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도날드에 동물복지 강화 요구한 아이칸, 위임장 대결에서 패배
맥도날드에 동물복지 강화 요구한 아이칸, 위임장 대결에서 패배
  • 송신욱 기자
  • 승인 2022.06.02 1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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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주총회에서 기존 이사들 모두 재선...아이칸 측 지명 2명 모두 이사회 진입 실패
맥도날드 "주주들이 경험 많은 이사 선택...ESG 강화해 나갈 것"
행동주의 투자가 칼 아이칸(사진 출처 : 칼 아이칸 페이스북)
행동주의 투자자 칼 아이칸(사진 출처 : 칼 아이칸 페이스북)

[데일리원헬스=송신욱 기자] 맥도날드에 동물복지 강화를 요구하던 억만장자 행동주의 투자자 칼 아이칸이 위임장 대결에서 패배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지난주 열린 맥도날드 주주총회에서 기존 12명의 이사들이 이사회 멤버로 모두 재선임됐다. 아이칸 측이 추천한 레슬리 사무엘리치 그린 센추리 자산운용 대표와 메이지 갠즐러 본아페티 이사는 각각 1%대 지지를 얻는데 그치며 이사회 진입에 실패했다. 

엔티케 에르난데스 맥도날드 이사회 의장은 성명을 통해 "맥도날드 주주들은 회사가 다양한 이슈에 올바르게 대응할 수 있게 도울 수 있는 경험 많은 이사들에게 투표했다"라고 밝혔다.

아이칸은 맥도날드의 동물복지 강화를 압박하기 위해 적극적인 행동을 보여왔다. 아이칸 측은 맥도날드가 임신한 돼지를 좁은 우리에 가둬 출산시키는 이른바 '임신기 상자'를 쓰는 업체에서 돼지고기를 구매하는 것을 비판해 왔다. 임신기 상자를 사용하는 것은 비윤리적인 일이며 이 같은 관행 철폐에 맥도날드가 앞장서야 한다는 입장이다.

맥도날드가 지난 2012년, 올해 말까지 임신기 상자를 사용하는 업체의 돼지고기 구매를 중단하기로 약속했지만 아이칸 측은 맥도날드가 기존의 약속을 제대로 지키지 않고 있다는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맥도날드는 "임신기 상자를 사용하지 않는 업체에서 구매하는 돼지고기 비율이 현재 60%를 넘겼고 올해 말에는 85~90%에 이를 것"이라고 반박한 바 있다. 100% 달성은 오는 2024년으로 미뤘지만 이는 코로나19 팬데믹과 아프리카돼지열병(ASF) 영향으로 어쩔 수 없다는 설명이다.

이에 대해 아이칸은 지난달 맥도날드 주주들에게 서한을 보내 "맥도날드의 주장은 날조에 가깝다"라며 "기업의 ESG 정책이 점점 더 중요해지는 상황에서 동물복지를 외면하는 것은 무책임하다"라고 성토하기도 했다. 아이칸이 보유한 맥도날드 주식의 가치는 5만 달러(약 6,300만 원) 수준이지만 최근 소규모 헤지펀드가 기후변화 대응을 촉구하며 엑슨모빌 이사 3명을 교체한 사례가 있어 적극적인 목소리를 내는 아이칸의 행보에 큰 관심이 쏠렸었다.

일반 주주들의 권리를 위임받아 이사회 진입을 노리던 아이칸 측은 주주총회 결과에 대해 별다른 반응을 내놓지 않고 있다.

반면 위임장 대결에서 승리한 맥도날드는 성명을 통해 "동물복지를 포함한 ESG 경영을 강화하기 위해 계속해서 노력하겠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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