의 수분에 의존하는 농작물에도 나쁜 영향을 미친다"이라며 "퍼플 하이브를 이용해 해충이 확산되는 것을 사전에 막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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