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팝포플래닛 “영향력 커진 케이팝, 기후위기 대응에도 충분한 역할해야”
케이팝포플래닛 “영향력 커진 케이팝, 기후위기 대응에도 충분한 역할해야”
  • 송신욱 기자
  • 승인 2022.09.22 11: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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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터업계 기후변화 대응 촉구 다양한 캠페인 전개...전 세계 케이팝 팬 3.3만 명 참여
과도한 실물 앨범 소비 근절 위해 ‘그린 앨범 옵션’ 도입 필요...스트리밍으로 발생하는 탄소 배출도 줄여야
이다연 케이팝포플래닛 활동가 (이미지 제공 : 케이팝포플래닛)

[데일리원헬스=송신욱 기자] "더 많은 케이팝(K-POP) 팬과 관련 기업들이 기후위기 문제에 관심을 갖고 캠페인에 참여하도록 하는 것이 케이팝포플래닛(Kpop4Planet)의 목표입니다. 케이팝이 전 세계인이 즐기는 문화로 자리 잡은 만큼 음반과 공연 문화 등에서 지속 가능한 성장 방안을 찾아야 합니다."

이다연 케이팝포플래닛 활동가는 전 세계를 위협하는 기후변화 문제에 케이팝 업계와 팬이 더 큰 관심을 가지고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 행동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케이팝의 위상이 커진만큼 케이팝 팬과 관련 기업이 더 나은 지구를 만드는데 큰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케이팝 팬들이 주도하는 기후 위기 대응 플랫폼 케이팝포플래닛(이미지 제공 : 케이팝포플래닛)
케이팝 팬들이 주도하는 기후 위기 대응 플랫폼 케이팝포플래닛(이미지 제공 : 케이팝포플래닛)

케이팝포플래닛은 전 세계 케이팝 팬이 주축이 된 기후 위기 대응 플랫폼이다. 케이팝 관련 엔터테인먼트사에 기후위기 대응을 촉구하는 활동을 펼치는 등 기후위기 해결을 위해 적극적인 목소리를 내고 있다. 지난해 이 활동가와 인도네시아 활동가 2명으로 시작했지만 기후변화에 관심을 갖는 팬들이 늘면서 현재까지 케이팝포플래닛이 진행한 캠페인에 참여한 인원은 170여 개국, 약 3만 3,000명에 이른다. 이 활동가는 케이팝포플래닛 설립과 캠페인 기획 및 진행을 총괄하며 전 세계 케이팝 팬들의 선한 영향력을 모으고 있다.

'죽은 지구에 케이팝은 없다'는 케이팝포플래닛이 진행하고 있는 대표적인 캠페인이다. 국내 엔터사들에게 친환경 앨범 제작 및 그린 앨범 옵션 마련, 저탄소 콘서트 등의 기후변화 대응을 요구하는 이 온라인 서명에는 현재까지 전 세계 90여 개국에서 1만 명 이상의 케이팝 팬들이 참여했다. 

지난 4월, 지구의 날을 맞아 국내 유력 엔터사 사옥 앞에서 케이팝의 기후변화 대응을 요구하는 팬들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이다연 활동가(이미지 제공 : 케이팝포플래닛)

케이팝포플래닛은 지난해 11월 국회에서 열린 '지속가능한 K엔터사업 간담회'에서 전 세계 케이팝 팬들의 서명을 전달했으며 지난 4월에는 지구의 날을 맞아 한 엔터사 사옥 앞에서 꿀벌 의상을 입고 케이팝 음악에 맞춰 춤을 추는 퍼포먼스를 펼쳤다. 기후위기로 꿀벌이 실종된 최근 이슈를 반영한 것이다. 또, 국내 케이팝 팬들에게 전달받은 8천 장이 넘는 불필요한 케이팝 실물 앨범을 엔터사에 다시 돌려주며 실물 앨범 제작 관행을 비판하는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이 같은 케이팝포플래닛의 활동으로 엔터업계에도 유의미한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주요 엔터사들이 자연 분해되기 쉬운 콩기름 잉크, 휘발성 유기 화합물이 배출되지 않는 UV 코팅 등 친환경 소재를 활용한 앨범 제작을 늘리고 있다.

이 활동가는 "JYP엔터테인먼트가 케이팝 회사 중 처음으로 필요한 전력을 모두 재생에너지로 조달하는 RE100에 동참하는 등 케이팝포플래닛의 캠페인 전개 이후 엔터업계가 기후변화 대응에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라며 "이는 지속 가능한 케이팝 산업의 성장을 바라는 팬들의 목소리를 반영한 결과"라고 말했다.

그는 최근 늘어나고 있는 친환경 소재 활용 앨범 제작도 좋은 시도지만 환경에 영향을 미치는 과도한 실물 앨범 소비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그린 앨범 옵션' 도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고객이 배달 어플에서 수저 등 일회용품 제공 여부를 선택할 수 있는 것처럼 케이팝 산업도 이같은 선택지를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그린 앨범 옵션'이란 포토카드나 팬사인회 응모권을 받기 위해 앨범을 다량 구매하는 팬이 필요한 앨범 수를 선택할 수 있도록 '앨범은 n장만 필요해요'라는 옵션을 넣는 것을 말한다. 앨범 값은 그대로 지불하되 수령할 앨범 수를 선택하는 방법이다. 

대부분의 엔터사들은 앨범 판매량을 늘리기 위해 랜덤 포토카드 종류를 늘려서 앨범 구성품으로 넣거나 앨범 구매 시 팬사인회 같은 오프라인 행사 응모권을 제공하는 마케팅을 하고 있다. 이 때문에 불필요한 앨범 소비가 일어나고 그 과정에서 플라스틱과 코팅 종이 등 음반 관련 쓰레기가 발생해 환경에 악영향을 미친다. '그린 앨범 옵션'으로 불필요한 앨범 소비를 줄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 같은 관점에서 이 활동가는 케이팝 그룹 '빅톤'의 디지털 플랫폼 앨범 발매 사례가 기후위기 극복을 위한 엔터업계의 노력 중 특히 의미있는 행보라고 평가했다. 빅톤은 지난 2월 발매한 세 번째 싱글에서 앨범 트랙 등은 디지털 콘텐츠로 제작하고 포토 카드만 실물로 만들어 플라스틱 사용을 최소화했다.

케이팝포플래닛은 불필요한 실물 앨범 소비 문제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스트리밍으로 발생하는 탄소 배출 문제 해결에도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스트리밍 음악 재생을 위해 데이터 센터에서 사용자의 기기까지 데이터가 전송되는데, 이 과정에서 많은 전력이 사용돼 막대한 양의 탄소가 배출되고 있기 때문이다.

노르웨이 오슬로대학과 영국 글래스고대학 연구팀의 2019년 발표에 따르면, 지난 2000년, 음반으로 발생한 온실가스 배출량은 15만 7,633톤이었지만 스트리밍이 대세가 된 2016년에는 온실가스 배출량이 20만 5,607톤으로 늘었다. 스트리밍을 통한 음악 소비가 증가하면서 서버 증축과 스트리밍 속도 향상 등으로 과거보다 더 많은 탄소가 배출되고 있다. 

케이팝포플래닛에서 진행 중인 '멜론은 탄소맛' 캠페인 포스터(이미지 출처 : 케이팝포플래닛)

이 같은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케이팝포플래닛은 국내 스트리밍 서비스 기업 중 가장 많은 사용자를 보유하고 있는 '멜론'에 탄소 배출 없는 재생에너지 사용 촉구 메시지를 남기는 온라인 캠페인 '멜론은 탄소맛'을 전개하고 있다.

이 활동가는 "미국의 애플뮤직 등은 재생 에너지를 사용해 음원을 스트리밍하는 데이터 센터를 운영하고 있다"라며 "국내에도 이같은 시스템이 빨리 도입돼야 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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