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CH NOW] 암모니아 줄이고 고영양 비료 얻는 '순환형 거름 처리 시스템'
[TECH NOW] 암모니아 줄이고 고영양 비료 얻는 '순환형 거름 처리 시스템'
  • 윤현지 기자
  • 승인 2022.08.01 11: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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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뇨와 소변 분리해 암모니아 배출은 줄이고 질소는 비료로 활용
암모니아 배출 최대 70% 감소, 소 한 마리 당 10~20kg 질소 비료 획득

[데일리원헬스=윤현지 기자] 가축의 소변과 대변은 암모니아를 생성하고, 암모니아는 기후변화를 유발한다. 유엔 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 중 14.5%가 축산업에서 나올 정도다. 축산업의 온실가스 감축이 탄소중립 실현에 중요 과제인 이유다.  

축산업 비중이 높은 네덜란드는 오는 2030년까지 총질소 배출량을 50% 줄이는 것을 목표로, 250억 유로(약 33조 3천억 원)의 예산을 들여 가축 수를 줄일 예정이다. 이 정책으로 네덜란드 총 가축 수는 약 3분의 1로 줄어들 전망이다. 이런 급격한 변화에 네덜란드 농민들이 거세게 반발하면서 축산업계 탄소중립 실현에 진통을 겪고 있다.

순환형 거름 처리 시스템 릴리 스피어. (이미지 출처 : 릴리
순환형 거름 처리 시스템 릴리 스피어. (이미지 출처 : 릴리)

축산업이 기후변화 대응을 위해 가축을 줄이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을까? 네덜란드 농업 회사 ‘릴리(Lely)’가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한 가지 해법을 제시했다. 

릴리는 1948년 설립돼 2021년 연 매출 6억 1,100만 유로(약 8,141억 원)를 기록한 농업 솔루션 회사다. 축사, 착유기, 제초기 등 농업과 관련한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릴리가 제시한 해법은 고형분뇨와 소변을 분리하고 질소 배출을 비료로 전환하는 순환형 거름 처리 시스템 ‘릴리 스피어(Lely Sphere)’다.

릴리 스피어는 바닥에 철 스트립을 설치해 분뇨와 소변을 분리 후 재사용한다. 소변은 분리 스트립을 통해 구덩이로 흐르고, 분뇨는 위에 남는다. 분리 행위 자체가 암모니아를 감소시키기 때문에 일차적으로 암모니아 배출을 제한할 수 있다.

릴리 스피어 모듈 엔 캡처. (이미지 출처 : 릴리)
릴리 스피어 모듈 엔 캡처. (이미지 출처 : 릴리)

축사 외부에 설치된 ‘엔 캡처(N-Capture)’라는 릴리 스피어 모듈을 통해 구덩이에 압력을 낮춰 축사 바닥 바로 위와 아래에 생성되는 암모니아 가스를 추출한다. 여기에는 지면과 구덩이에 형성된 나머지 암모니아도 포함된다. 엔 캡처 필터는 산을 이용해 암모니아를 원형 질소 비료로 변환한다. 이 전환된 질소 비료는 액체 비료, 소변 및 분뇨 세 가지 유형으로 나뉜다.

릴리에 따르면 릴리 스피어를 적용한 농장의 암모니아 배출 계수는 연간 3.6kg NH3으로 나타났다. 이는 일반 축사의 암모니아 배출 계수 연간 13kg NH3의 30%에 그친다. 또, 소 한 마리에에서 연간 10~20kg의 질소 비료를 얻었다.

릴리의 분뇨 청소 로봇. (이미지 출처 : 릴리)
릴리의 분뇨 청소 로봇. (이미지 출처 : 릴리)

남은 분뇨는 축사 청소 로봇(Discovery Collector)이 수거한다. 분뇨는 칼륨, 인산염, 유기 질산이 들어간 영양가 있는 비료로 재활용된다. 영양가 높은 비료는 축산 농가의 잔디와 옥수수가 자라는 데 도움을 준다.

분뇨의 암모니아 배출 감소, 가치 창출 외에도 자연스러운 환기로 젖소들이 자유롭게 축사를 돌아다녀 발굽 건강에도 도움을 준다. 분뇨 청소 로봇으로 깨끗한 축사를 유지할 수 있다.

릴리 스피어 시스템은 2015년 개발 시작 후 2017년 최초 운영됐다. 그동안 4개의 실험 농장을 통해 기능을 확인했고, 지난해 네덜란드 정부의 암모니아 및 가축 사육 규정을 통과했다.

최근에는 세계 최대 낙농 회사 중 하나인 로열 프리슬란트캄피나(Royal FrieslandCampina)와 낙농장 질소 배출을 줄이기 위한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네덜란드 전역에 위치한 96개의 농장에 릴리 스피어를 설치하기로 했다.

코르스티안 블록랜드 릴리 혁신책임자는 “릴리 스피어는 낙농가가 분뇨의 영양소를 최대한 활용해 작물 성장을 촉진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라며 “이 시스템을 통해 간편하게 지속 가능하고 자원 순환적인 낙농업으로 전환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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