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퓨처푸드〈2〉곤충 단백질]①혐오에서 단백질의 미래로! 주목받는 퓨처푸드 곤충 단백질
[퓨처푸드〈2〉곤충 단백질]①혐오에서 단백질의 미래로! 주목받는 퓨처푸드 곤충 단백질
  • 김도연 기자
  • 승인 2022.08.26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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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용 곤충, 소고기보다 단백질 함량 3배↑...식품·제약 등 다양한 분야 활용
미래 주요 식량 경쟁력 갖춘 '작은 가축'...사육 기간 '짧고' 번식력 '높아'
곤충 식품 시장, 동물 사료 중심으로 성장...동물 면역력 향상·성장 촉진 등 강점

[편집자 주] 기후변화와 동물복지 이슈로 지금까지의 육류 생산 방식은 지속 가능성을 의심받고 있다. 다양한 대체 단백질이 시장 영향력을 높여가는 가운데 가장 주목받는 대안 중 하나가 곤충 단백질이다. 단백질과 무기질 함유량이 높고 무엇보다 생산 과정에서 환경에 미치는 악영향이 적다는 점이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대중의 부정적 인식이 존재하는 것도 사실이다. 곤충이 과연 대중의 선택을 받는 퓨처푸드로 성장할 수 있을까? 국내외 곤충 단백질 시장 현황과 대표 기업, 각국의 곤충 단백질 산업 육성 정책 등을 3회에 걸쳐 집어본다.

[데일리원헬스=김도연 기자] 곤충 단백질은 식용 곤충을 원료로 하는 식품으로, 이미 전 세계에게 20억 명의 인구가 1,900여 종의 곤충을 섭취하고 있다. 최근 식량부족 문제 해결 방안 및 단백질 공급 대체원으로 관심을 끌고 있는 곤충 단백질은 유엔식량농업기구(FAO)가 미래 식량 1순위로 꼽았을 정도로 새로운 먹거리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곤충 단백질로
곤충 단백질 원료로 사용되는 '밀웜'

 

◆식용 곤충, 소고기보다 단백질 함량 3배↑...식품·제약 등 다양한 분야 활용

곤충은 단백질과 무기질, 비타민 등의 함유량이 높다. 영양이 풍부해 육류를 대체할 수 있는 우수한 식품이다. 단백질 함유량은 소고기에 비해 3배가량 높고 지방은 콜레스테롤을 낮추는 불포화지방산이 75% 이상 함유돼 있다. 곡물이나 콩류에 비해 체내에서 합성할 수 있는 필수 아미노산 조성도 우수해 면역력 향상에도 도움이 된다.

영양이 높은 만큼 곤충은 예로부터 약용으로 널리 사용돼 왔다. 의학서 동의보감에는 조선시대 때부터 튀기거나 볶아 즐겨 먹던 전통 식용 곤충 중 하나인 벼메뚜기가 감기, 파상풍, 백일해 등에 효능이 있는 것으로 기록돼 있다. 메뚜기는 현재 정부가 식용 곤충으로 허가한 곤충 10종 중 단백질 함량이 100g당 67.8g으로 가장 높다. 같은 양의 소고기에 함유된 단백질이 19.3g인 것과 비교했을 때 3배 이상 높은 수치다. 

의약품 원료로서 곤충의 우수성은 과학적으로도 입증됐다. 지난 2017년 농촌진흥청 발표에 따르면 꽃벵이 유충에서 분리한 물질인 인돌알칼로이드는 혈관 속에서 피가 굳어진 혈전 치유와 혈액 순환 개선에 큰 효과를 보였다. 또, 암 수술을 받은 환자가 갈색거저리 유충을 섭취한 결과 기존 환자식을 섭취한 환자에 비해 근육과 골격은 4.8%, 면역반응을 보여주는 자연살해세포 활성도는 16.5% 증가했다는 농촌진흥청과 강남세브란스병원의 공동 연구 결과도 있다. 

고영양식 먹거리인 만큼 국내 여러 기업이 식용 곤충을 식품, 제약 소재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하기 위한 연구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CJ제일제당은 한국식용곤충연구소와 협업해 식용 곤충 관련 연구를 진행 중이며 한미양행은 식용 곤충을 분말, 알약, 젤리 형태로 가공한 건강기능식품을 판매하고 있다. 

 

◆미래 주요 식량으로서 경쟁력 갖춘 '작은 가축'

 

글로벌   2020년       2021년     2022년(추정)    2023년(전망) 2025년(전망) 2030년(전망)
전체 소비량 322,846.92 338,460.55 345,168.45 350,681.57 357,267.12 373,821.93
소고기 70,042.68 70,747.85 72,216.98 72,937.37 73,784.32

75,955.72

 

돼지고기 104,698.33 117,832.99 120,822.25 123,511.93 124,757.91 128,185.04
가금육 132,425.25 133,996.62 135,928.6 137,776.92 141,848.02 151,788.45
양고기 15,680.66 15,883.09 16,200.62 16,455.35 16,876.87 17,892.72

(표 : 전 세계 육류 생산량, 자료 : OECD, 단위 : 천 톤)

FAO는 오는 2050년 전 세계 인구가 90억 명을 넘어서면서 식량 수요가 최대 60% 증가할 것으로 예측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육류 생산량은 3억 3,846만 톤으로 오는 2030년에는 3억 7,382만 톤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이는 지난 2018년~2020년 대비 14% 증가한 것으로 인도 등 개발도상국의 1인당 육류소비량이 꾸준히 늘면서 전체 증가를 견인할 것으로 보인다.

FAO는 곤충이 단백질 부족 우려를 상당 부분 해소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지난 2013년 보고서에서는 곤충을 '작은 가축'이라고 부르며 미래 식량자원 1순위로 꼽은 바 있다. 육류에 비해 생산이 용이하고 단기간에 많은 양을 생산할 수 있어 영양 뿐만 아니라 생산량 측면에서도 미래 주요 식량으로서의 경쟁력을 갖췄기 때문이다.

곤충은 기존 단백질 공급원인 소, 돼지 등 가축에 비해 사육 기간은 짧지만 번식력이 뛰어나 대량 생산이 용이하다. 대부분의 식용 곤충 사육 기간은 2~4개월에 불과하다. 대표적인 식용 곤충인 갈색거저리유충은 4개월, 애벌레는 100일, 꽃벵이는 8주째에 출하한다. 소 출하월령이 약 30개월, 돼지는 6개월인 것과 비교하면 사육 기간이 훨씬 짧다. 

번식력도 가축보다 우수하다. 지난 2020년 대한한돈협회에 따르면 모돈 한 마리가 연간 평균적으로 생산하는 자돈은 약 21.3마리다. 2021년 통계청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소는 한 마리당 평균 약 15.39마리의 송아지를 생산한다. 그러나 곤충은 한 번에 수백 개의 알을 낳기 때문에 단기간에 많은 양을 생산할 수 있다. 1년에 한 번 번식하는 귀뚜라미의 경우 보통 한 번에 500개의 알을 낳는다.

국제 곤충식품 및 사료기구(IPIFF)는 지난 2020년 유럽의 연간 곤충 단백질 생산량이 6천 톤 가량이지만 오는 2030년에는 200만~500만 톤까지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 2019년 기준 세계 곤충 식품시장 규모도 8억 8,200만 달러(약 1조 1,807억 원)에서 오는 2024년 21억 640만 달러(약 2조 8,040억 원)으로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곤충 식품 시장, 동물 사료 중심으로 성장...동물 면역력 향상·성장 촉진 등 강점

곤충 시장은 꾸준히 확대되고 있지만 곤충 섭취에 대한 소비자 거부감이 여전히 커 곤충 단백질 생산량의 75% 이상이 동물 사료로 소비되는 등 최근 곤충 산업은 식품보다는 사료를 중심으로 성장하고 있다.

네덜란드 식품∙농업 리서치 기업 라보리서치는 동물 사료 제조를 위한 곤충 단백질 수요가 지난해 기준 약 1만 톤에서 오는 2030년에는 50만 톤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축산분야에서 사료비가 총 가축 생산비의 60% 이상의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을 고려할 때 곤충이 기존 사료를 대체하는 자원으로서 빠르게 성장할 가능성이 크다.

사료용 곤충 판매 증가 추세에는 동물 면역력 증가, 성장 촉진 등 기존 사료 대비 우수한 효과 덕분이다. 지난해 국립수산과학원은 기존 사료에 동애등에 가루를 섞어 양식 넙치용 배합사료를 개발했다. 실제 급여 결과 넙치 성장률은 26%가량 빨랐고 각종 질병에 대한 면역력도 2배 정도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에서도 사료용 곤충 판매액의 증가율이 두드러진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곤충 관련 매출액 중 사료용 곤충 매출 상승률이 17.2%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국내에선 특히 사료용 곤충인 동애등에 판매액이 최근 5년간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파리목 곤충인 동애등에에는 항균 효과가 뛰어난 펩타이드와 라우릭산이 다량 함유돼 있을 뿐만 아니라 사육도 어렵지 않아 사료용 곤충으로 각광받고 있다.

반려동물 사료 브랜드 웰썸이 동애등에를 활용해 만든 사료 (이미지 출처 : 웰썸)
반려동물 사료 브랜드 '웰썸'이 동애등에를 사용해 만든 사료 제품(이미지 출처 : 웰썸)

곤충은 동물성 단백질이나 곡물 성분에 알러지 증상을 보이는 반려동물 사료로도 이용되고 있다. 국내에서도 동애등에를 원료로 활용한 사료 제품이 다수 판매 중이다.

귀뚜라미, 메뚜기, 갈색거저리유충을 동물 사료 원료로 허용한 유럽에서도 곤충 사료 개발이 활발하다. 프랑스 곤충 사료 기업 '토모조(Tomojo)'는 검은병파리 유충 분말을 사용한 사료 개발로 대형마트, 동물병원 등에 진출했으며, 네덜란드 반려동물 식품 기업 '마스(Mars)'는 동애등에를 활용한 고양이 사료를 출시했다. 바이오 식품 기업 '프로틱스(Protix)'는 4,500만 달러(약 531억 원)의 투자를 받아 양식 연어용 곤충 사료를 개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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