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 때문에"...물 찾아 대규모 이주하는 짐바브웨 야생동물들
"기후변화 때문에"...물 찾아 대규모 이주하는 짐바브웨 야생동물들
  • 송신욱 기자
  • 승인 2022.09.06 13: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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짐바브웨, 서부 국립공원 야생동물 2,500마리 북부로 이주 결정
최근 극심한 가뭄으로 아프리카 야생동물 서식지 파괴...밀렵보다 기후변화가 더 큰 위협
이주를 위해 마취한 코끼리를 옮기는 모습(이미지 출처 : 그레이트 플레인즈 파운데이션 유튜브 채널)

[데일리원헬스=송신욱 기자] 짐바브웨가 기후변화로 인한 극심한 가뭄으로 야생동물 2,500마리의 서식지를 서부에서 북부로 옮기는 프로젝트를 시작했다고 유로뉴스가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짐바브웨 국립공원 및 야생동물 관리국은 '프로젝트 리와일드 잠베지(Project Rewild Zambezi)'로 명명한 야생동물 이주 작전을 통해 코끼리 약 400마리, 임팔라 약 2,000마리, 버팔로 약 50마리, 얼룩말 약 50마리, 사지 약 10마리 등을 서부 야생동물 보호 지역에서 북부의 3개 국립공원으로 분산 이주하고 있다.

짐바브웨가 대규모 야생동물 이주에 나선 건 60년 만이다. 짐바브웨는 지난 1958년부터 1964년까지 야생동물 5,000마리를 이주시킨 적이 있다. 당시에는 잠베지강 수력 발전 댐 건설로 야생동물 서식지가 수몰되는 것이 원인이었다. 가뭄으로 인한 물 부족으로 야생동물을 이주시키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개체수가 늘어난 야생동물을 도태시키는 것도 논의됐지만 동물보호단체들의 거센 반대로 대규모 이주로 결정됐다.

티나쉬 파라워 짐바브웨 국립공원 및 야생동물 관리국 대변인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불법 밀렵이 줄어들면서 야생동물 개체수가 늘은 반면 가뭄으로 생존에 필요한 물과 먹이가 줄어들었다"라며 "그동안은 불법 밀렵이 야생동물에게 가장 큰 위협이었지만 현재는 기후변화가 생존을 위협하는 가장 큰 위험요소"라고 말했다.

그는 "수년간 이어진 서부 지역 가뭄으로 야생동물 서식지가 파괴됐다"라며 "야생동물들이 물과 먹이를 찾아 인간 거주지로 접근하면서 새로운 위험이 발생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미지 출처 : 그레이트 플레인즈 파운데이션 유튜브 채널)
야생동물 이주를 위해 대기 중인 트럭들(이미지 출처 : 그레이트 플레인즈 파운데이션 유튜브 채널)

기후변화로 인한 가뭄으로 야생동물이 생존에 위험을 받는 건 비단 짐바브웨만의 일이 아니다. 아프리카 대륙의 대다수 국가가 비슷한 상황이다. 야생동물의 보금자리인 국립공원 상당수가 평균 이하의 강우량과 새로운 인프라 건설 프로젝트로 위협받고 있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의 크루거 국립공원은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서 현재의 극심한 건조와 가뭄은 야생 동식물이 대처할 수 없는 수준으로 개체수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특히 코뿔소와 기린, 영양과 같은 초식동물에게 현재 상황은 더 치명적이라고 지적했다.

짐바브웨 국립공원 및 야생동물 관리국과 함께 이번 야생동물 이주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는 국제 동물보호단체 '그레이트 플레인즈 파운데이션
(Great Plains Foundation)'은 홈페이지를 통해 "아프리카 대륙의 야생동물 서식지를 보호하기 위해 적극적인 논의와 행동이 필요하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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