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CH NOW] 울타리 없이 소 방목한다...낙농업 풍경 바꾼 스타트업 '노펜스'·'홀터'
[TECH NOW] 울타리 없이 소 방목한다...낙농업 풍경 바꾼 스타트업 '노펜스'·'홀터'
  • 김도연 기자
  • 승인 2021.05.24 11: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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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 목걸이와 연동된 앱으로 방목 지역 설정, 가축 위치 트래킹
앱으로 가축 무리 직접 조종하거나 분만 등 상태 정보받기도
수익성 개선 효과와 친환경성 높이 평가...대규모 투자금 유치 성과

[데일리원헬스=김도연 기자] 전 세계에서 생산되는 우유 대부분은 야외 초지가 아닌, 축사에서 사육되는 젖소에게서 나온다. 그러나 특징적인 기후로 목초지가 넓게 형성된 국가는 상황이 다르다. 연중 서늘하고 비가 많이 오는 영국과 아일랜드는 2019년 기준, 젖소 95% 이상을 초지에 방목해 사육하고 있다. 핀란드와 노르웨이, 스웨덴은 젖소를 축사에서만 사육하는 것을 법적으로 금지하고 있다. 이처럼 유럽에선 축사 안보다 목초지에 있는 젖소 풍경이 더 익숙하다.

넓은 목초지에서 한가롭게 풀을 뜯는 젖소의 모습은 보는 이로 하여금 마음을 편안하게 하지만, 정작 농장주 마음은 그렇지 못하다. 젖소가 정해진 구역을 벗어나지 못하도록 관리할 인력을 배치하고, 목초지가 고갈되지 않도록 관리하는 일에 상당한 비용이 들기 때문이다. 이처럼 넓은 목초지를 활용하는 농가들이 ICT 기술을 활용해 보다 효율적으로 가축을 방목할 수 있게 돕는 스타트업이 주목받고 있다.
 

NoFence 모바일 앱 화면
방목 지역을 자유롭게 설정할 수 있는 노펜스(NoFence) 모바일 앱 화면

주인공은 노르웨이의 애그테크 스타트업 '노펜스(NoFence)'다. 노펜스는 세계 최초로 가축 가상 울타리 솔루션을 개발한 스타트업으로, 전기신호와 소리를 전달해 가축을 앱으로 설정한 가상 울타리 안에서만 머물게 하는 목걸이를 제공한다.

농장주는 노펜스 앱을 통해 손쉽게 가축을 방목할 지역을 설정하고, 목걸이에 탑재된 GPS로 가축의 위치를 실시간으로 파악한다. 농장주는 전기 울타리를 설치하지 않아도 돼 관련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펜스 설치로 인한 주변 경관 훼손을 피할 수 있어 지역 주민의 만족도도 크다. 

특히 울타리를 설치하기 어려웠던 고산지대, 자연 보호 구역 등 다양한 지역에서도 가축을 방목할 수 있어 이전보다 더 넓은 목초지를 활용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NoFence 목걸이를 착용한 소
노펜스 목걸이를 착용하면 울타리 설치가 어려운 고산지대에서도 가축을 방목할 수 있다

노펜스 목걸이는 소, 양, 염소에게 적용 가능하며, 내장된 태양광 패널로 충전된다. GPS가 탑재된 목걸이는 농장주가 설정한 방목 지역 경계에 가축이 가까이 다가갈수록 소리를 점점 더 크게 내고, 미약한 전기 신호를 전달해 가축이 경계 안으로 되돌아가게 유도한다.

노펜스를 도입하기 위해서는 먼저 가축이 노펜스 목걸이가 전달하는 소리 신호를 인식하고 반응할 수 있도록 훈련을 받아야 한다. 농가는 서비스에서 활용하는 2G망에 대한 구독료를 지불해야 한다.

노펜스는 2017년 노르웨이 식품 안전 당국으로부터 가상 울타리 서비스에 대한 승인을 받은 이후 현재까지 1만 7,000개의 목걸이를 시장에 보급했다. 농가들의 서비스 이용 시간은 총 3천만 시간에 달한다. 영국, 아일랜드, 프랑스 등 유럽 주요 농업 국가에 진출한 노펜스는 지난해 12월 3,000만 달러(약 390억 원)의 투자금을 유치하며 본격적인 해외 시장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Halter로 가축을 방목할 구역을 나눠 목초지를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
효율적인 목초지 활용을 위해 가축 방목 구역 세분화 서비스를 제공하는 홀터 모바일 앱

전 국토의 52%가 목초지인 뉴질랜드의 애그테크 스타트업 '홀터(Halter)'도 뛰어난 기술력으로 주목받고 있다.

젖소 목에 장착하는 홀터의 '스마트 목걸이'를 사용하면 가축이 정해진 지역을 벗어나지 못하게 하는 것은 물론, 젖소 무리를 원하는 장소로 몰거나 젖소의 건강 관련 정보를 받는을 수 있다.

홀터는 사람의 의도를 동물이 이해할 수 있는 신호로 변환하고, 동물의 행동을 인간이 이해할 수 있는 정보로 변환하는 '소 알고리즘(Cowgorithm)'를 취득했다. 해당 알고리즘은 목걸이에 적용돼 정교하고 효율적인 진동 및 소리 신호로 가축을 손쉽게 제어할 수 있도록 돕는다. 또, 24시간 모니터링한 젖소의 움직임 및 생체 신호를 바탕으로 발열, 절뚝거림, 분만 징후를 분석하고 감지해 앱으로 전송한다.

홀터는 최근 2,900만 달러(약 327억 원)의 시리즈 B 투자를 유치했으며, 호주, 남아프리카공화국, 유럽 등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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