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퓨처푸드〈1〉배양육]②기술로 동물복지·생산비용 문제 해결...대중화 위해 '부정적 인식' 장벽 넘어야
[퓨처푸드〈1〉배양육]②기술로 동물복지·생산비용 문제 해결...대중화 위해 '부정적 인식' 장벽 넘어야
  • 박진영 기자
  • 승인 2022.04.12 19: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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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혈청 배양액으로 동물복지 이슈 극복...배양육 생산비용도 크게 감소
배양육에 대한 거부감 커...대중 인식 전환 '숙제' 

[편집자 주] 기후변화와 동물복지 이슈로 지금까지의 육류 생산 방식은 지속 가능성을 의심받고 있다. 다양한 대체 단백질이 시장 영향력을 높여가는 가운데 현재 가장 주목받는 대안 중 하나는 배양육이다. 일명 '실험실 고기'로 부르는 배양육은 환경 부담과 동물복지 이슈에서 가장 자유롭다는 평가다. 미래 단백질 '배양육'은 대중화에 성공할 수 있을까? 배양육의 시장성과 성장 가능성, 대표 기업, 전 세계 주요 국가들의 육성정책 등을 3회에 걸쳐 집어본다.

[데일리원헬스=박진영 기자] 배양육이 공장식 대규모 사육이 없어 동물복지에서 자유롭다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관련 논란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배양육을 만들기 위해서는 영양분과 호르몬이 함유된 용액인 혈청이 필요하다. 

이 혈청은 주로 소의 태아에서 추출해 소태아혈청이라고도 부른다. 소태아혈청은 세포를 공격하는 불필요한 면역반응이 없고 산화스트레스에서 중요 비타민을 지켜주는 단백질을 가지고 있어 세포를 안정적으로 성장시킨다.

◆무혈청 배양액으로 동물복지 이슈 극복...배양육 생산비용도 크게 감소

문제는 혈청을 얻는 과정이 비인도적이라는 점이다. 우선 소태아혈청을 얻기 위해 따로 소를 사육해야 한다. 소를 도축한 뒤 태아를 꺼내 심장에 관을 꽂아 혈청을 추출한다. 오로지 혈청을 얻기 위해 태아를 만들고 태어나기도 전에 혈청을 추출해 죽이는 행위가 이뤄진다. 동물복지 강화라는 장점을 내세운 배양육이 오히려 동물복지를 심각하게 침해한다는 지적이 나올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이런 동물복지 이슈는 이제 조금씩 옛날 얘기가 되고 있다. 가축 혈청을 사용하지 않고 해조류 등으로 만든 무혈청 배양액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기업은 영국의 멀터스(Multus)다. 멀터스가 개발한 무혈청 배양액은 직접 개발한 성분과 단백질을 합성해 다양한 육류 배양에 사용할 수 있다. 멀터스는 올해 말 무혈청 배양액을 이용해 배양육을 생산하는 대량 생산시설을 오픈할 예정이다.

업사이드푸드 역시 지난해 말 무혈청 배양액 개발을 완료하고 이를 이용해 만든 치킨 너겟과 핫도그를 공개했다. 업사이드푸드가 개발한 배양액에는 지질, 비타민, 아미노산, 미네랄 등 기존 동물 성분 배양액과 동일한 성분으로 구성됐다.

셀미트가 개발한 무혈청 배양액
셀미트가 개발한 무혈청 배양액

국내 스타트업도 무혈청 배양액 개발에서 성과를 내고 있다. 셀미트는 지난해 자체 개발한 무혈청 배양액으로 만든 독도새우 배양육 시제품을 공개했다. 셀미트는 자체 개발한 무혈청 배양액이 기존 배양액보다 세포를 최대 250% 더 빠르게 성장시킬 수 있다고 밝혔다. 셀미트는 현재 무혈청 배양액을 이용한 랍스터와 닭고기 배양육 개발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무혈청 배양액 개발은 동물복지 이슈 해결은 물론 배양육 대중화의 핵심이다. 기존 소아태혈청은 1리터에 200달러(약 24만 7,440원) 수준에 거래될 정도로 가격이 비쌌다. 소태아혈청 비용이 배양육 전체 생산비용의 최대 90% 이를 정도였다.

무혈청 배양액은 제조비용이 소태아혈청의 10% 미만이다. 멀터스는 오는 2026년까지 배양액 가격을 1달러 수준으로 낮춘다는 계획이다. 계획대로 된다면 배양육은 기존 육류와 비슷한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며 대중화에 기틀을 마련할 수 있을 전망이다.

◆배양육에 대한 거부감 커...대중 인식 전환 '숙제' 

가격 경쟁력을 갖추면 배양육이 기존 육류처럼 대중화될 수 있을까? 가격 외 다른 벽을 뛰어 넘어야 한다. 바로 배양육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다. 기후변화와 동물복지 측면에서 장점이 분명하지만 실험실에서 제조한 고기를 섭취한다는 건 분명 아직은 낯선 개념이다. 이 때문에 배양육 섭취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가진 사람이 적지 않다.

미국 캘리포니아 대학 연구팀이 올 초 '환경심리학 저널'에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설문에 참여한 1587명 중 고기를 먹는 사람의 35%, 비건의 55%가 '배양육에 혐오감을 느끼며 전혀 먹을 생각이 없다"라고 답했다.

기존 육류를 소비하는 사람들은 배양육을 '고기가 아니다'라고 느낀 반면 채식주의자들은 '고기라고 생각한다'라고 답했다. 고기가 아니어서 먹지 않겠다는 사람과 고기라서 먹지 않겠다는 사람의 인식은 상반되지만 결과는 배양육 혐오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소비자 대부분이 배양육이 환경과 동물복지에 기여한다는 점을 인정하고 있지만 그와 별개로 높은 혐오감을 보였다"라며 "배양육 대중화는 소비자의 부정적 인식을 개선하는 것에 달렸다"라고 평가했다..

호주에서도 비슷한 조사가 나왔다. 호주 시드니 대학과 커틴 대학 연구팀이 지난 2020년, MZ세대 227명을 대상으로 배양육 소비에 대해 물어본 결과 72% '아직 배양육을 소비할 생각이 없다'라고 답해 새로운 제품에 대한 수용성이 높고 환경과 동물복지 기준이 높은 MZ세대에서도 배양육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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