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중대의 펫과 함께]⑤천사(1004) 데이, 세계 동물의 날(10월 04일)을 맞이하며..
[권중대의 펫과 함께]⑤천사(1004) 데이, 세계 동물의 날(10월 04일)을 맞이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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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2.09.19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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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4일 '세계 동물의 날'...가톨릭·성공회도 동물 축복 의식 거행
최근 50년 동안 전 세계 동물 68% 사라져...야생동물 감소로 코로나19 팬데믹 초래
우리나라 동물보호지수에서 美 등과 어깨 나란히 해...동물복지 선진국 진입 기반 마련
권중대 한국동물복지협회 대표
권중대 한국동물복지협회 대표

다가오는 10월 4일은 동물의 권리와 보호, 복지증진을 위해 국제적으로 제정된 기념일인 '세계 동물의 날(World Animal Day)'이다. 지난 1931년 이탈리아 피렌체에서 열린 세계 생태학자 대회에서 '인간과 동물의 유대감을 강화하고 멸종 위기에 처한 동물을 보호하자'라는 취지에서 ‘Mensch und Hund’(사람과 개)의 저자인 하인리히 짐머만의 결의안에 만장일치로 동의해 보편적 기념일로 제정됐다.

10월 4일, 세계 동물의 날을 알리는 World Animal Day HQ의 SNS 게시물.(이미지 출처 : World Animal Day HQ 페이스북)

이날은 가톨릭의 동물 수호성인인 '성 프란치스코' 축일이기도 하며 축제일은 가톨릭과 성공회 교회가 동물을 축복하는 의식을 거행하는 이례적인 날이기도 하다.

성 프란치스코는 자연이 ‘신의 거울’이며 모든 생물을 형제자매라고 칭하고 동물과 자연을 다스리고 정복하는 대상이 아닌 사랑하고 보살펴야 하는 대상으로 인식했다. 또, 인간이 신의 창조물의 주인으로서 자연을 보호할 의무가 있다고 믿었다.

전설에 따르면 성 프란치스코는 동물과 대화할 수 있었고 동물과 함께 있는 모습이 많은 작품에 묘사돼 있기도 하다.

매년 열리는 세계 동물의 날은 세계 동물들의 복지 증진을 위하여 국적, 정치적, 종교적 이념과 무관하게 다양한 방식으로 많은 나라에 급속하게 확산되고 있다.

세계자연기금(WWF)이 발표한 보고서 '글로벌 리빙 인덱스'에 따르면 최근 50년 사이에 전 세계 동물의 68%가 사라졌다. 리빙 인덱스는 지역별⋅시기별로 동물 개체군의 변화를 나타내는 지수로 WWF는 영국 런던 동물학회와 함께 포유류와 조류, 파충류, 양서류, 어류 등 4,392종 2만 811개체군의 변화를 추적했다.

멸종 위기에 놓인 아프리카 회색앵무

그 결과 아프리카 코끼리는 지난 세기만 해도 300만~500만 마리가 있었는데 한 세기 만에 90%가 없어졌다. 아프리카 회색앵무는 지난 1992년 이래 가나에서 99%가 사라졌다.

군집 감소가 가장 심한 곳은 라틴아메리카와 카리브해 지역이었다. 파충류와 양서류, 조류가 무더기로 사라지면서 개체군이 무려 94%나 감소했다. 아프리카(-65%), 아시아·태평양(-45%), 북미(-33%), 유럽·중앙아시아(-24%)가 뒤를 이었다. 야생동물 중에는 민물에 사는 종들이 평균 84% 감소해 가장 심한 타격을 입었다.

원인은 역시나 인간이었다. 타냐 스틸 WWF 대표는 "인간이 숲을 태우고 물고기를 남획하고 서식지를 파괴하면서 야생동물 수가 자유 낙하했다"라고 밝혔다.

동물이 사라진 원인으로는 토지 변화가 1위였다. 전 세계 대부분 지역에서 야생동물 감소 원인의 43~57.9%를 차지했다. 밀림과 홍수림(상록수림), 초원이 농지로 바뀌면서 야생동물이 살 곳을 잃은 것이다. 보고서는 전 세계를 휩쓴 코로나19는 야생동물이 사라진 결과로 볼 수 있다고 밝혔다. 코로나19 대유행을 가져온 서식지 파괴와 밀무역이 야생동물 감소의 원인이기도 하다는 것이다.

자연이 코로나19를 인간 사회에 풀어놓을 정도로 이미 한계에 처해 있다는 사실이며 그 결과로 지난 50년간 전 세계에서 동물이 3분의 2가 사라졌다는 보고서가 나온 것이다.

하지만 우울한 상황만은 아니다. 동시에 작은 희망도 생겼다. 영국 뉴캐슬대와 국제생물 보존 기구인 '버드 라이프 인터내셔널' 자료에 따르면 야생동물 종 복원 노력 결과 30년 만에 사라져가던 조류와 포유류 동물 48종이 멸종 위기에서 벗어났다고 한다. 한마디로 인간이 병 주고 약 주는 기이한 현실이 펼쳐지고 있는 셈이다.

조선시대 화가 이암(李巖)이 그린 강아지 그림(이미지 출처 : 국립중앙박물관)

‘동물 없이는 역사도 없다.’란 말이 있다. 우리나라 역사를 살펴봐도 단군 신화에 나오는 곰을 시작으로 다양한 동물이 등장한다. 특히 조선왕조 실록을 보면 ‘동물덕후’였던 왕이 많았음을 알 수 있다.

조선왕조 시절의 옛 그림 속에는 개와 고양이, 호랑이 등을 쉽게 찾을 수 있다. 조선 9대 왕 성종은 궁에서 사슴, 원숭이, 고니, 매 등 수많은 동물을 키웠던 동물광이었다. 외국 사신에게 원숭이 선물을 받기도 하였으며 낙타를 사 오라고 지시하기도 했다. 당시 낙타는 콩 400석과 견줄만한 고가였다고 한다.

성종 뒤를 이은 연산군은 개, 고양이, 매를 좋아했고 사냥개를 궁궐에서 길렀으며 그가 아끼던 고양이를 잃어버린 내관을 중죄인 취급해 심한 매질을 하기도 하였다. 태종은 1411년 일본 국왕에게 코끼리를 선물 받은 사례도 있다.

이러한 조상의 동물 사랑 정신을 이어받은 우리나라는 올해 세계동물보호협회(WSPA)의 동물 보호 지수(API)에서 터키, 캐나다, 미국, 호주와 같은 등급을 받았다. 고양이가 행복한 나라 일본보다 높은 등급을 받아 동물복지 선진국으로 가는 기반을 마련했다.

오는 10월 4일은 선선하고 쾌적한 가을 바람과 함께 우리의 가장 가까운 이웃인 반려동물과 산책하기 딱 좋은 날이 될 것 같다. 영국의 동물학자이자 환경운동가인 제인 구달의 생명사랑 10계명 중 첫 번째인 ‘우리가 동물사회의 일원이라는 것을 기뻐하자’라는 문구처럼 이날만은 그동안 아낌없이 우리에게 베풀어 주기만 했던 천사 같은 동물들에게 감사하고 기뻐하는 마음으로 하루를 보내리라 다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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