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한상의 인간과 가축전염병]①미래 가축전염병 대응, 융복합 연구·기술 발전·국제 공조가 핵심
[유한상의 인간과 가축전염병]①미래 가축전염병 대응, 융복합 연구·기술 발전·국제 공조가 핵심
  • 오피니언
  • 승인 2022.08.03 1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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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단사육으로 가축 면역력 약화...무분별한 치료·예방약제 사용 원인 돼
현재 가축전염병 빠르게 전 세계로 확산돼...축산업뿐 아니라 경제·사회적 문제 야기
가축전염병, 주변 학문과 융복합적 연구 필요...과학기술 발전에도 노력해야
다양한 국제 공조로 가축전염병 관련 정보 수집 및 분석 능력 키워야
유한상 서울대 수의과대 교수.
유한상 서울대 수의과대 교수

최근 전 세계적인 신종 가축전염병 발생 증가와 확산으로 막대한 경제 피해는 물론 공중보건의 위기를 맞고 있다. 다양한 원인이 있겠지만 기본적으로 인구 증가에 따른 사회적인 변화가 주원인이다.

오래 전에 인류가 농경과 정착 생활을 시작하면서 야생동물을 가축화했고, 집단 생활로 인구가 증가하면서 의식주 해결이 가장 기본적인 문제로 대두됐다. 이러한 문제는 산업화에 따라 더욱 가중됐고, 해결 방안으로 동물 생산성 증가를 위한 많은 연구개발이 진행됐다. 그중 하나가 가축의 집단사육이다.

가축의 집단사육은 병원체의 온상일 뿐만 아니라 다양한 돌연변이 출현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집단사육이 숙주 면역체계가 약화로 이어지며 무분별한 치료 및 예방약제 사용의 원인이 됐다.

인구 증가와 식량자원 확보를 위한 무분별한 개발, 산업화로 인한 환경 오염 및 파괴, 지구 온난화로 인한 기후변화, 경제 논리에 의한 지역화·국제화, 환경 다양성 파괴, 인적·물적 자원의 국제적 이동 증가 등에 따른 전염병 병원체의 확산, 크고 작은 지역·국제적 분쟁으로 인한 전쟁, 기아, 빈곤으로 인한 보건위생 악화 등으로 인해 각종 전염병이 확산될 수 있는 환경이 됐다.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아프리카돼지열병(ASF), 럼피스킨병(Lumpyskin Disease), 소반추수역(Peste des Petitis in small ruminants)에서 볼 수 있듯이 현재 가축전염병 발생 양상은 과거와 전혀 다른 형태다. 과거에는 국소적·지역적이었고 확산 속도도 늦었다면, 현재는 빠른 시간에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이로 인해 축산업에 막대한 경제적 피해뿐만 아니라 사회·경제적으로도 많은 문제가 대두되고 있다.

가축전염병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과학적 기술이 필요하다. 병원체의 특성 분석, 발생 역학적 특성 분석, 숙주의 방어기전 분석, 이를 바탕으로 한 진단 및 백신 개발이 요구된다. 현재 국내의 가축전염병 관련 기술은 질병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대체적으로 매우 높은 수준으로 평가받고 있다.

그러나 현재는 병원체와 숙주관련 요소 분석에만 기반을 둔 가축전염병 예방 연구에 국한돼 있는 경향이 있다. 이러한 과학적 기술을 효율적인 융·복합을 통해 관련 기술 향상을 위한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고 있는지는 생각해 볼 여지가 있다.

현재 유럽 폭염, 겨울 이상 고온 등 기후변화에 따른 매개체의 특성 변화, 병원체의 변이출현, 지리학적 변화 등을 예측하는 미래지향적인 역학 분석이 매우 부족하다. 특히 가축전염병 발생과 관련된 다양한 빅데이터를 활용하는 부분은 현재 거의 찾아볼 수가 없는 실정이다.

우리가 코로나19 팬데믹을 통해 겪었듯이 전염병은 일단 발생하면 이에 대한 막대한 댓가를 치러야 한다. 이는 가축전염병 발생에서도 마찬가지다. 가축전염병에 대한 대응은 다음과 같은 사항을 반영해야 하며 미래지향적이어야 할 것이다.

우선, 주변 학문과의 융복합적 연구다. 자연과학뿐만 아니라, 인문, 사회과학, 더 나가서는 예술 분야와도 같이 할 수 있는 전향적인 자세가 필요하다. 최근 가축전염병 발생 양상은 전 세계적이고 그 확산 속도가 매우 빠르다. 이는 병원체 자체의 특성이 아니라, 관련된 숙주와 인류 사회의 현재 상황이 반영된 결과다. 특히 가축이나, 축산물의 이동은 대부분 사람의 사회, 경제, 정치적인 요구에 따르는 경향이 매우 높다.

다음으로 가축전염병 관련 과학기술 발전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 이는 생물학 등 유사 학문 분야가 아니라 재료, 전자, 기계부분 등의 공학 분야, 기후변화에 관련된 천문, 기상 분야 등과 융복합적인 연구가 진행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마지막으로는 다양한 경로의 국제 공조를 통해 해외에서 가축전염병 발생 및 이와 관련된 다양한 정보를 수집·분석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야 한다. 외부, 특히 해외에서 유입된 가축전염병이 막대한 피해를 주는데 이는 유입 지역의 숙주들이 이에 대한 면역 형성 등 대응 능력을 갖추고 있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요소들을 갖추었을 때 국내 발생 및 해외 유입 가축전염병에 대한 미래 대응능력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유한상 서울대 수의과대 교수 yoohs@snu.ac.kr

[필자소개] 유한상 교수는 서울대 수의과대학 졸업 후 미국 미네소타대학교에서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수의과학연구소(현 농림축산검역본부)에서 근무한 후 1997년부터 서울대 수의과대학 전염병학 교수로 재직 중에 있다. 가축의 전염병, 원헬스, 인수공통 감염병 등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연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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