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날에는 건강한 채식을...? 복날 맞아 보양식 찬반 '가열'
복날에는 건강한 채식을...? 복날 맞아 보양식 찬반 '가열'
  • 박진영 기자
  • 승인 2021.07.20 13: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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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계탕' 복날 음식으로 인기...복날 몰린 7월 닭 도축량 급증
동물단체 '복날 대량학살 멈춰야'...'복날에 채식하자' 목소리도
요식·유통 업계 '복날 대목 잡아라' 이벤트 봇물

[데일리원헬스=박진영 기자] 연일 계속되는 폭염 속에 복날 삼계탕 등 보양식을 먹는 문화에 대한 논란이 달아오르고 있다. 동물복지에 대한 인식이 강화되면서 보양을 위해 대량으로 동물을 학살하는 복날 문화를 바로잡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반면 전통적인 대목인 복날을 맞아 소비를 늘리기 위한 관련 업계의 이벤트도 봇물을 이뤄 묘한 대조를 이루고 있다.

여름철 대표 보양 음식 삼계탕
여름철 대표 보양 음식 삼계탕

◆'삼계탕' 복날 음식으로 인기...복날 몰린 7월 닭 도축량 급증

삼계탕은 대표적인 여름철 보양 음식이자 가장 선호하는 음식이다. 취업 포털 잡코리아와 알바몬이 지난 11일 초복을 앞두고 직장인 605명에게 '선호 보양식'을 묻는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10명 중 7명이 삼계탕을 선택했다.

보양식을 챙겨 먹는 이유로는 응답자 77.6%가 '피로 회복, 활력 증진 등 건강에 도움이 될 것 같아서'라고 답했다. '매년 여름철 보양식을 챙겨 먹어서'라는 응답이 39.6%, '보양식 음식이 입맛에 맞고 맛있어서'가 16.9%, '주변에서 먹으라고 챙겨서'가 12.9%로 뒤를 이었다.

이렇게 삼계탕에 대한 선호가 높은 만큼 복날에는 유독 많은 닭이 도축된다. 농림축산검역본부에 따르면, 지난 2018년부터 2020년까지 7월 닭 도살량이 급증했다. 3년간 7월에만 평균 1억 1,000만여 마리의 닭이 도살된 것으로 집계됐다.  

비질을 진행한 동물권 운동단체 '서울애니멀세이브'
비질을 진행한 동물권 운동단체 '서울애니멀세이브'.(사진=서울애니멀세이브 인스타그램)

◆동물단체 '복날 대량학살 멈춰야'...'복날에 채식하자' 목소리도

복날 수요로 닭 도살량이 증가하자 동물권단체를 중심으로 비판의 목소리와 함께 적극적 행동이 나오고 있다.

동물권 운동단체 '서울애니멀세이브'는 지난 7일 경기도 북부의 한 도축장을 방문해 도축 행위를 목격하고 기록해 공유하는 행위인 '비질'을 진행했다. 이 단체는 '여기에 동물이 있다'라고 쓰인 피켓을 들고 운송 트럭을 막는 시위를 벌였다.

광주지역 비건단체 '비건탐식단'은 초복당일 정오부터 1시까지 도청 앞에서 '동물살해반대' 피케팅을 펼쳤다. 이들은 "더위로 손실된 체내 수분은 수박, 참외, 복숭아, 자두 등 과일로도 충분히 채울 수 있다"라고 주장했다. 피케팅 참가자는 "복날만이라도 하루 한끼 채식을 실천해보았으면 좋겠다"라며 "'복날엔 보양식, 보양식은 고기'라는 통념을 깨야한다"라고 말했다.

불교환경연대는 말복인 다음달 10일까지 삼계탕 등 육식 보양식 대신 채소로 만든 채계장 등을 먹는 복날 채식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불교환경연대는 "현재 만연된 공장형 축산시스템은 인류의 존속을 위협하고 있다"라며 "생태위기와 기후위기는 물론 대량식육 소비문화로 직면한 위기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복날 만큼은 채식하는 날로 바꿔야한다"고 밝혔했다.

닭에 이어 '개식용 반대' 집회도 열렸다. 한국동물보호연합과 한국채식연합은 "정부는 더 이상 개식용 산업을 방조하지 말라"라며 "불법 개 도살을 적극 단속하고 근절 대책을 수립하라"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교촌치킨이 진행 중인 복날 이벤트
교촌치킨이 진행 중인 복날 이벤트

◆요식·유통 업계 '복날 대목 잡아라' 이벤트 봇물

복날 삼계탕 등 보양식을 삼가고 채식을 하자는 일각의 주장과 달리 복날 대목을 맞은 요식·유통 업계는 대규모 이벤트로 손님 몰이에 나서고 있다.

삼계탕뿐 아니라 치킨, 스테이크, 순댓국, 한우 등 다양한 음식에서 복날 할인 혹은 추가 포인트 적립을 제공하는 이벤트가 진행 중이다. 호텔들도 휴가철 호캉스 손님을 겨냥해 보양식을 즐길 수 있는 패키시 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관련 업계는 동물복지를 위해 복날 보양식 소비를 줄여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 소비자의 선택권을 무시하는 과도한 주장이라는 반응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복날 보양식 문화는 여름철 부족한 기운을 채우고 원기를 회복하는 고유한 우리 문화로 많은 사람이 즐기고 있다"라며 "더 많은 사람이 영양이 풍부한 보양식으로 더위를 이기고 건강한 여름을 보내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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