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CH NOW] 물 부족 시대, 관개용수·산업폐수 문제 해결하는 나노버블
[TECH NOW] 물 부족 시대, 관개용수·산업폐수 문제 해결하는 나노버블
  • 윤현지 기자
  • 승인 2022.07.12 11: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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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노버블, 초 미세 크기로 오염물질 제거해 적은 물 양으로도 활용도 증가
몰리어, 나노버블 산업 규모로 제조해 농작물 생산·산업 폐수 처리에 도움

[데일리원헬스=윤현지 기자] 세계적으로 물 부족, 가뭄 위기가 계속되면서 식량 위기까지 이어지고 있다. 캘리포니아부터 이라크까지 농업과 목장을 위한 관개를 중단하며 가뭄에 대응하고 있는 상황이다. 세계 곳곳에서 물 부족이 심각하지만 폐수 처리를 위한 에너지 사용은 계속되고 있다. 당장 물이 부족하다고 폐수 처리를 멈출 수는 없는 일이다.

물 부족과 에너지 사용 지속이라는 이중고를 어떻게 풀어야 할까? 물속에 초미세기포인 '나노버블(Nano bubble)'을 주입하는 기술이 해결책으로 떠오르고 있다. 물 안에 산소가 많을수록 수중 조류 및 유해 화합물 생성이 이뤄지지 않아 폐수 처리에 물과 에너지가 더 적게 소모되기 때문이다.

미국의 스타트업 ‘몰리어(Moleaer)’가 나노버블 기술의 대표 주자다. 몰리어는 나노버블 기술로 폐수 처리 에너지를 절약하고 급수 사용량을 줄이고 있다. 물에 초미세기포를 주입해 작물 등에 영양소 흡수율을 증가시키는 기술도 개발해 농작물 생산성 향상을 이끄는 차세대 스마트팜 기업으로도 주목받고 있다. 

100나노미터 크기의 산소 기포로 오염물질을 줄이는 나노버블. (사진: 몰리어)
100나노미터 크기의 산소 기포로 오염물질을 줄이는 나노버블(이미지 출처 - 몰리어)

나노버블은 100나노미터 크기의 산소 기포로, 소금의 2,500분의 1 수준이다. 육안으로는 볼 수 없으며 산소를 빠르게 흐르는 물에 확산시키는 방법으로 만든다. 나노버블은 자석처럼 미세 입자, 콜로이드, 오일 방울, 기타 오염 물질 및 표면에 끌리고 부착된다. 유기물, 잔류 탄화수소, 계면활성제, 지방 같은 물질에 나노버블이 붙으면 밀도가 감소해 주변의 물과 분리된다. 이를 통해 입자를 제거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수처리는 화학처리로 이루어지지만 나노버블은 공기와 물만 사용해 같은 효과를 낼 수 있다. 표면이 사포같이 구성돼 표면을 닦고 소독하는데 사용된다. 기포가 자극을 받으면 하이드록실 라디칼(hydroxyl radical)을 방출해 오염물질을 줄인다. 이를 통해 생물막, 조류 및 병원체를 줄여 건강한 재배에 도움이 되며 작물의 수확량이 증가해 온실 및 실내 농장의 수익이 늘어난다.

몰리어는 나노버블을 산업 규모로 제조해 실내 작물 재배부터 산업폐수 등에 이르기까지 물이 필요한 광범위한 산업에서 활용하고 있다. 현재 온실, 저수지, 부화장 등에서 매일 약 5억 6천만 갤런 이상의 물을 처리한다.

나노버블 발생기 로터스
나노버블 생성기 로터스(이미지 출처 - 몰리어)

몰리어가 개발한 나노버블 생성기 '로터스(Lotus)'는 대용량의 산소를 나노버블로 변환하고 관개용수를 높은 수준의 용존산소로 과포화시켜 더 건강하고 튼튼한 작물을 생산할 수 있게 한다. 고효율 가스 최대 200개의 재배 조명을 사용하고 하루 1,000갤런 미만의 물을 사용하는 실내 재배 시설에 이상적이다.

탱크 설정에 따라 로터스의 입구는 탱크의 측면 또는 인접한 매니폴드 파이프에 직접 설치되며 배출 파이프는 탱크 상단으로 연결된다. 로터스는 탱크의 물을 재순환해 나노버블을 지속적으로 주입한다. 이를 통해 농작물의 뿌리 건강 증진, 수질 개선, 병원성 성장 억제, 미생물 감소 등을 이루어낸다.

몰리어는 지금까지 400개 이상의 농장에서 식물 건강을 개선했다. 아보카도와 토마토 등에서 작물 수확량을 최대 56%까지 늘리는 성과를 거뒀다. 수경재배 온실인 '레볼 그린(Revol Green)'은 심해 양식 연못에 나노버블을 공급해 평균 수확량을 15% 끌어올렸다. 네덜란드 연구기관 델피(Delphy)는 나노버블 투입 후 봄 동안 14%의 수확량 증가를 확인했다. 

몰리어는 이와 같은 기술력으로 창업 후 현재까지 누적 6,750만 달러(약 885억 원)의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시장이 추정하는 몰리어의 기업가치는 약 1억 달러(약 1,313억 원)에 달한다. 몰리어는 나노버블 생성기 뿐만 아니라 장비 및 수질 모니터링 사업도 진행하며 산업 및 농업 시장 기술을 계속해서 확장할 예정이다.

니콜라스 다이너 몰리어 대표는 “나노버블 시스템은 화학 물질을 추가하지 않고 물을 더 적게 사용하며 많은 일을 할 수 있는 동시에 지구의 수질 악화 및 물 부족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라며 “이를 통해 광범위한 산업에서 관개 및 수처리 비용을 최적화하는 것이 가능하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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