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컨 사용량 2050년까지 3배↑...사람은 시원해도 지구는 더 뜨거워 진다
에어컨 사용량 2050년까지 3배↑...사람은 시원해도 지구는 더 뜨거워 진다
  • 송신욱 기자
  • 승인 2022.08.10 1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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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50년 전 세계 에어컨 사용량 현재의 3배 전망...中·인도 전력 사용량과 맞먹어
늘어나는 에어컨 사용량이 기후변화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늘어나는 에어컨 사용량이 기후변화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데일리원헬스=송신욱 기자] 폭염으로 찌는 듯한 여름, 우리는 과연 에어컨 없이 살 수 있을까? 

급증하는 에어컨 사용량이 지구에 재앙을 가져올 거라고 국제 비영리기구 EIA(Environmental Investigation Agency)가 경고했다. EIA는 성명을 통해 오는 2050년 전 세계의 에어컨 사용량이 현재의 3배에 이를 것이라며 에어컨 사용으로 인한 전력 소비량이 현재 중국과 인도 전체의 전력 소비량과 맞먹을 것이라고 밝혔다.

에어컨과 냉장고를 포함한 냉방기기는 전 세계 전력 소비량의 10%를 차지할 정도로 다른 어떤 가전기기보다 많은 전력을 소비한다. 가정에서 사용하는 기기 중에 에어컨 보다 많은 전력을 소비하는 것은 없다. 최근 폭염이 심해지고 여름이 길어지면서 에어컨 사용 시간도 급증하고 있다. 그만큼 에어컨 사용은 이전보다 더 많은 탄소발자국을 남기고 있다.

많은 전력 소비량보다 심각한 것은 에어컨 사용이 환경에 직접적인 악영향을 미친다는 점이다. 에어컨과 냉장고 사용으로 누출되는 수소불화탄소 냉매(HFCs)는 그 자체로 환경에 심각한 영향을 미친다. 가장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R-410A 냉매는 이산화탄소보다 지구온난화에 미치는 영향이 최대 2천 배 크다.

EIA는 "HFCs 누출 문제는 누구나 심각하다고 인지하는 문제지만 누구도 쉽게 이 문제에 대해 얘기를 꺼내지 못하고 있다"라며 "더 많은 사람들이 에어컨을 사용하는 것은 기후변화에 엄청나게 큰 문제를 가져올 것"이라고 말했다.

여름철, 에어컨 없이 살기 힘들다는 사실 만큼이나 에어컨 사용으로 지구에서 더 살기 힘들어 진다는 사실을 인식한 많은 국가들이 에어컨 사용 규제에 나서고 있다.

이탈리아와 스페인은 공공기관과 학교에 실내 온도 규정을 두고 에어컨 사용을 규제하고 있다. 이탈리아에선 실내 온도 25도 이하, 스페인은 27도 이하로 냉방할 수 없다. 프랑스는 실외 온도가 26도 이상일 때만 에어컨을 켤 수 있으며 냉방 중인 상점은 문을 열어둘 수 없다. 스위스의 일부 주는 건겅상의 이유 등 분명한 이유가 있을 때만 에어컨 구매를 허가한다. 독일은 공공 계약에 대한 녹색 조달 표준에 따라 에너지 효율과 환경 기준 등을 충족한 에어콘 제품만 공공 구매 입찰에 참여할 수 있다.

EIA는 폭염이 심한 일부 지역의 경우 에어컨 사용이 필수불가결함을 인정했다. 하지만 그렇지 않은 곳은 친환경적인 도시 설계와 에어컨 사용에 대한 적극적인 규제로 더위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도시에 많은 나무를 심고 시민이 이용할 수 있는 녹지를 조성하고 건물이 최대한의 그늘을 제공하고 원활하게 환기될 수 있게 배치돼야 한다. 폭염 시 개인 혹은 가족 단위가 각각 집에서 에어컨을 사용하는 게 아닌 다수가 모여 더위를 피하며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공공장소를 제공하는 프랑스 방식을 추천했다.

EIA는 "각국 정부가 에어컨 사용 규제를 뒷받침할 입법 마련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라며 "개인들 역시 에어컨 사용이 꼭 필요한지 고민하고 사용량을 줄이기 위해 행동해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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