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현 세스크멘슬 대표 “샤퀴테리 메뉴 개발로 돼지고기 비선호 부위 선입견 낮출 것”
김정현 세스크멘슬 대표 “샤퀴테리 메뉴 개발로 돼지고기 비선호 부위 선입견 낮출 것”
  • 김도연 기자
  • 승인 2022.06.29 12: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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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은 돼지고기 선호 부위 개념 없어...비선호 부위 소비 촉진 방안 적극 모색 필요
세스크멘슬, 비선호 부위 활용한 샤퀴테리로 인기...다양한 메뉴 개발로 비선호 부위 대중화 앞장

[데일리원헬스=김도연 기자] 우리나라 소비자는 대체로 지방질이 많아 부드러운 고기를 직화로 구워 먹는 방식을 선호한다. 이런 이유로 마블링이 적어 질기거나 퍽퍽한 식감의 뒷다리나 앞다리, 등심 등의 부위보다 지방질이 많아 부드럽고 수분이 많은 삼겹살, 목살 등의 수요가 높다.

최근 비선호 부위에도 관심이 높아지는 추세라고는 하지만 여전히 국내 돼지고기 소비량은 삼겹살, 목살과 같은 특정 부위에만 편중돼 있다. 한국육류유통수출협회에 따르면 지난 2020년 12월 기준, 돼지고기 뒷다리살 재고량은 4만 1,196톤으로 돼지고기 전체 재고량의 54%를 차지했다. 

지난해 2월, 코로나19 창궐로 휴교와 기업의 재택근무가 확산되면서 뒷다릿살 등 급식용 저지방 부위의 수요가 급감하자 한돈자조금관리위원회는 성명을 내고 "삼겹살 등 구이용 부위 선호로 가격 왜곡이 발생하고 있다"라며 "등심과 다릿살 등 저지방 부위에도 관심을 가져달라"라고 호소하기도 했다.

유럽식 육가공 전문점 세스크멘슬

축산업계는 비선호 부위를 활용한 밀키트 등 제품 개발로 비선호 부위 소비 활성화에 나서고 있다. 특히 유럽식 육가공 전문점 세스크멘슬은 돼지고기 뒷다리, 앞다리, 등심, 사태 등 비선호 부위를 활용한 다양한 샤퀴테리 제품을 생산·판매하며 시장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샤퀴테리는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 등 유럽 지역에서 훈연, 염장, 건조 등 다양한 조리 과정을 통해 수제로 만든 육가공품을 총칭하는 프랑스어다.

일반적으로 샤퀴테리는 샌드위치나 핫도그의 주재료로 사용되거나, 와인이나 맥주 등의 안주로 즐긴다. 국내 소비자에게 인기가 많은 하몽이나 잠봉 햄도 돼지 뒷다리를 염장, 건조, 스팀 등의 조리법을 활용해 만든 샤퀴테리 제품이다.

김정현 세스크멘슬 대표(가운데)
김정현 세스크멘슬 대표(가운데)

김 대표는 10년간 스페인, 오스트리아, 이탈리아 등 유럽의 육가공 전문점에서 직접 공수한 비법을 고스란히 모아 세스크멘슬을 통해 국내 소비자에게 선보이고 있다. 우둔살과 돈육을 함께 갈고 에멘탈 치즈를 더해 만든 소시지 '케제크라이너', 등심 부위로 만든 '카슬러 햄' 등 비선호 부위를 재탄생시킨 샤퀴테리 메뉴로 인기를 끌고 있다. 

김 대표는 "해외에서는 비선호 부위라는 개념이 따로 없고 우리나라처럼 돼지고기 부위를 디테일하게 구분하지 않는다"라며 "오히려 지방이 적고 식감이 있는 부위가 고급 부위라는 인식이 있다"라고 설명했다. 

국내에서도 비선호 부위의 상품 가치가 떨어진다고 판단하기보다 이를 활용해 소비를 촉진할 수 있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모색해야 한다는 게 김 대표의 생각이다.

그는 정부, 지방자치단체, 축산물협회 등에서 판매자나 제조업체가 비선호 부위에 대한 전문 지식을 쌓고 이를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적극적으로 제공해 비선호 부위 소비 확대를 이끄는 것이 우선이라고 지적했다. 소비가 증가하면 비선호 부위를 활용한 메뉴 수준도 자연스레 높아질 것이란 판단이다.

김 대표는 육가공시 수입산 돼지고기 대비 국내산 돼지고기의 우수함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그는 "국내산 돼지고기는 냉동이 아닌 냉장 상태로 유통이 돼 육즙이 잘 보존되는 만큼 맛과 신선도가 더 뛰어나다"라며 "수입산 돼지고기처럼 해동 과정을 거칠 필요가 없어 수용성 단백질, 무기질 등 영양소와 육즙이 빠져나가지 않아 맛뿐만 아니라 영양적인 측면에서도 장점이 있다"라고 말했다. 

현재 국내에 형성된 돼지고기 육가공 시장은 아직 작은 규모지만, 육가공 브랜드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만큼 육가공 시장의 향후 발전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 이에 따라 비선호 부위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도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

김 대표는 "현장에서 느끼는 비선호 부위를 활용한 샤퀴테리 제품에 대한 소비자 반응도 긍정적"이라며 "앞으로 꾸준한 신메뉴 개발을 통해 더욱 다양한 제품을 선보여 소비자들이 비선호 부위에 대한 선입견을 덜어내고 맛있게 즐길 수 있도록 하겠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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