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물 쓰레기 줄이고 원료 활용 높여 지속 가능한 성장에 기여
[데일리원헬스=김도연 기자] 유엔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오는 2050년 전 세계 인구는 93억 명에 이를 전망이다. 93억 명의 인구가 먹기 위해선 지금보다 최대 60%의 식량을 더 생산해야 한다.
문제는 단순히 식량 수요가 늘어나는 것이 아니다. 환경에 큰 영향을 주는 육류 소비가 급증한다는 점이다. 환경에 영향을 주지 않는 단백질 생산을 위해 대체 단백질 산업이 부상하고 있지만 높은 가격과 대중의 부정적인 인식으로 대중화까지는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새로운 단백질을 만들고 대중의 인식과 식습관 변화를 기다리는 것보다 기존의 육류를 환경 부담 없이 더욱 효과적으로 생산하는 방법이 없을까? 이 같은 물음에 새로운 길을 제시하는 스타트업이 있다. 핀란드 푸드테크 스타트업 슈퍼그라운드(SuperGround)다.
슈퍼그라운드는 최근 닭의 뼈를 활용해 너겟 등 치킨 관련 제품 생산량을 최대 30% 늘리는 기술을 발표했다. 닭에서 내장과 깃털을 제거하면 뼈가 순중량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35~40%에 이른다. 닭의 뼈에는 칼슘 등 많은 영양소가 들어 있지만 먹기 불편하다는 이유로 가공 과정에서 모두 버려졌다.
슈퍼그라운드는 닭의 뼈를 살과 함께 압출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살코기에 뼈가 섞여도 맛과 식감, 냄새에 영향을 주지 않는 것이 핵심이다. 칼슘 등이 함유된 뼈가 들어간 만큼 영양면에서는 더 우수하다.
무엇보다 버려지던 뼈를 제품 생산에 사용하는 만큼 음식물 쓰레기 배출이 줄어 환경적 부담이 적어 지고 더 많은 닭을 사육하지 않아도 원료 사용을 높여 더 많은 음식을 생산할 수 있다는 점에서 효율적이라는 것이 슈퍼그라운드의 설명이다.
슈퍼그라운드의 압출 기술은 기존 가금육 생산라인을 갖춘 곳이라면 큰 비용 투자 없이 바로 적용 가능하다. 너겟과 소시지, 케밥 등 다양한 제품 생산에 활용될 수 있다.
치킨너겟은 슈퍼그라운드의 압축 기술을 적용해 만든 대표 상품이다. 산투 벡켈리 슈퍼그라운드 대표는 "뼈를 제품 생산에 이용하기 위해 닭 이외에 다양한 식품 원료로 테스트를 진행했지만 닭이 가장 적합했다"라며 "치킨너겟은 소비자에게 익숙한 제품으로 맛이 좋을 뿐만 아니라 영양가도 높다"라고 말했다.
슈퍼그라운드는 대체 단백질과 같은 대안만으로는 식품 산업의 지속 가능성을 확보할 수 없다고 보고 있다. 기존의 육류 생산방식을 효율화하는 것이 보다 현실적이고 즉각적인 효과를 얻을 수 있는 방법이란 설명이다.
벡켈리 대표는 "대체 단백질은 여전히 비싸고 대중의 인식과 식습관을 바꿔야 한다는 커다른 숙제를 안고 있다"라며 "대중의 식습관을 바꾸지 않고 그들에게 익숙한 음식을 효율적으로 생산하는 기술이 식품 업계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그는 "슈퍼그라운드의 기술은 미래 혁신적인 것이 아니라 현재 식품 산업에서 바로 적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차별화 된다"라며 "생산량을 늘리고 칼슘 등의 영양소를 제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슈퍼그라운드 기술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슈퍼그라운드는 앞으로 가축을 더 효율적으로 활용한 식품 생산이 업계의 주 관심사가 될 것으로 보고, 관련 기술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슈퍼그라운드 기술로 생산된 치킨너겟과 미트볼 등의 제품은 내년 초부터 시중에 유통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