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를 더욱 안전하게"...中 전염병 막기 위해 13층 돼지 호텔 건설
"돼지를 더욱 안전하게"...中 전염병 막기 위해 13층 돼지 호텔 건설
  • 송신욱 기자
  • 승인 2021.08.06 12: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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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양돈기업들 생물보안 강화한 13층 돼지 호텔 건설 중
베이징에는 이미 돼지 12만 마리 키우는 5층 돼지 농장 운영돼
동물복지·주거환경, 中에선 문제 안돼...대규모 돼지 농장 증가 전망

[데일리원헬스=송신욱 기자] 중국이 생물보안을 강화한 13층짜리 돼지 호텔을 건설한다고 축산전문매체 더피그사이트가 6일 보도했다.

중국 남부에 들어서는 이 돼지 호텔은 총 13층에서 돼지 1만 마리를 사육하는 콘도형 시설이다. 생물보안을 위해 출입자가 엄격하게 통제되고 보안 카메라, 상시 거주 수의사와 세심하게 준비된 사료 등이 제공된다. 중국 양돈기업 무위안식품과 중국 1위 사료 기업 뉴호프그룹이 함께 건설한다.

중국이 거대한 수직 돼지농장을 짓는 것은 심각한 돼지 전염병을 예방하고 토지 사용 효율을 높이기 위해서다.

지난 2018년 아프라키돼지열병(ASF) 발생으로 사육돼지의 절반에 해당하는 4억 마리가 폐사하며 양돈업 붕괴 위기를 겪은 중국은 양돈산업 재건을 위해 노력해 왔지만 올 초 다시 ASF가 확산하면서 위기를 맞고 있다. ASF 극복을 위한 백신 개발이 시급하지만 백신 개발은 요원한 상황. 백신이 개발되기 전까지 취약한 중국 양돈농장의 생물보안 수준을 높이는 것이 선결과제로 부각됐다. 

전염병을 탐지하고 예방하는 생물보안 시스템 구축은 소규모 농장에선 쉽지 않은 일이다. 이에 중국 정부는 ASF 발생 후 양돈산업을 재건하는 과정에서 생물보안 수준을 높일 수 있는 대기업에게 강력한 지원을 해왔다. 그 결과 지난해 중국의 돼지 생산량 중 57%가 돼지 500마리 이상을 키우는 농장에서 나왔다. ASF 발생 전에는 이 비율이 1%에 불과했다.

수직 돼지농장은 토지 이용에도 강점이 있다. 같은 면적에서 기존 농장 대비 최대 3배 많은 돼지를 기를 수 있다. 일반 주거지와 멀리 떨어진 산 위에 지을 수도 있어 양돈장 운영에 따른 악취 등의 민원에서도 자유롭다.

중국 구이강시에 위치한 12층 규모 돼지 농장 전경
중국 구이강시에 위치한 12층 규모 돼지 농장 전경

생물보안을 강화한 대규모 양돈농장의 등장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뉴호프그룹은 이미 베이징 동부 지역에 축구장 20개 크기의 5층짜리 양돈농장 3동을 운영하고 있다. 베이징 내 가장 큰 양돈농장으로 이곳에선 매년 12만 마리의 돼지가 생산된다. 

이곳에선 인공지능이 돼지 발열과 공기순환 정도을 체크하고 로봇이 사료를 급여하고 농장을 소독한다. 농장 노동자들은 기숙사에서 생활하며 외부 출입을 최소화한다. 농장에서 발생하는 폐수는 정화돼 주변 과수원에 관개수로 제공되며 분료 등은 비료로 활용된다.

중국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 속에 향후 생물보안을 강화한 대규모 돼지 수직농장 건설이 늘어날 전망이다. 전염병 예방과 효율적인 토지 활용이란 장점이 부각되는 반면 동물복지와 주거환경 악화란 단점은 무시되는 중국의 특수한 상황 덕분이다.

영국 소재 시장조사업체 기라의 루퍼트 클랙스턴 연구원은 "대규모 수직 농장을 지어 돼지를 좁은 공간에 가둬 키우는 방식은 동물복지 이슈로 미국이나 유럽에선 쉽지 않다"라며 "돼지 농장이 도심에 들어서는 것도 주거 환경 악화로 다른 나라에선 문제지만 중국에서는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그는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즉시 공간이 마련돼 대규모 돼지 농장이 건설되고 있다"라며 "중국이 생물보안 수준을 높인 대규모 돼지 농장을 늘려나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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