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CH NOW] 손 많이 가는 작물 수확, 이젠 로봇이 '척척'
[TECH NOW] 손 많이 가는 작물 수확, 이젠 로봇이 '척척'
  • 김도연 기자
  • 승인 2022.09.08 12: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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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디 머신스, 원하는 사양 따라 아스파라거스 수확하는 로봇 개발
인공지능·딥러닝 기술로 아스파라거스와 잡초 구분...토양 손상 없이 수확

[데일리원헬스=김도연 기자] 가뭄, 폭염 등 전 세계적인 이상기후로 곡식 재배량이 감소하고 식량 가격이 폭등하는 애그플레이션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오는 2050년 세계 인구가 10억 명까지 급증할 것으로 전망되며 식량 위기 문제가 대두되고 있는 만큼 그 어느 때보다 농업 생산성 향상을 통한 식량자급률 증대가 필요한 시점이다.

농업에 정보통신기술(ICT)을 접목해 농장 환경을 원격 또는 자동으로 적정 유지∙관리하는 애그테크는 노동력 절감을 통한 생산성 향상 뿐만 아니라 농산물 품질을 높이는 데도 도움이 된다. 작물을 최적의 환경에서 기를 수 있어 고품질의 농산물을 생산할 수 있다. 애그테크 발전에도 여전히 노동력이 많이 드는 작물 수확 작업은 사람이 직접 해야 했다. 하지만 앞으로는 작물 수확도 로봇에게 맡길 수 있을 전망이다. 

머디 머신스가 개발한 아스파라거스 수확 로봇 '스프라우트(Sprout)' (이미지 출처 : 머디 머신스)
머디 머신스가 개발한 아스파라거스 수확 로봇 '스프라우트(Sprout)' (이미지 출처 : 머디 머신스)

영국 애그테크 스타트업 '머디 머신스(Muddy Machines)'는 사람의 손을 거치지 않고도 아스파라거스를 정밀하게 수확할 수 있는 로봇 '스프라우트(Sprout)'를 개발했다. 스프라우트는 스스로 밭을 주행하고 아스파라거스 끝부분을 탐지해 섬세하게 수확할 수 있도록 개발됐다. 로봇에 장착돼 있는 특허받은 '그립 암(Grip arm)'으로 아스파라거스를 잡고 잘라서 상자에 넣는 방식이다.

스프라우트는 인공지능과 딥러닝 기술로 덜 자란 아스파라거스와 잡초를 구별한다. 덕분에 잡초 사이에서도 아스파라거스를 인식할 수 있다. 반대로 아스파라거스 사이의 잡초도 솎아낼 수 있다. 곧게 자라지 않고 옆으로 자라는 아스파라거스도 분류 가능하다. 토양을 손상하지 않고 수확할 수 있도록 경량으로 개발돼 친환경적이며 지속 가능한 농업에도 기여한다.

재배자는 그때그때 수확을 원하는 사양을 스프라우트에 설정할 수 있다. 스프라우트는 재배자가 선택한 줄기 길이에 도달한 아스파라거스만 선택적으로 수확한다. 앱을 통해 로봇이 수확 작업을 하는 모습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할 수 있으며 선택한 수확 사양을 수정할 수도 있다. 

스프라우트는 배터리로 작동되는 로봇으로, 최대 16시간 동안 성능 저하 없이 수확 작업을 수행한다. 아스파라거스가 12주의 수확 시즌 내내 매일 작업해야 하는 노동집약적인 작물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스프라우트가 농가의 노동강도를 크게 덜어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머디 머신스는 스프라우트 개발을 위해 영국 최대 아스파라거스 재배지인 코브레이(Cobrey) 농장과 긴밀히 협력해 1년간 테스트를 진행했다.

코브레이 농장주인 존 친은 "농업에서 제초와 수확은 많은 노동력을 필요로 한다"라며 "머디 머신스 기술 도입은 노동 문제 해결에 큰 도움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영국 농업계에선 인력 부족 문제가 심화되고 있다.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와 코로나19로 인한 인력 이동 제한으로 농업 분야에 종사하던 외국인 노동자 수가 크게 줄었다. 영국 하원 환경식품농촌특별위원회는 농장에서 수확 등의 작업을 위한 노동력이 부족해 농작물이 썩은 상태로 방치되고 있으며, 이로 인해 1천억 파운드(약 158조 7,290억 원) 규모에 해당하는 영국 농업이 오랫동안 위축될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영국 애그테크 스타트업 머디 머신스 (이미지 출처 : 머디 머신스)
영국 애그테크 스타트업 머디 머신스(이미지 출처 : 머디 머신스)

지난 2020년 로봇으로 농업 노동력 부족 문제를 지속 가능하게 해결한다는 비전을 가지고 창업한 머디 머신스는 영국 환경식품농무부 등에서 약 250만 파운드(약 39억 6,820만 원)의 보조금을 지원받았다. 최근에는 약 150만 파운드(약 23억 8,093만 원) 규모의 투자 유치에 성공해 기술 고도화에 힘쓸 예정이다. 이를 통해 내년 아스파라거스 수확 시즌에 로봇을 실제 농가에 보급할 계획이다.

플로리안 릭터 머디 머신스 대표는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비교적 소량으로 재배되는 아스파라거스뿐만 아니라 더 다양한 작물을 로봇으로 수확할 수 있는 기술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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