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K2021] 정확도 2위 한사랑개발회 "축산 AI, 유망한 진로라고 느꼈어요"
[ADK2021] 정확도 2위 한사랑개발회 "축산 AI, 유망한 진로라고 느꼈어요"
  • 박진영 기자
  • 승인 2021.09.06 16: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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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 중심 한사랑개발회 정확도 부분 1위 올라...미래 진로로 축산테크에 관심

[편집자 주] 지난 8월, 한국축산테크협회는 세계 최초 가축 이미지를 활용한 인공지능 데이터톤 ‘Animal Datathon Korea 2021(이하 ADK2021)’을 개최해 축산 인공지능(AI) 기술 성장의 장을 마련했다. 전 세계적으로 찾기 어려운 가축 이미지 데이터를 활용해 AI 모델을 개발하는 무대에 다양한 AI 분야 실력자들이 모였다.

치열한 경합 끝에 다양한 배경을 가진 5개 팀이 ADK2021 시상대에 올랐다. 램인터내셔널이 5개 입상팀 릴레이 인터뷰를 통해 이들의 세계 최초 가축 데이터톤 참가 소감과 AI 모델 개발 노하우를 들어봤다.
 

[데일리원헬스=박진영 기자] "ADK2021이 끝나고 축산업과 AI에 대한 뉴스를 관심있게 보고 있습니다. AI 기술이 축산업에 종사하는 사람뿐만 아니라 궁극적으로 중요한 식량 생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점에서 유망한 진로라는 생각이 듭니다.” (정확도 부문 2위 입상팀 '한사랑개발회' 신찬엽 씨)

허재섭(팀장) 씨과 조원 씨, 송광원 씨, 신찬엽 씨 등 총 4명으로 구성된 ‘한사랑개발회’ 팀은 대학교에 재학 중이거나, 대학교를 갓 졸업한 사람들로 구성됐다. AI에 대한 열정 하나로 뭉친 팀답게 우수한 팀워크로 정확도 부문 2위에 올라 상금 200만원을 거머쥐었다.

네이버 부스트캠프를 통해 만난 한사랑개발회는 함께 공부한 AI 실력을 갈고 닦아보자는 생각에 참가할 대회를 찾던 중, 소의 키포인트라는 다소 특별한 주제를 다룬 ADK2021을 발견하고 참가를 결정했다. 

ADK2021 시상식에 참여한 '한사랑개발회'팀의 기념촬영 모습. (왼쪽부터) 송광원, 조원, 신찬엽, 허재섭, 경노겸 한국축산데이터 대표.

호기롭게 참가했지만 처음 접해보는 가축 AI 모델링은 첫 단계부터 쉽지 않았다. 사람 모델과는 다르게 가로 길이가 더 긴 형태를 고민해야 했고, 주어진 가축 이미지 데이터에서 소 색상이 황색, 흰색 등 다채로운 것이 변수였다. 허재섭 씨는 "가축 이미지를 활용한 AI 모델링은 처음이었기 때문에 통계 등 다양한 각도에서 데이터를 이해하는 분석 방법인 EDA(Exploratory Data Analysis)에 심혈을 기울였다"라며 "그 과정에서 소의 17가지 키포인트가 가지는 특성을 더 잘 이해할 수 있었고, 모델 개발에 큰 도움이 됐다"라고 말했다.

개발한 모델의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외부 데이터셋을 찾기도 했지만, 현실적인 벽에 부딪쳤다. 외부 데이터는 각 데이터셋마다 소의 키포인트 부위에 대한 정의가 달랐다. 왼쪽 앞무릎, 꼬리 시작점, 머리 위 등 17가지 키포인트에 대해 비슷한 라벨로 분류해둔 데이터셋은 찾을 수 없었다. 결국 데이터셋을 정제하는 데 시간을 소모하면서 계획했던 것만큼 데이터를 추가하지 못했다.

시행착오는 본선에서도 이어졌다. 대회 본선 이틀 밤을 새워 모델을 제출했지만, 정확도 순위 4위에 그쳤다. 그 사이 팀원들은 지칠대로 지쳐 있었다. 그러나 포기하지 않았다. 대회가 마감되기 10분 전까지도 최종 제출할 모델에 매달렸다. 그 결과, 본선이 진행되는 동안 한 차례도 순위권에 오르지 못한 한사랑개발회 팀은 대회 마감 10분전 정확도 2위에 오르는 이변을 일으켰다. 신찬엽 팀원은 "마지막 날에 거의 밤을 새고도 4등에 그쳐 반쯤 포기 상태에서 마지막 모델을 제출했는데, 갑자기 2등으로 치고 올라오는 결과를 보고 나도 모르게 소리를 질렀다"라며 당시 현장의 짜릿함을 전했다.

한사랑개발회 팀은 가려진 소의 키포인트를 잡아내고, 소의 색상 정보에 강한 모델을 만드는 것에 가장 중점을 뒀다. 현재 최고 수준의 자세 추정(pose estimation) 모델인 HRNet에 AID, DarkPose 등 여러 기법을 추가해 성능 향상에 집중했다. 학습 데이터에 많은 변화를 가해 부족한 이미지 데이터를 보충한 덕분에 실제 추론하는 이미지의 색상과 명암이 달라져도 높은 수준의 키포인트를 추론 정확도를 유지할 수 있었다.

입상 팁을 묻는 질문에 허재섭 씨는 "나름의 논리적인 근거를 바탕으로 실험을 진행하는 것이 중요하다"라며 "경험상 단순히 우수한 자료라는 이유만으로 외부 모델이나 기법을 가져다 쓰면 결국 전체적인 실험 계획이 망가진다"라고 말했다. 이어 "실험 하나를 할 때도 이게 왜 잘될 것 같은지에 대한 나름의 가정이 있어야 한다"라며 "우리 팀 역시 이러한 부분을 철저하게 지켜 결과적으로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ADK2021 시상식에 참가한 '한사랑개발회' 팀

팀원 간의 우수한 팀워크도 입상의 밑바탕이 됐다. ADK2021 본선은 주말 이틀이라는 한정된 시간동안 온라인으로 진행돼 팀원 간 손발이 잘 맞는 것이 중요했다. 한사랑개발회 팀은 부스트캠프에서 여러 프로젝트를 수행한 경험 덕분에 팀원과 온라인으로 대회를 진행하는 것에 익숙했다.

신찬엽 씨는 "이전에도 줌(Zoom)과 게더타운(Gathertown)을 활용해 온라인으로 많이 만났다"라며 "이번 ADK2021에서는 아무 때나 메신저에 접속해서 소통하되, 모두 모여야 할 회의 시간은 딱 지켜서 회의를 진행했다"라고 전했다.

ADK2021을 통해 미래 진로로 축산테크 산업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게 됐다는 것이 한사랑개발회 팀원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조원 팀원은 "이번에 대회를 하면서 처음 축산테크라는 생소한 분야의 데이터를 다뤘지만, 생소하다는 것은 그만큼 경쟁력이 있다는 뜻이라고 생각한다"라며 "세계적으로 좋은 성과를 내고 있는 연구자가 없다면, 우리가 그 연구자가 될 수도 있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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