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비건 인구 크게 늘어...대체 단백질 섭취도 급증
러시아 비건 인구 크게 늘어...대체 단백질 섭취도 급증
  • 김도연 기자
  • 승인 2021.11.02 12: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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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인구의 8% 개인적 이유로 육류 소비 제한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대체 단백질 소비 폭증
러시아의 비건 인구가 크게 늘고 있다. 자신은 마트에서 장을 보는 러시아 사람들의 모습.
러시아의 비건 인구가 크게 늘고 있다. 자신은 마트에서 장을 보는 러시아 사람들의 모습.

[데일리원헬스=김도연 기자] 러시아의 비건 인구가 빠르게 늘면서 대체 단백질 소비가 급증하고 있다고 유라시아넷이 2일 보도했다.

현지 여론조사 기관 All-Russian Public Opinion Research Center에 따르면 완전 혹은 일부 비건(채식주의자), 페스코 베지터리언(해산물 허용)의 비율이 전체 인구의 8%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간헐적으로 육류를 섭취하는 프렉시테리언 비율은 23%로 서유럽 국가와 비슷한 수준을 보였다.

2019년 조사에선 완전 혹은 일부 비건의 비율은 2% 수준이었지만 2년 만에 4배 가량 늘었다. 현재 모든 동물성 식품을 거부하는 완전 비건의 수는 최대 300만 명으로 매년 1.5배씩 늘어나는 것으로 집계됐다.

비건 인구가 늘어나면서 러시아의 대체 단백질 소비도 급증했다. 현지 시장조사 기간 NAFI가 지난 9월 발표한 설문 결과에 따르면 지난 1년 6개월 간 러시아 국민의 식물성 육류 및 대체 우유 소비량이 이전 대비 3배 이상 늘었다. '종종 대체육 제품을 구매한다'라고 답한 소비자가 기존 10%에서 34%로 증가했으며 대체 유제품의 경우 9%에서 31%로 늘었다. 응답자 95%가 '대체 단백질 제품의 존재를 알고 있다'라고 답했으며 40%는 '전년보다 육류 소비를 줄였다'라고 응답했다. '육류 소비를 중단했다'라고 답한 비율도 11%에 달했다.

현지 시장조사기관 비즈니스 스탯에 따르면 러시아의 대체 단백질 판매량은 지난 2015년 5톤에서 2019년 1만 3,000톤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딜로이트 컨설팅은 러시아의 대체 단백질 시장이 향후 5년 간 최소 전년 대비 10% 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러시아에서 비건 인구가 증가한 이유로는 우선 경제적 이유를 들 수 있다. 

지난해 러시아의 육류 소매 판매가 11년 만에 처음으로 감소세로 돌아섰다. 감소폭은 가격이 비싼 소고기와 양고기에서 더 두드러졌다. 경기 침체와 코로나19 팬데믹 지속으로 소득이 감소한 러시아 국민들의 자의 반 타의 반으로 비건으로 전향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 러시아의 대체육 가격은 일반 육류보다 저렴하다. 비욘드미트 등 기존 육류의 맛을 정교하게 구현한 대체육 제품은 육류보다 비싸지만 러시아에서 판매되는 대체육은 단순 콩고기로 일반 육류보다 훨씬 저렴하다.

비건의 접근성이 크게 높아진 것도 원인이다. '에프코(Efco) 같은 대기업이 대체 단백질 시장에 뛰어 들면서 다양한 제품이 유통되기 시작했다. 여기에 건강과 환경, 동물복지를 이유로 육류 소비를 줄여야 한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사회문화적, 산업적으로 비건을 선택하고 비건의 삶을 살기 용이한 환경이 조성됐다는 분석이다.

NAFI는 "러시아 내 젊은층과 대도시 거주자 중심으로 건강과 환경, 동물복지에 대한 이식이 커지면서 비건이 유행하고 있다"라며 "경제적으로 어려운 빈곤층 역시 비건을 선택하고 있어 러시아 내 비건 인구 증가가 향후 계속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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