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생선이다"...해양 오염으로 커지는 대체 수산물 시장
"이제는 생선이다"...해양 오염으로 커지는 대체 수산물 시장
  • 배수영 기자
  • 승인 2022.05.11 21: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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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양 미세플라스틱 증가...양식업 환경오염 문제도 심각
글로벌 수산물 시장 2천 억 달러 규모...대체 수산물 소비·투자 급증
美, 대체 수산물 소비 대체육보다 높아...해양수산부 대체 수산물 산업 지원 나서

[데일리원헬스=배수영 기자] 대체 단백질 시장에서 수산물이 부상하고 있다. 대체 단백질 시장은 기존 축산업의 환경 오염과 동물복지 이슈가 부각되면서 대체육 중심으로 성장해 왔다. 반면 수산물은 축산물보다 안전하고 건강하다는 인식 때문에 대체 식품에 대한 필요성이 크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 바닷속 미세플라스틱 문제와 양식업으로 인한 환경오염 문제가 대두되면서 대체 수산물 분야가 주목받고 있다. 

바닷속 미세플라스틱 문제가 심각해지면서 대체 수산물이 주목받고 있다.
바닷속 미세플라스틱 문제가 심각해지면서 대체 수산물이 주목받고 있다.

◆ 해양 미세플라스틱 증가...양식업 환경오염 문제도 심각

수산물이 지속가능성을 의심받기 시작한 건 바닷속 미세플라스틱 문제가 불거지면서 부터다.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우리나라 해양 쓰레기 전체 수거량은 2018년 약 4.8만 톤에서 2020년 약 11.2만 톤으로 2배 이상 증가했다. 이중 83%는 플라스틱으로 나타났다. 바다에 무분별하게 버려진 플라스틱은 자외선과 염분, 파도 등에 의해 잘게 쪼개져 미세플라스틱이 된다. 이것을 작은 물고기가 섭취하고, 먹이사슬의 끝에 있는 인간의 식탁에 올라온다. 

미세플라스틱 문제와 더불어 양식업의 환경 오염 문제도 심각하다. 양식업은 물고기를 살찌우기 위해 유기물 사료를 사용한다. 먹다 남은 사료와 물고기 배설물은 바다에 그대로 가라 앉아 분해되는데, 이때 황화수소와 암모니아질소가 생성된다. 이 물질들은 해양 환경에서 독성으로 작용해 생물이 살 수 없게 만들어, 바다를 황폐화시킨다. 양식으로 인한 환경 오염을 막아야 한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글로벌 인구 증가로 인한 식량 부족 문제도 빼놓을 수 없다. 오는 2050년 세계 인구가 약 100억 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면서 단백질 수요가 급증할 전망이다. 육류는 물론 수산물 공급도 수요를 따라가지 못할 판이다. 대체 수산물이 새로운 공급원으로 부상하는 이유다. 

◆ 글로벌 수산물 시장 2천 억 달러 규모...대체 수산물 소비·투자 급증

무엇보다 수산물 시장의 어마어마한 규모가 대체 수산물 산업의 발전을 기대하게 한다. 글로벌 수산물 시장 규모는 2,000억 달러(약 255조 원) 수준으로 평가된다. 대체육 시장에서 선두 기업들이 자리 잡고 관련 제품이 어느 정도 대중화에 성공한 것처럼 대체 수산물 시장도 비슷하게 성장할 전망이다. 대체 수산물 소비와 투자가 빠르게 늘면서 이 같은 전망에 힘을 실고 있다.

미국의 비영리기구 굿푸드 인스티튜드에 따르면 지난 2020년 미국의 대체 수산물 매출은 1,200만 달러(약 140억 원)로 전년 대비 23% 증가했다. 같은 기간 상반기 대체 수산물 대상 투자는 약 7,000만 달러(약 892억 원)로 6개월 만에 직전 2년의 투자액을 넘어섰다. 

투자도 활발하다. 미국의 세포 배양 해산물 스타트업 '블루날루'는 지난해 1월 6,000만 달러(약 700억 원)를 유치했다. 우리나라 스타트업 '셀미트' 역시 최근 시리즈A 펀딩에서 100억 원의 투자를 유치에 성공했다. 셀미트는 대체 수산물 독도 새우를 개발한 기업으로, 게와 랍스터와 같은 다른 갑각류 개발을 진행 중이다. 

(왼쪽) 미국 가데인의 대체수산물 생선 텐더 (오른쪽) 우리나라 바이오믹스테크가 개발한 대체수산물 참치, CU의 채식 마요 시리즈
가데인이 판매 중인 대체 수산물 생선 텐더(왼쪽)과 CU의 채식 마요 시리즈

◆ 美, 대체 수산물 소비 대체육보다 높아...해양수산부 대체 수산물 산업 지원 나서

대체 수산물의 장점은 명확하다. 세포 배양으로 만들어지는 대체 수산물은 각종 환경오염에서 벗어나 대량 생산이 가능하며, 수산물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과 임산부도 안전하게 먹을 수 있다. 

미국에서는 이미 2020년 대체 수산물 소비가 전체 식물 기반 대체 식품 소비의 약 29%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당시 26%를 기록한 대체육보다 비중이 높아 큰 이목을 끌었다.

소비자 판매가 늘면서 다양한 기업이 다양한 제품을 출시하며 시장을 소비자를 유혹하고 있다. 미국의 대체 수산물 기업 '가데인'은 대체 수산물로 만든 생선 텐더와 대게 텐더를 판매 중이다. '뉴웨이브푸드'는 해초와 녹두를 활용한 식물성 새우를 판매하고 있다. 맛과 질감이 새우와 동일하다는 호평을 받고 있다. 

우리나라에선 '바이오믹스테크'가 식물성 참치를 선보였다. 100% 식물성 단백질로 만든 참치로, 실제 참치와 맛이 거의 흡사하다는 평가다. 지난해 CU 편의점에서 식물성 참치를 활용한 상품을 출시했으며, 매출은 전년 대비 53.2% 증가했다. 

미래 거대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정부도 지원에 나섰다.해양수산부는 최근 발표한 ‘수산식품 육성 종합계획’에 대체 수산물 기술 개발 계획을 포함했다. 이를 통해 오는 2023년부터는 세포 배양 생선육을 제조하고, 인공 참치나 새우 등 대체 수산물 생산에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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