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 조류, 곡물에 병원균 안 옮긴다...대장균·살모넬라균 감염 거의 없어
야생 조류, 곡물에 병원균 안 옮긴다...대장균·살모넬라균 감염 거의 없어
  • 송신욱 기자
  • 승인 2022.08.18 1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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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장 주변 야생 조류 서식지 없애는 행위, 득보다 실 클 수도
야생 조류가 곡물에 병원균을 옮기는 위험이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해충을 잡아먹어 농사에 도움이 되는 제비.
야생 조류가 곡물에 병원균을 옮기는 위험이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해충을 잡아먹어 농사에 도움이 되는 제비.

[데일리원헬스=송신욱 기자] 야생 조류를 매개로한 병원성 박테리아의 농작물 감염 위험이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UC데이비스 대학 연구팀이 최근 생태학 분야 국제학술지 'Ecological Applications'에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야생 조류로 인한 곡물의 병원성 박테리아 전염 위험은 일반적인 우려보다 낮으며 종에 따라 위험 수준이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감염 우려가 높은 대장균과 살모넬라균의 경우 야생 조류로 인한 감염은 거의 이뤄지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

연구팀은 미국 전역에서 1만 1,000건 이상의 야생 조류 배설물을 수거해 박테리아 테스트를 진행했다. 그 결과 대장균과 살모넬라균이 검출된 경우는 0.5% 이하로 나타났다. 야생 조류가 퍼뜨린 박테리아로 식인성 질병이 발생한 경우는 알래스카 지역의 완두콩에서 캄필로박터균이 발견된 것이 유일했다. 캄필로박터균은 설사와 열, 복부 경련 등을 일으킨다. 

특히 새의 종에 따라 병원성 박테리아를 병길 위험이 크게 달랐다. 제비처럼 곤충을 잡아 먹는 새는 병원성 박테리아를 옮길 가능성이 매우 낮은 반면 찌르레기 같이 가축 근처에 모여사는 새는 상대적으로 병원체를 옮길 가능성이 높았다. 하지만 이 또한 특정 조류가 특정 병원체를 옮긴다는 명확한 상관관계를 찾지는 못했다.

이에 따라 연구팀은 병원성 박테리아가 작물에 옮는 것을 막기 위해 일반 농가가 많이 하는 경작지 근처 야생 조류 서식지를 없애는 행위는 별다른 효과가 없다고 분석했다.

실제 농장 주변 야생 조류 서식지를 무차별하게 없애는 행위는 해충을 잡아 먹는 새의 감소를 불러 결과적으로 곡물 생산에 악영향을 미친다. 오히려 해충을 먹는 야생 조류가 농장 근처에 서식지를 마련하게 돕는 것이 곡물 생산에 더 긍정적이다.

다니엘 카프 UC데이비스 대학 보존 생물학과 조교수는 "많은 농부들이 야생 조류가 곡물에 병원성 박테리아를 옮길까 걱정하지만 그럴 필요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라며 "특히 모든 새가 똑같이 위험한 것은 아닌 만큼 무차별한 조류 서식지 제거로는 기대한 효과를 얻을 수 없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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