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CH NOW] 과일 표면에 남아 있는 농약, 나노센서로 먼저 확인하고 구매한다
[TECH NOW] 과일 표면에 남아 있는 농약, 나노센서로 먼저 확인하고 구매한다
  • 김도연 기자
  • 승인 2022.06.23 09: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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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 연구소, 식품 손상 없이 5분 만에 잔존 화학물질 탐지 나노센서 개발

[데일리원헬스=김도연 기자] 식재료에 잔존하는 농약 등 화학물질에 대한 우려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임산부가 살충제에 노출될 경우 산모뿐만 아니라 태아도 백혈병 등에 걸릴 수 있다. 유럽연합(EU)에 따르면 EU에서 재배된 과일에 잔존하는 화학물질은 지난 2011년부터 2019년까지 꾸준히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과일이나 채소에 남아있는 화학물질에 대한 소비자 걱정이 클 수 밖에 없다.

스웨덴 카롤린스카(Karolinska) 연구소가 이런 문제에 해결책을 내놨다. 식품 안전을 고민하는 소비자를 위해 식재료에 남아 있는 화학물질을 간단하게 검출하는 나노센서를 개발했다. 이 나노센서를 이용하면 식재료의 표면 손상 없이 단 5분 만에 잔존 화학물질을 검출할 수 있다.

연구소는 나노센서 개발을 위해 금속 표면의 생체분자진단지표를 100만 배 이상 높일 수 있는 표면증강라만분광(SERS) 기술을 활용했다. SERS는 금속 표면에 흡착된 특정 분자에 증폭된 라만 산란으로 분자의 특성을 분석하는 기술이다. 라만 산란은 물질에 일정한 주파수의 빛을 노출했을 때 에너지를 얻거나 잃는 현상을 말한다. 

카롤린스카 연구소는 화염 나노입자 증착 방식으로 과일 표면의 잔류 살충제를 검출하는 나노센서를 개발했다. (이미지 출처 : 카롤린스카 연구소 홈페이지)
카롤린스카 연구소는 화염 나노입자 증착 방식으로 과일 표면의 잔류 화학물질을 검출하는 나노센서를 개발했다. (이미지 출처 : 카롤린스카 연구소 홈페이지)

SERS 기술은 그간 화학, 환경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돼 왔다. 그러나 높은 비용과 복잡한 제조 과정으로 인해 과일 표면의 손상 없이 살충제를 검출하는 데 적용하기는 어려웠다. 카롤린스카 연구소의 나노센서는 식재료의 표면을 손상하지 않고 남아있는 화학물질를 감지할 수 있다는 점에서 특별하다.

연구팀은 화염 스프레이를 분무해 유리 표면에 나노입자를 전달하는 방식으로 SERS 기술을 적용, 나노센서 개발에 성공했다. 하이펑 리 카롤린스카 연구원은 "화염 스프레이를 사용하면 넓은 면적에서 분자 신호를 균일하게 검출할 수 있어 대량 생산 공정에도 적합하다"고 말했다.

센서의 실용성 시험을 위해, 연구진은 센서를 이용해 살충제 에틸파리티온을 검출하는 실험을 진행했다. 사과 표면에 농업용 살충제인 에틸파라티온을 소량 도포하고 농약 분자를 녹이는 용액에 면봉을 담근 후 에틸파라티온을 수집했다. 수집한 용액을 센서에 떨어뜨렸을 때 살충제가 검출됐다. 

게오르기오스 쇼티리우 카롤린스카 연구원은 "이번 나노센서 개발로 소비자가 상품 구매 전에 현장에서 살충제 잔류 여부를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카롤린스카 연구소의 나노센서는 안전성이 특히 보장되어야 하는 식품분야에 활용되는 만큼 엄격한 테스트 과정을 거쳐 상용화될 전망이다. 그러나 아직까지 과일과 채소의 잔류 살충제를 감지하는 데 최적화된 방법이 없다는 것을 고려하면 식품 안전성 확보를 위한 첫 걸음이 될 수 있을 거라는 평가다.

연구진은 앞으로 나노센서가 식품을 넘어 알츠하이머나 심혈관 질환과 같은 특정 질병에 대한 바이오마커를 발견하는 데 활용할 수 있는지도 연구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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